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얻는 지혜(임정재 역) 2016년
사람을 얻는 지혜(노희직 역) 2022년
사람을 얻는 지혜(김유경 역) 2022년
사람을 얻는 지혜(황선영 역) 2023년
2023년 1월에 새로 출판한 황선영 님이 번역한 책을 마지막으로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다. 자세히 읽으니 16일나 걸린다. 요즘 시대에 태어났으면 사제로서 수도회와 갈등도 없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발타자르 그라시안의 간략한 이야기와 연보
발타자르 그라시안이 바라보는 세상의 모습은 대단히 부정적이어서, 이 세계는 위선과 기만으로 가득 찬 곳이다. 마땅히 성공해야 할 사람은 실패하고, 이길 자격이 없는 자가 승리하며, 진실을 말하는 자는 주위 사람들에게 외면당하고, 아첨으로 상대를 기분 좋게 하는 이들일수록 높은 자리에 올라간다.
이 같은 세상에서 성공하기 위해, 혹은 단순히 생존하기 위해, 그라시안이 독자에게 전하는 주된 충고 중 하나는 ‘신중 하라’는 것이다. 즉 세상의 모순에 섣불리 자신을 던져 항거하지 말고, 타인의 생각을 귀담아 듣되 자신의 생각은 외부에 누설하지 말라는 것이 그의 전형적인 권고다. 이처럼 세상에 부정적인 평가를 내린 그라시안은 예수회 신부였다. 그런 그의 세계관이 가톨릭의 세계관과 충돌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궁극적으로 ‘어떻게 인생을 잘 살 것인가?’에 대한 현실적 답으로써 그는 직유, 은유, 역설 등의 수사 기술을 적절히 활용하며 간결하고 깊이 있게 조언한다. 시공을 초월하며 통찰의 빛을 발하는 그의 이 금언집은 그래서 쇼펜하우어, 니체, 라캉 등 내로라하는 철학자들이 극찬했다. 불확실성과 부조리가 극에 달한 오늘날에도 인생의 실전 지침으로 받아들이기에 전혀 무리가 없다. 그러니 다시 발타자르 그라시안이다. 그가 역점을 둔 ‘신중의 기술’과 ‘통치의 기술’로 세상을 얻고 사람을 얻도록 하자.
1601년 칼리타유드 인근 밸몬태에서 1월 8일 태어나다
1619년 예수회에 입회하다
1627년 사제로 서품되고 인문학을 가르치다
1630년 발렌시아의 예수회와 심각한 충돌을 일으키다
1635년 종신서원을 하다
1651년 첫 번째 파트 《비평가》 출판을 강행하다. 이로 말미암아 예수회와 반목하다.
1654년 예수회의 명시적 금지에도 불구하고 《비평가》 두 번째 파트를 출판하다.
1657년 《비평가》 세 번째 파트를 출판하다.
1659년 《비평가》 출판 강행으로 말미암아 예수회의 징계를 받고 그라우스로 유배되다. 징계와 맞물린 건강 악화로 12월 6일, 사라고사 인근 타라조나에서 생을 마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