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나 기도할 때 손을 곡 모아야 하나요?
인간의 고유한 특성인 문화는 손과 더불어 시작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땅을 딛어야 했던 앞발이 땅의 강제에서 풀려나 자유를 얻으면서부터 모든 게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주변의 모든 것을 스스로에게 맞고 편리하게 바꾸어 놓으면서 비로소 문화가 시작됩니다.
창작과 노동을 포함한 인간 삶의 모든 영역에 손이 주연을 꿰찹니다. 도구를 제작하고 사용하는 인간, 포모 파베르 (Homo Faber)는 인간 손이 지닌 특성을 정확하게 말해주고 있습니다.
이런 손을 기도할 때는 그냥 둡니다. 두 손을 모아 가슴에 얹기고 하고 마주 잡고 있기도 합니다.
자세는 조금씩 다르지만 모두 손을 쓰지 않으려는 표현입니다.
과르디니(R. Guardini)라는 신학자는 이를 다음과 같이 신학적으로 멋지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겸손하고 경건한 마음가짐으로 하느님 앞에 서는 자는 두 손을 펴서 마주대어 합장한다. 수신과 숭배를 말하는 자세 이다.
겸손하고 차분하게 말씀을 아뢰는 한편 귀담아 듣는 경청의 자세이다. 자기 방위에 쓰이는 손을 고스란히 묶어서 하느님 손 안에 바치는 것은 항복과 봉헌의 표시이기도 하다.”
손 모음의 자세는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두 손을 주인이신 하느님께 도로 맡겨 그 분 하시는 대로 따르겠다는 표현입니다.
그렇기에 이 몸짓은 소리기도, 마음 기도와 더불어, 몸으로 바치는 훌륭한 몸기도 입니다.
- 홍경환 신부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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