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洪姪思翊 조카 홍사익에게
見書未答果累度 而今又書到見 則雖喜愧 還居先備諳客 況連吉學業 業卒居首云 其於軆智之育 皆存其誠槪 可知矣
편지를 받아 보고, 아직 그에 대해 답장을 여러 번이나 못했는데, 오늘 또 글을 받아 읽으니 비록 기쁘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다. 오히려 連吉(大韓帝國 陸軍武官學校 所在)에서 공부하는 형편을 속속들이 먼저 알았어야 했는데, 졸업할 때 首席하였다 하니, 건강과 지식 습득에 모두 誠實히 하였음을 대략 알 수 있다네!
※累度(누도): 여러 번. 居先: 앞섬. 備諳: 낱낱이 앎. 속속들이 앎. 諳외울 암, 暗誦하다, 記憶하다. 客況(客狀): 客地에서 지내는 形便, 서간문에서, 객지에 있는 손아랫사람의 안부를 물을 때 쓰는 말. 居首: 으뜸 자리를 차지함, 首席을 차지하다
※洪思翊: 添附5) 重要人物 참조
實慰我懷然 而聞君之受一等賞先喜 而後生一憂以前日 所聞所見者告之 君或存念否
참으로 나의 부끄럽던 마음을 위로해 주고, 자네가 일등상을 받았다는 소식을 들으니 먼저 기뻤다. 그런 후에 한 가지 걱정이 드는 게, 지난날에 듣고 본 바를 자네에게 일러주었는데, 혹시 생각나는지 아닌지?
古人云 少年登高科 一不幸有高才能文章 一不幸此意 君或知之乎 魯之曹劌 見兵擧趾之高 戒其必敗 此意君或知之乎
옛사람이 이르길 어려서 과거에 급제하면, 뛰어난 재주에 문장이 능해 한편으론 불행하고, 또 한편으론 이런 뜻으로 불행하다는데, 자네도 혹시 아는지? 노나라 조귀가 군사를 높은 곳에 두는 것을 보고는 반드시 패배할 거라 경계하였는데, 이 뜻을 자네는 혹시 아는가?
※高科: 科擧에서의 우등 及第. 劌상처 입힐 (귀/궤), 쪼개다, 가르다, 만나다, 가시, 침
※曹劌: 曹沫(조말)은 魯나라 장수로 ≪春秋左氏傳≫에는 曹劌으로 표기되어 있다. 齊 桓公이 즉위한 뒤에 魯나라는 齊나라와 세 번 전쟁하였는데, 魯나라 曹沫이 지휘한 군대가 모두 패하여 적지 않은 영토를 빼앗겼다.
※孫子兵法 九地篇에 令發之日 士坐者涕沾襟 偃臥者涕交頤 投之無所往 則諸劌(귀)之勇也(출전 명령이 내리는 날에 병사들 중에 (출전하지 못하고) 앉아 있는 자들은 눈물이 옷깃을 적시고, 병으로 누워있는 자들은 눈물이 흘러 턱으로 내려가게 하여야 하니, 병력을 투입하여 갈 곳이 없게 만들면, 이것은 專諸(전저)와 曹沫(曹劌)의 용맹인 것이다.)에서 專諸는 闔閭(합려)의 政敵을 암살하고 비참하게 죽은 吳나라 출신 刺客(자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