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교육관 부지 매입과 건축
“그러므로 누구든지 이 계명 중의 지극히 작은 것 하나라도 버리고 또 그같이 사람을 가르치는 자는 천국에서 지극히 작다 일컬움을 받을 것이요 누구든지 이를 행하며 가르치는 자는 천국에서 크다 일컬음을 받으리라”(마태복음 5장 19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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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교회는 장충동2가 186-213번지 주택가 복판에 위치해 있다. 창립 당시부터 큰 터를 잡은 것이 아니고 인근의 여러 필지를 구입하여 조금씩 넓혀 지금에 이르렀다. 우리 교회가 본당을 지을 당시인 1978년에도 이웃의 여러 필지를 어렵게 구입하여 겨우 본당 건물 약 700평을 부속건물도 없이 지었다. 주차장은 생각조차 못하고 간신히 본당만 지은 것이다.
1980년대부터 GNP가 올라가고 매년 7~8% 이상의 성장기에 들어서면서 교인들의 자가용도 늘기 시작했다. 이들을 수용하기 위해 교회에도 주차장 부지가 절실히 필요하게 되었다. 그 당시 차량은 매년 30~40% 정도씩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었으므로 나는 교회의 부흥을 위해서는 주차장이 필요하겠다는 판단을 하였다. 일부 큰 교회들은 강남이 개발된 후 강남으로 이전하면서 대단지 아파트를 배후지로 하여 넓은 주차장을 확보하였다. 그러나 우리는 교회를 짓고 난 후 아직 남은 부채가 있는 처지여서 이전은커녕 주차장 마련도 엄두를 내지 못하는 형편이었다. 때문에 많은 교인들이 주차장의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감히 주차장 부지 확보를 주장하지 못하였다. 교회에서 무슨 행사나 결혼식 등이 있을 때마다 주차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었지만 사태의 심각성을 알고 있는 당회원들조차 의견을 내지 못했다.
나는 장충동에 살고 있기에 자주 새벽기도회에 나가면서 이 문제에 대해 장로로서 책임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그 당시 막혀 있던 교회 부지 옆으로 새로 길이 났고 교회 건너편에는 대법관을 역임한 분이 사는 287평 부지의 주택이 있었다. 우리 형편에는 감히 대법관을 지낸 분이 사는 주택을 구입할 생각조차 하지도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새벽기도를 하면서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지금은 교회 형편이 안 되지만 그 부지를 구입하여 주차장을 넓히면 교회가 성장하고 재정 형편이 나아질 수 있을 것이니 못 사더라도 알아나 보자는 생각이었다. 혼자 이런 생각을 하고는 그 후 집중적으로 이 문제에 대해 기도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새벽기도를 가는 날에는 기도가 끝난 후 그 집을 매일 한 바퀴씩 돌아보고 집으로 왔다. 마치 여호수아가 여리고 성을 돈 것처럼 5개월 동안 그 집을 돌았다.
그 집을 돌 때마다 관심은 더욱 커져서, 보다 구체적인 행동으로 옮길 마음이 들었다. 먼저 그 집 주인의 형편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 전 대법관의 근황은 어떤지, 몇 식구가 사는지, 집수리는 하고 있는지 등등, 특히 집수리를 안하고 있다면 팔 의사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동사무소를 통해 대략적인 사정을 알아보았다.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를 통하지 않고 동사무소를 통해 알아본 이유는 교회가 매입할 의사가 있음을 알게 되면 가격이 오르고 도리어 방해가 될 것 같아서였다.
조심스럽게 알아보니 그 주인은 나이가 70세가 넘었고 집은 큰데 식구가 몇 명 없었다. 집 관리에 부담을 느끼고 있어 적절한 매입자가 있으면 매매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나는 즉시 장충동에 있는 부동산 중개소를 피해 시내에 있는 유능한 중개인을 찾기로 하고 기도하였다. 기도 중에 내가 전도하여 예수를 믿고 많은 교회에 다니며 간증을 하러 다니시던 석호진 집사를 떠올렸다(석호진 집사는 후일 장로가 되어 전국을 누비며 간증을 1년에 100회 이상 하시며 축복을 받았다). 며칠 후 석 집사를 만나 의논하던 중 유능한 중개인인 임만석 씨를 소개 받을 수 있었다. 나는 임씨에게 그 대지를 살 계획이 있음을 이야기하고 장충동 일대의 대지 시세를 알아볼 것과 집주인과의 사이에 중개를 부탁했다. 하지만 막상 구체적인 행동에 들어가고 보니 망설임도 생겼다. 작은 땅도 아닌데 교회에 의논도 하지 않고 나섰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교회에 6, 7백 명의 성도가 있는데 네가 왜 걱정하느냐, 모든 것은 내게 맡기라는 하나님의 음성이 계속 나를 사로잡아 이끌었다.
어느 신문에서 본 이야기이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왕 회장이 대한체육회 회장에 피선되었을 때 체육회 임직원들이 대한민국 최고의 재벌이 오니 재정이 풀려 이제 잘 될 것이라고 기뻐했다고 한다. 그때 정주영 씨는 이런 취임사를 해서 많은 박수를 받았다. “여러분은 내가 회장이 되었으니 재정이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4천만 명의 국민을 생각하라. 4천만 명이 모두 우리 체육회의 후원자이다.” 이 기사를 생각하면서 나도 우리 교회 6,7백 명의 성도들이 있으니 염려할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석 집사를 앞장 세웠는데 그는 6개월 동안 그 집을 다니며 흥정하였다. 이렇게 비밀리에 작업을 하여 시세에 비해 저렴한 가격에 흥정이 되었다. 당시만 해도 300여 평에 달하는 대지를 구입할 만한 적임자가 많지 않아서 호가가 평당 230만 원이었지만 결국 평당 180만원에 구입할 수 있었다. 또 우리 교회 형편을 감안하여 토지 대금 지급 기일도 6개월 동안 나누어서 내는 조건이었다.
이렇게 어렵게 흥정을 하는 동안에 막상 구입자인 교회와 당회의 동의를 받는 것이 문제였다. 나는 다시 기도하며 고민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지금까지 진행된 내용을 정리하여 당회장 홍순우 목사님과 수석장로인 김상원 장로님, 김주봉 장로님을 만나 건너편 대지 구입의 당위성과 그동안 비밀리에 이루어진 구입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그리고 토지 이용 방법과 자금 조달 방법에 대한 계획을 상세히 전하였다. 내용을 긍정적으로 이해한 세 분이 곧 교회에서 확대회의를 열었는데 다행히 무난하게 합의를 하여 당회에 상정하고 대지를 구입하게 되었다. 그 당시 재정은 고작 8천만 원밖에 없었는데 대지 구입에 5억 1천만 원이 들었다. 그래도 하나님께서는 실수 없이 대지 대금을 다 지급할 수 있도록 도우셨고 기도하며 희망하던 대지를 구입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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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게 은행이자까지 쓰면서 구입한 대지를 유용하게 쓰는 것은 구입 못지 않게 중요한 일이었다. 우리 교회에서는 온 성도들이 합심하여 기도하고 헌금을 한 결과 대지 대금이 준비되어 명의를 이전하고 가건물을 철거하여 우선 주차장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 대지 287평을 주차장으로 만들었으나 막상 주차는 40여 대밖에 주차할 수가 없었다. 다시 고민에 빠지게 되었다. 원래는 주차장을 겸한 교육관을 짓기로 계획하였지만 건물을 짓는 데는 대지 구입하는 것보다 몇 배 많은 자금이 필요하였다. 당시 한 20억 원 정도가 예상되었다. 당회에서는 이 문제를 놓고 기도하였고 나는 건축 분야의 사업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특히 건축 문제를 놓고 집중적으로 기도하였다. 대지 대금 차입도 다 변제하지 못한 상태에서 교육관 건축이란 어려운 문제가 아닐 수 없었다. 나는 교육관 문제를 위하여 기도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다 하루는 볼 일을 보기 위해 어느 유료 주차장에 차를 주차했다가 3시간 후에 차를 빼내게 되었다. 그런데 주차장 주인이 3시간에 3천 원이라는 요금을 징수하는 것이었다. 당시 3천 원은 큰 금액이었다. 아깝지만 어쩔 수 없이 3천 원을 지불하고 나오면서 주차장 사업도 위치가 좋은 곳에 차리면 괜찮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는 집으로 돌아오면서 교육관에 주차장을 짓고 주차료를 받으면 월 얼마나 수입이 될지 계산을 하기 시작했다.
그날부터 구체적인 계획에 착수했다. 먼저 교육관과 주차장 건물을 짓기 위해 필요한 20억 원을 조달하는 방법을 집중적으로 연구했다. 그 결과 다음과 같은 조달 방법을 생각해 냈다. 우선 일반 경상비에서 10~20%를 절약하여 충당하자는 것이었다. 당시 예산이 7~8억 원이었으니까 이 방법으로 하면 연간 1억 원을 절약할 수 있었다. 둘째, 교인들을 대상으로 1인 1통장 저축예금 갖기 운동을 벌이면 약 3억 원 정도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었다. 또 집회를 통해 특별헌금을 모으면 3억 원 정도 모금할 수 있다. 은행 융자로 7억 원을 빌리고 5억 원 정도는 건축 시공사에 분할 상환하면 20억 원을 맞출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러한 자금 계획을 세우고 주차장 수입으로 은행 융자금의 이자와 원금을 상환하기로 하였다. 그 당시 계산으로는 월 주차료 수입이 2천~2천 5백만 원 정도 될 것이므로 은행 융자를 빌려도 이자는 큰 부담이 없겠다는 판단이었다. 또 우리 교회에 6~7백 명의 교인이 있지만 부흥시켜서 1천 명 정도가 되면 부채를 갚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나는 늘 긍정적으로 계산하고 계획하였으며 믿음으로 일을 착수하였다. 즉 하나님의 일은 언제든지 잘 된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알고 있었으며 믿음으로 계획하면 꼭 이루어 주신다는 신념을 갖고 일했다. 새 교회를 지으면 지은 교회 크기만큼 교인이 늘어날 것이고 주차장을 지으면 수입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교인도 늘어나고 교회 재정도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이러한 판단은 후에 거의 100% 적중했다.
이런 자금 계획을 가지고 당회의 인준을 받고 직원회에서 1시간에 걸쳐 설명을 하였는데 교인 중에는 김창열 장로가 또 일을 벌인다고 투덜대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하나님이 하시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 실망하지 않고 기도하면서 밀고 나갔다. 그리고 1993년에 공사를 시작하면서 처음 계획보다 지하 1개 층을 늘려서 지하 2층, 지상 6층 건물을 짓게 되었다. 지하 1개 층은 친교실과 식당으로, 지상3개 층은 교육관, 나머지는 주차장으로 건립하였다. 하나님의 은혜로 무난히 교육관 및 주차장 건물을 완성하였다. 이 일이 다른 교회에도 전해져 우리 교단의 모 교회인 중앙성결교회에서 건립과정에 대한 간증을 할 기회도 있었다. 일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잘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로부터 원망을 듣기도 했지만 교회 일은 하나님이 하시는 것이며 하나님께 충성하면 교회도 복을 받고 자신도 복을 받는다는 진리를 다시 한 번 깨달은 소중한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