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개의 드라마에 겹치기 출연을 하고 있는 한 여배우가 눈에 다래끼가 생겨 촬영에 곤란을 겪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만물이 생동하는 봄은 그만큼 세균의 활동도 왕성해지는 계절이다. 때문에 유행성각결막염, 다래끼(정확한 명칭은 맥립종)에 걸릴 수 있다.
다래끼는 눈꺼풀에 있는 피지선에 생기는 염증이다. 피부에 생기는 여드름과 비슷하다. 일단 염증이 생기면 눈꺼풀이 국소적으로 빨갛게 붓고, 통증을 느낀다. 통증은 처음에는 매우 날카롭고 국소적이나, 나중에는 전체적인 농양이 생겨 곪고 나서 피부로 배농이 되어 치유된다.
다래끼는 포도상구균에 감염되면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다. 자주 재발하는 경우는 세균에 대한 과민성 반응이 있거나 전신적인 과로 상태와 수면 부족 등으로 체력이 저하된 경우가 많다. 또 시력이 나빠 안경을 끼거나 렌즈를 착용하는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눈을 자주 만지게 돼 감염의 위험에 노출되기가 쉽다.
다래끼가 생기면 의사의 처방에 따라 항생제나 소염제를 눈에 넣거나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래도 눈이 점점 붓고 곪기 시작하면 약을 중단하고 온찜질로 완전히 곪도록 한다. 자연히 고름이 나오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못하면 피부를 절개하여 빼내기도 한다.
다래끼를 집에서 손으로 짜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세균이 혈관으로 흘러들면 패혈증, 해면동 혈전 등 생명을 위협하는 무서운 병이 될 수도 있고, 때론 상처가 남아 흉하게 되기도 한다. 고름이 제거된 후에도 재발방지를 위해 며칠간은 항생제를 복용해야 한다.
어린이들에게 다래끼가 나는 것은 주로 비위생적인 습관 탓이다. 흙이나 먼지가 묻은 더러운 손으로 눈을 비비는 경우다. 하지만 어린이 가운데 유독 다래끼가 발생하는 경우에는 안과 정밀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근시나 난시 등 굴절 이상, 눈 각 부위의 염증, 기타 눈의 각종 이상으로 말미암아 자주 눈을 비비게 되어 다래끼가 자주 발생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성인들 가운데도 눈이 조금 간지럽다 싶으면 금방 눈 안쪽에 다래끼가 생겨 곪아 버리는 사람들이 있다. 이때는 당뇨병의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 당뇨병 환자는 혈당이 높아 눈 외에 신체 어디에나 종기가 나타날 수 있으며 회복하기도 힘들기 때문이다. 다래끼가 자꾸 재발한다면 드물기는 하지만 악성 종양의 우려도 있으므로 조직검사가 필요하다.
주종대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