최강 한파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남편과 아이와 함께 영화 '영웅'을 보고 왔다. 영화 내용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영화가 끝난 후 한동안 마음이 먹먹했다.
영화가 안중근 의사의 역사적 사명과 함께 인간적인 고뇌와 두려움까지 고스란히 담아내어 더 마음에 와닿았다. 조국이 도대체 뭐길래 그는 무섭고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목숨을 받칠 수 있었을까? 소신이 별거 아닌 것처럼 보여도 사람에게 엄청난 힘과 용기를 준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나라가 개인에게 해 준 것이 아무것도 없어도 독립을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부와 목숨을 기꺼이 내놓았다. 이들을 기리고 독립 유공자들을 예우하는 것이 후손으로서 최소한의 도리가 아닐까 생각한다.
자식을 먼저 보내야 하는 안의사의 어머니 박마리아 여사의 편지가 나를 포함한 영화관의 모든이들의 심금을 울렸다. 10.29 참사에서 자식을 잃은 부모님들이 함께 떠올라 마음이 더 아렸다.
극장에 가니 '아바타2'를 상여하는 관이 가장 많았다. '아바타2'를 보는 사람들도 '영웅'을 보길 진심으로 바란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을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