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판출 황혼을 노래한 시
https://youtu.be/s3ytkbl_S5s?si=8x2prD9M1svQ3vAi
1. 저무는 내 인생
詩/김판출
누가 황혼이 인생의 끝이라했나
뜨거운 가슴 은 아직도 끓고 있고
밤하늘 초승달 그 미소가 내 가슴을 뜨겁게 달구는데
힘들고 어렵게 걸어온 길만큼이나
아직은 갈 길도 많이 남았는데
가는 세월이 아쉬운 망팔 세대에 가을도 떠나가고
아~ 저물어 가는 인생이여!
황금빛 하늘 가득 펄럭이는 그리움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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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꽃은 시들어도
詩/김판출
꽃이 시들었다며 님아!
슬퍼하지를 마오
화려하고 화사한 젊음을 잃었다며 한탄하지를 마오
지금의 당신 향기 더욱 진하고 그윽합니다
묵향처럼 난향처럼 가슴속 깊이 배어드는
당신의 향기는 주름살이 깊어질수록
피부가 거칠어질수록 더욱 부드럽고 더욱 짙어집니다
그대의 그윽한 삶의 향기는
언제나 흐르는 강물처럼 변함없는 모습 그대로입니다
따뜻한 마음 맑고 순수한 인연으로 그대와
내 마음 나눌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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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비오는 날의 오후
詩/김판출
구름도 흘러가고 강물도 흘러가고
바람도 흘러갑니다
생각도 흘러가고 마음도 흘러가고
시간도 흘러갑니다
좋은 하루도 나쁜 하루도
흘러가니 얼마나 다행인가요
흐르지 않고 멈춰만 있다면
물처럼 삶도 썩고 말 텐데
아픈 일도 힘든 일도 슬픈 일도
흘러가니 얼마나 감사한가요 하지만
해 질 녘 강가에서 노을이 너무 고와
낙조인 줄 몰랐습니다
속상하지 않나요
모든 것이 너무 빨리 지나가요
언젠가는 보고 싶어도 그대를
못 보는 날이 올까봐 두렵기만 합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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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황혼
詩/김판출
서산 넘어 달이 지니 처마 밑에
풀 벌레 우는 소리 들리네
문틈으로 밀고 든 서늘한 바람은 계절의 흐느낌인가
유수 같은 세월의 상념들이 스쳐만 간다
연분홍 두견화 입에 물고 가슴 두근거리며
소꿉놀이하던 그때 그 시절 빛바랜 그리움 하나
지금도 남았는데 애잔한 인고의 세월이 무상하여
흘러간 그 세월이 회한의 숙면으로 묻혀만 간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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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바람이요, 구름인 것을
詩/김판출
청춘이 바람이더냐 인생이 구름이더냐
청춘도 한번 가면 아니 오고
인생도 한번 가면 되돌릴 수 없네
오늘 내 몸에 안긴 바람
내일이면 또 다른 바람이 불고
지금 스치는 저 구름도 내일이면
또 다른 구름이 두둥실 떠가는 것을
잘난 청춘도 못난 청춘도 스치는 바람이요
못난 인생도 저 잘난 인생도 흘러가는 구름인 것을
잠시 잠깐 살다가 홀연히 사라져 갈 생을 두고서
무엇이 청춘이고 그 무엇이 인생이라 말을 하리
유한한 우리네 인생길에 흘러가는
세월아! 바람아! 구름아!
대단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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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망팔을 살아보니
詩/김판출
산다는 것이 위대한 일입니다
아무 탈 없이 하루를 보내면 그것이 기적입니다
아픈데 없이 잘살고 있다면 그것이 행운입니다
좋아하는 사람 만나 웃고 지내면 그것이 행복입니다
밤새 안녕이란 그 말 생각할수록
오늘은 내가 다시 부활한 날 같습니다
보너스로 받은 날 같습니다
보너스는 안주면 그뿐 아닙니까?
그래서 오늘을 내 인생의 첫날처럼
마지막 날처럼 그렇게 살고 싶습니다
내가 없으면 세상도 없고
내가 아프면 다 필요 없는 거아닙니까?
내가 불행하면 인생도 없는 거지요
서로서로 자신을 잘 챙기면서
그렇게 한세상 살다 가면 그게 잘산 것 아닙니까?
대단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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