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들의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의 한 게시글을 두고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앞서 며칠전 특수강도인 김길수는 병원에서 도주하여 공개수배되었습니다.
그리고 경찰들은 분주하게 김길수를 잡기 위해 노력하여 결국 체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에 경찰청은 김길수를 검거한 유공으로 경기북부경찰청 의정부경찰서 이선주 경사와 경기남부경찰청 안양동안경찰서 김민곡 경장을 각각 경위와 경사로 특별승진 임용했습니다.
참고로 이선주 경위는 김길수와 연인관계에 있던 A씨를 전담하면서 김길수와 A씨가 연락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 검거에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했으며, 김민곡 경사는 김길수가 사용한 공중전화 위치를 빠르게 파악한 유공을 인정받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블라인드에는 ‘김길수 잡아 특진, 현장에서 검거한 형사는 버림받았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며 여론이 크게 악화되고 있습니다.
작성사는 경찰청 직원 A씨인데, A씨는 “몇 날 며칠 밤을 새워가며 추적해서 현장에서 뛰어가며 잡은 현장 형사는 당일 특진 명단에서 제외되고 아무 쓸모 없는 표창 하나로 끝났다”며 “백번 양보해서 (특진한 직원이) 도움을 줬다 인정한다 하더라도 현장에서 검거한 형사들은 배제되고 다른 사람이 특별승진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A씨는 “이러면 우리 일선 현장 경찰관들이 안 그래도 힘든데 있던 사명감과 직업의식마저 없어진다”며 “다른 요인에 의해서가 아닌 내부적인 불공평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리고 특진 대상 선정 역시 불합리했다고 강조하였습니다.
A씨는 “특진을 시키려면 다같이 시켜주든지 다같이 안 시켜주든지 했어야 했다. 왜 현장을 소외시키냐”며 “경찰관 인생에서 한 번 누릴까 말까 한 특별승진이라는 기쁜 날에, 특진 임용식 자리에서 그렇게 어두운 표정으로 서 있는 직원들은 처음 봤다”고 말했습니다.
A씨에 따르면 보통 범죄자를 검거할 때 가장 주목받는 것은 현장에서 직접 범인을 검거한 사람이며, 현장 형사가 ‘주공’ 역할을 맡고 내부에서 정보수집, 첩보 제공 등을 하는 직원들은 ‘조공’역할이라고 합니다.
A씨는 “물론 중요 정보를 제공한 조공자들이 주공자에 준하여 특진이나 포상을 받을 수 있지만 이번에는 주공자가 아무런 포상을 받지 못하고 조공자는 특진을 했다”고 씁쓸함을 표했습니다.
그리고 블라인드에는 ‘블라인드 창설 역사상 최고 하트글인 것 같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며 경찰청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해당 글을 작성한 B씨는 “저 경찰서 소속 직원들조차 직접 잡은 남경이 특진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운을 떼며, “검거 다음날 청장인가 국수본장인가 의정부경찰서로 날아와서 계급장을 달아줬는데, 저 날 오전까지만 해도 그 형님(형사)이 다는 것으로 알고 축하까지 해줬다. (그러다가 소식을 들은) 저 과 소속 형사들은 단체로 멘붕(혼란)이 왔다”고 적었습니다.
이어 B씨는 “내가 듣기론 청장 표창 거부하고 퇴근했는데 협박을 했는지 꼬셨는지 시상식에 그 형님 참석했다. 다들 보살이라더라”며 “특진한 여경은 그 형님에 비하면 새까만 후배인데 양보하거나 그런 게 전혀 없었다. 의정부서 가서 1층에 돌아다니는 직원 아무나 붙잡고 물어보면 다 같은 대답이 나올 것”이라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