爾時太子 受父王教 與十千采女 詣香芽園 遊觀戲樂
이시태자 수부왕교 여십천채녀 예향아원 유관희락
그 때, 태자가 부왕의 교칙을 받아 십천 궁녀와 더불어 향아 동산에 나아가 구경하며 즐겼도다.
太子是時 乘妙寶車 其車具有 種種嚴飾 置大摩尼 師子之座 而坐其上
태자시시 승묘보차 기차구유 종종엄식 치대마니 사자지좌 이좌기상
태자는 이 때, 묘한 보배 수레를 타고 있었고, 그 수레는 갖가지로 장엄하게 장식하였고, 큰 마니 사자좌를 놓고, 그 위에 앉아 있었도다.
五百采女 各執寶繩 牽馭而行 進止有度 不遲不速
오백채녀 각집보승 견어이행 진지유도 불지불속
오백 궁녀들은 보배 줄을 잡고, 수레를 끌고 가는데, 나아가고 멈춤에 법도가 있었나니, 빠르지도 않고 더디지도 않았도다.
百千萬人 持諸寶蓋 百千萬人 持諸寶幢 百千萬人 持諸寶幡 百千萬人 作諸妓樂
백천만인 지제보개 백천만인 지제보당 백천만인 지제보번 백천만인 작제기악
백천만의 사람들은 보배 일산을 들고, 백천만의 사람들은 보배 당기를 들고, 백천만의 사람들은 보배 번기를 들고, 백천만의 사람들은 풍악을 잡혔도다.
百千萬人 燒諸名香 百千萬人 散諸妙華 前後圍遶 而爲翊從
백천만인 소제명향 백천만인 산제묘화 전후위요 이위익종
백천만의 사람들은 일체의 훌륭한 향을 사르고, 백천만의 사람들은 아름다운 꽃을 뿌리면서 앞뒤로 호위하며 따라갔도다.
道路平正 無有高下 衆寶雜華 散布其上 寶樹行列 寶網彌覆
도로평정 무유고하 중보잡화 산포기상 보수행렬 보망미복
도로는 평탄하여 반듯하고, 높낮이가 없고, 갖가지의 보배 꽃을 그 위에 뿌리고, 보배 나무가 줄을 짓고, 보배 그물망을 가득히 덮었도다.
種種樓閣 延袤其間 其樓閣中
종종누각 연무기간 기루각중
갖가지의 누각이 그 사이에 있고, 그 누각 가운데
或有積聚 種種珍寶 或有陳列 諸莊嚴具 或有供設 種種飲食
혹유적취 종종진보 혹유진렬 제장엄구 혹유공설 종종음식
혹은 갖가지의 진기한 보물을 쌓아 두고, 혹은 모든 장엄거리를 진열하고, 혹은 갖가지의 음식을 베풀었도다.
或有懸布 種種衣服 或有備擬 諸資生物 或復安置
혹유현포 종종의복 혹유비의 제자생물 혹부안치
혹은 갖가지의 의복을 걸어 놓고, 혹은 생활에 필요한 물품들을 구비하고, 혹은 다시 안치하고,
端正女人 及以無量 僮僕侍從 隨有所須 悉皆施與
단정여인 급이무량 동복시종 수유소수 실개시여
단정한 여인들과 한량없는 비복과 시중들이 따라 다니면서 모두 보시하였도다.
時有母人 名爲善現 將一童女 名具足妙德
시유모인 명위선현 장일동녀 명구족묘덕
때에 어머니가 있었나니, 이름이 선현(善現)이요, 동녀가 있었나니, 이름은 구족묘덕(具足妙德)이라 하였도다.
顏容端正 色相嚴潔 洪纖得所 修短合度
안용단정 색상엄결 홍섬득소 수단합도
용모가 단정하고, 색상이 엄정하게 청결하고, 마음이 넓고, 섬세하였나니, 닦음이 간결하였고, 법도에 합하였도다.
目髮紺青 聲如梵音 善達工巧 精通辯論 恭勤匪懈
목발감청 성여범음 선달공교 정통변론 공근비해
눈과 머리카락은 감청색이고, 소리는 범천 같고, 공교하게 잘 통달하고, 변론에 정통하고, 공손하고, 부지런하고 게으르지 않았도다.
慈愍不害 具足慚愧 柔和質直 離癡寡欲 無諸諂誑
자민불해 구족참괴 유화질직 이치과욕 무제첨광
인자하고 자애하고, 부끄러움을 구족하였나니, 부드럽고 온화하고, 성질이 곧고, 어리석은 욕망을 여의었고, 아첨하거나 속임이 없었도다.
太子是時 乘妙寶車 具有種種嚴飾 置大摩尼 師子之座 而坐其上 采女圍遶
태자시시 승묘보차 구유종종엄식 치대마니 사자지좌 이죄기상 채녀위요
태자가 이 때, 묘한 보배 수레를 타고 가니, 갖가지로 장엄하고, 마니보배 사좌좌를 설치하여 그 자리에 앉아 있고, 궁녀들이 둘러싸고 있었도다.
具足妙德 及與其母 從王城出 先太子行 見其太子
구족묘덕 급여기모 종왕성출 선태자행 견기태자
구덕묘녀는 그 어머니와 함께 왕성을 따라 나오다가 앞서 가는 태자를 보았도다.
言辭諷詠 心生愛染 而白母言 我心願得 敬事此人
언사풍영 심생애염 이백모언 아심원득 경사차인
언사가 시가를 읊는 듯하여 마음으로 사랑하는 마음이 생겨 어머니께 말하였도다. 내가 마음에 저 사람을 섬기기를 원합니다.
若不遂情 當自殞滅 母告女言 莫生此念
약불수정 당자운멸 모고녀언 막생차념
만일 그렇게 되지 않으면 마땅히 스스로 죽어 없어지겠습니다. 어머니가 말하였도다. 너는 그런 생각을 내지 말지로다.
何以故 此甚難得 此人具足輪王諸相 後當嗣位 作轉輪王 有寶女出 騰空自在
하이고 차심난득 차인구족륜왕제상 후당사위 작전륜왕 유보녀출 등공자재
무슨 까닭인가 하면, 이 일은 매우 이루어 지기 어려운 일이로다. 왜냐하면, 태자는 전륜왕의 모든 상호를 구족하였나니, 후일에 마땅히 왕위를 이어 받아 전륜왕이 되어 보배로운 여인이 나타나 허공을 자재하게 다닐 것이로다.
我等卑賤 非其匹偶 此處難得 勿生是念
아등비천 비기필우 차처난득 물생시념
우리들은 비루하고 미천하여 그의 배필이 될 수 없고, 그러한 처지는 얻기 어렵나니, 그런 생각을 하지 말지로다.
彼香芽園側 有一道場 名法雲光明 時有如來 名勝日身 十號具足 於中出現 已經七日
피향아원측 유일도량 명법운광명 시유여래 명승일신 십호구족 어중출현 이경칠일
그 향아 동산 옆에 도량이 하나 있었나니, 이름이 법운광명이로다. 때에 여래가 계셨나니 명호가 승일신이요, 여래의 십호를 구족하였고, 세간에 출현하여 정각을 이루신지 이레가 되었도다.
時彼童女 暫時假寐 夢見其佛 從夢覺已 空中有天 而告之言
시피동녀 잠시가매 몽견기불 종몽각이 공중유천 이고지언
때에 그 동녀가 잠시 옅은 잠에 들었더니, 꿈에 그 부처님을 뵙고, 꿈에서 깨어나니, 허공 가운데 하늘에서 말하였도다.
勝日身如來 於法雲光明道場 成等正覺 已經七日
승일신여래 어법운광명도량 성등정각 이경칠일
승일신 여래께서 법운광명 도량에서 등정각을 이루신지 칠일이 지났도다.
諸菩薩衆 前後圍遶 天龍夜叉 乾闥婆 阿脩羅 迦樓羅 緊那羅 摩睺羅伽
제보살중 전후위요 천룡야차 건달바 아수라 가루라 긴나라 마후라가
모든 보살 대중들이 앞 뒤를 둘러싸고, 하늘 용 야차 건달바 아수라 가루라 긴나라 마후라가
梵天乃至 色究竟天 諸地神風神 火神水神 河神海神
범천내지 색구경천 제지신풍신 화신수신 하신해신
범천과 색구경천과 모든 지신 풍신 화신 수신 강신 해신
山神樹神 園神藥神 主城神等 爲見佛故 皆來集會
산신수신 원신약신 주성신등 위견불고 개래집회
산신 나무신 동산신 약신 주성신 등이 부처님을 뵙고자 하는 까닭으로 모두 집회에 와서 모여들고 있도다.
時妙德童女 夢覩如來故 聞佛功德故 其心安隱 無有怖畏 於太子前 而說頌言
시묘덕동녀 몽도여래고 문불공덕고 기심안온 무유포외 어태자전 이설송언
때에 묘덕동녀가 꿈에 여래를 친견한 까닭과, 부처님의 공덕을 들은 까닭으로 그 마음이 안온하여 지나니, 마음에 두려움이 없이 태자 앞에서 게송으로 설하여 말하였도다.
我身最端正 名聞遍十方 智慧無等倫 善達諸工巧
아신최단정 명문편시방 지혜무등륜 선달제공교
저의 몸은 아주 단정하여 들리는 명성이 시방에 두루하고, 지혜는 더할 나위 없이 절륜하고, 잘 통달하여 모든 것에 공교하나이다.
無量百千衆 見我皆貪染 我心不於彼 而生少愛欲
무량백천중 견아개탐염 아심불어피 이생소애욕
한량없는 백천의 무리들이 저를 보고 모두 욕심을 내었지만 나의 마음은 그들에게 조금도 사랑하는 마음이 없었습니다.
無瞋亦無恨 無嫌亦無喜 但發廣大心 利益諸衆生
무진역무한 무혐역무희 단발광대심 이익제중생
성냄이 없고, 또한 한이 없고 싫어함이 없고, 또한 기뻐함이 없고, 다만 광대한 마음을 발하여 모든 중생들을 이익되게 하였습니다.
我今見太子 具諸功德相 其心大欣慶 諸根咸悅樂
아금견태자 구제공덕상 기심대흔경 제근함열락
제가 이제 태자를 보니, 모든 공덕상을 갖추었고, 그 마음이 크게 흔쾌하고 경하하고, 모든 육근이 모두 즐겁습니다.
色如光明寶 髮美而右旋 額廣纖曲 我心願事汝
색여광명보 발미이우선 액광미곡 아심원사여
색상은 보배 광명과 같고, 아름다운 머리카락은 오른쪽으로 돌고, 이마가 넓고, 눈썹은 곡선을 이루어 제가 마음에 당신을 섬기기를 원합니다.
我觀太子身 譬若眞金像 亦如大寶山 相好有光明
아관태자신 비약진금상 역여대보산 상호유광명
제가 태자의 몸을 관찰하니, 비유하자면 순금상과 같고, 대 보배산과 같고, 상호에 광명이 있습니다.
目廣紺青色 月面師子頰 喜顏美妙音 願垂哀納我
목광감청색 월면사자협 희안미묘음 원수애납아
눈은 넓고 감청색이고, 보름달 같은 얼굴에 사자의 뺨, 기쁜 얼굴에 미묘한 음성이오니, 저의 소원을 받아 주시기 바랍니다.
舌相廣長妙 猶如赤銅色 梵音緊那聲 聞者皆歡喜
설상광장묘 유여적동색 범음긴나성 문자개환희
혀의 모양은 넓고 길고 묘하고 붉은 구릿빛과 같고, 범음은 긴나라의 음성 같나니, 듣는 이들마다 환희합니다.
口方不褰縮 齒白悉齊密 發言現笑時 見者心歡喜
구방불건축 치백실제밀 발언현소시 견자심환희
입은 반듯하고, 접히거나 오므라지지 않고, 이는 희고 모두 치밀하고, 말하고 웃을 때는 보는 이들마다 마음에 환희합니다.
離垢清淨身 具相三十二 必當於此界 而作轉輪位
이구청정신 구상삼십이 필당어차계 이작전륜위
티가 없고 청정한 몸은 서른 두가지의 상호를 구족하였나니, 반드시 이 세계에서 전륜왕위를 이룰 것입니다.
爾時太子 告彼女言 汝是誰女 爲誰守護
이시태자 고피녀언 여시수녀 위수수호
그 때, 태자가 동녀하게 말하는 도다. 그대는 누구의 여식이요, 누구의 수호를 받는 것인가요.
若先屬人 我則不應 起愛染心 爾時太子 以頌問言
약선속인 아즉불응 기애염심 이시태자 이송문언
만약 먼저 속한 사람이 있다면, 내가 당연히 사랑하는 마음을 일으킬 수 없습니다. 그 때, 태자가 게송으로 말하여 물었도다.
汝身極清淨 功德相具足 我今問於汝 汝於誰所住
여신극청정 공덕상구족 아금문어여 여어수소주
그대는 극히 청정한 공덕상을 구족하였소. 내가 지금 그대에게 묻나니, 그대는 어디에 살고 있는 것이요.
誰爲汝父母 汝今繫屬誰 若已屬於人 彼人攝受汝
수위여부모 여금계속수 약이속어인 피인섭수여
그대의 부모는 어떤 분이시고, 그대는 지금 누구에게 매여 있는 것이요. 만약 속한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그대를 거두어 받아야 할 것이요.
汝不盜他物 汝不有害心 汝不作邪婬 汝依何語住
여불도타물 여불유해심 여불작사음 여의하어주
그대는 다른 사람의 물건을 훔치지 않고, 그대의 마음은 해를 끼치지 않고, 그대는 삿된 음행을 짓지 않나니, 그대는 어떤 말에 의지하여 머무는 것이요.
不說他人惡 不壞他所親 不侵他境界 不於他恚怒
불설타인악 불괴타소친 불침타경계 불어타에노
다른 사람을 나쁘게 말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친근을 파괴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경계를 침범하지 않고, 다른 사람을 화나게 하지 않고,
不生邪險見 不作相違業 不以諂曲力 方便誑世間
불생사험견 불작상위업 불이첨곡력 방편광세간
삿되고 험악한 소견을 내지 않고, 어긋나는 업을 짓지 않고, 아첨하거나 왜곡된 힘과 방편으로 세간을 속이지 않나요.
尊重父母不 敬善知識不 見諸貧窮人 能生攝心不
존중부모불 경선지식불 견제빈궁인 능생섭심불
부모를 존중하나요. 선지식을 공경하나요. 모든 빈궁한 사람을 보고 능히 거두어 주는 마음을 내나요.
若有善知識 誨示於汝法 能生堅固心 究竟尊重不
약유선지식 회시어여법 능생견고심 구경존중불
만약 선지식이 그대에게 법을 보이면, 능히 견고한 마음을 내어 견고한 마음으로 구경까지 존중하나요.
愛樂於佛不 了知菩薩不 衆僧功德海 汝能恭敬不
애악어불불 요지보살불 중승공덕해 여능공경불
부처님을 즐겁게 사랑하나요. 보살을 잘 아나요. 스님의 공덕 바다를 그대는 능히 공경하나요.
汝能知法不 能淨衆生不 爲住於法中 爲住於非法
여능지법불 능정중생불 위주어법중 위주어비법
그대는 능히 법을 아나요. 능히 중생들을 청정하게 하나요. 법 가운데 머무는 가요. 법 아닌 곳에 머물지는 않나요.
見諸孤獨者 能起慈心不 見惡道衆生 能生大悲不
견제고독자 능기자심불 견악도중생 능생대비불
모든 외로운 이들을 보면 능히 인자한 마음을 일으키나요. 악도에 있는 중생들을 보고 능히 대비심을 내나요.
見他得榮樂 能生歡喜不 他來逼迫汝 汝無瞋惱不
견타득영락 능생환희불 타래핍박여 여무진뇌불
다른 이의 잘 되는 것을 보고, 능히 환희심을 내나요. 다른 사람이 와서 그대를 핍박하더라도 그대는 성내고 번뇌하지 않나요.
汝發菩提意 開悟衆生不 無邊劫修行 能無疲倦不
여발보리의 개오중생불 무변겁수행 능무피권불
그대는 보리심을 발하여 중생들을 깨우쳐 주나요. 끝없는 겁을 수행하여 능히 피로하고 권태하지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