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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I Love Soccer (축구동영상) 원문보기 글쓴이: 원바안
제15회 94.미국월드컵축구대회 -16강~결승- (6. 17 ~ 7. 17)
이번대회 16강 진출국 중에는 처녀 출전국들의 선전이 눈부셨다. 특히 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와 아시아의 사우디아라비아는 예상 밖에 선전을 펼치며 16강까지 진출했는데 사우디는 66년 북한에 이어 아시아국가로는 2번째로 본선 2회전에 진출하는 성과를 올렸다. 톱시드 국가인 벨기에를 꺽고 조 2위로 올라와 기쁨은 더 했다. 아시아 국가 최초로 예선에서 2승을 올린 국가가 됐다. 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도 유럽의 강호 불가리아와 그리스를 일축하며 D조 1위로 16강에 올려 전 대회 카메룬의 돌풍에 이어 다시 한번 검은 대륙의 저력을 보여줬다.
또 홈팀 미국도 64년만에 2회전에 진출하며 개최국의 자존심을 지켰다. 미국은 스위스와 비기고 콜롬비아를 꺽고 조 3위로 16강에 올라 개최국 예선 통과의 전통을 지켜냈다. 같은 북중미의 동반자 멕시코도 조 1위로 16강에 올라 본선에 오른 북중미 2개 국가가 모두 2회전에 오르는 최초의 대회가 됐다. 지난 대회와는 달리 유럽과 남미를 제외한 제 3대륙에서 4개국이나 본선에 진출해 세계 축구의 평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 좋은 예가 E조였는데 4개 국가 모두 1승1무1패를 기록하는 월드컵 대회가 시작된 이후 전대미문의 성적이 나오고 말았다.
이 와중에도 전통의 강호 브라질,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네덜란드 등이 16강에 합류했고 유럽의 루마니아, 불가리아 등 동구권 국가들의 선전도 눈에 띄였다. 오랫동안 유럽축구의 변방으로 불리던 북유럽의 스웨덴과 스위스가 16강에 진출했고 남미에서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자존심을 지켰다.
신흥 국가들의 선전과는 달리 전통 강호들은 예선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탈리아는 매 경기 고전하며 16위로 간신히 16강에 턱걸이 했고 네덜란드와 독일도 사우디와 한국에게 고전끝에 승리. 스페인은 한국과 비기는 등 제 3대륙의 선전이 눈에 부셨다. 대륙 별로 보면 유럽이 10개국으로 가장 많았고 남미와 북중미가 각각 2개국, 아프리카와 아시아에서 각각 1개국이 배출해 5개 대륙 국가들이 모두 16강에 진출한 최초의 대회가 됐다.
미국 대회의 특징은 무더위와의 싸움이였다. 대부분의 경기가 낮 시간에 열려 이번대회는 기술과 개인기와 더불어 더위를 견뎌 낼 체력이 넉다운 토너먼트제에 변수로 떠올랐다. 좋은 예로 독일은 체력적으로 열세를 보인 한국과의 후반전에서 일방적으로 밀리는 졸전을 펼치며 어렵게 승리를 거두며 16강에 올랐다.
16강전 최대의 빅경기는 독일과 벨기에전, 그리고 루마니아와 아르헨티나전이 최고의 관심을 모은 가운데 제15회 94.미국월드컵 16강대진표는 다음과 같았다.
16강대진표
① 루마니아(A조1위) VS 아르헨티나(D조3위)
② 사우디아라비아(F조2위) VS 스웨덴(B조2위)
③ 네덜란드(F조1위) VS 아일랜드(E조2위)
④ 브라질(B조1위) VS 미국(A조3위)
⑤ 멕시코(E조1위) VS 불가리아(D조2위)
⑥ 독일(C조1위) VS 벨기에(B조3위)
⑦ 나이지리아(D조1위) VS 이탈리아(E조3위)
⑧ 스페인(C조2위) VS 스위스(A조2위)
☆ 16강전
1994년 7월 2일 시카고 솔저 필드 스타디움 관중:60246
독일[C조1위] 3 (3-1) 2 벨기에[F조3위]
13. 루디 푈러(독일) 전반 6분, 전반 40분
13. 조지 그룬(벨기에) 전반 8분
18. 유르겐 클린스만(독일) 전반 11분
4. 필리페 알베르트(벨기에) 후반 45분
독일은 예선에서 볼리비아, 한국 등에게 고전했지만 겨우 겨우 2승1무로 승점 7점을 확보하며 조 선두로 16강에 안착했다. 그러나 상대는 같은 톱시드 국가인 벨기에였다. 두 팀 모두 예기치 못한 상대였는데 벨기에가 마지막 최종전에서 사우디에게 덜미를 잡히는 바람에 조 3위로 처져 독일과 16강에서 격돌하게 된 것이다.
두 팀 모두 걸끄러운 상대였지만 지면 탈락하는 넉다운 토너먼트제에서는 오로지 승리만이 살길이였다. 독일은 한국전 이후 국내언론의 비난여론 속에서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 끈끈한 저력을 토너먼트때부터 발휘하기 시작했다.
전반 6분만에 독일 푈러의 선제골이 터진다. 그러나 곧바로 2분 뒤 벨기에 그룬이 프리킥에서 나온 공을 제차 오른발로 연결해 동점골을 성고시켰다. 독일은 저력은 3분뒤 다시 2번째 골로 연결됐다. 푈러와 2:1 패스를 주고받던 클린스만이 푈러가 수비수 2명을 제치고 나가자 재빨리 달려들어 오른발 강슛으로 반대편 골문 구석을 정확하게 가르는 골을 터트렸다. 독일은 전반 40분 다시 헤슬러의 코너킥을 받은 푈러가 헤딩으로 마무리하면서 3:1로 달아나면서 승세를 굳혔다.
후반 들어서는 체력의 우위를 보인 벨기에가 수 차례 독일골문을 위협했다. 독일 수비수 헬머는 벨기에 데버에게 완벽한 반칙을 했지만 스위스인 주심은 페널트킥을 선언하지 않았다. 결국 종료 직전 알베르트 동료 주고 받은 패스를 받아 1골을 내는 데 그쳤다. 독일 한국전에 들어났던 체력 문제를 다시 한번 노출됐는데 후에 이는 치명타로 이어졌다.
3:2로 신승한 독일은 가장 먼저 8강에 안착하며 4강진출을 준비했다. 벨기에는 86년 대회 4강진출 이후 2개 대회 연속 시드를 배정받고도 16강진출에 만족해야했다.
1994년 7월 2일 워싱턴D.C RFK 메모리얼 스타디움 관중:53121
스페인[C조2위] 3 (1-0) 0 스위스[A조2위]
6. 페르난도 이에로(스페인) 전반 15분
21. 루이스 엔리케(스페인) 후반 29분
11. 베구이리스타인(스페인) PK 후반 41분
스페인는 16강전에서 스위스를 만났다. 54년 대회이후 40년만에 감격적인 2회전을 성공한 스위스에겐 이제 8강진출이 걸려있는 중요한 일전이였다. 그러나 역시 전력면이나 실력면으로 보나 스페인은 한수 위였다. 스위스는 설상 가상으로 주전 미드필더 슈터가 부상으로 결장했다. 전반 15분 스페인이 먼저 찬스를 잡는다. 수비수 이에로가 수비수 4명 사이를 헤집고 들어가 골기퍼에 맞서는 결정적인 상황에서 오른발로 정확하게 차 넣어 먼저 선취골을 따내면서 기선을 제압했다. 이어 후반 29분에는 엔리케의 추가골이 터져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후반 41분에는 베구이리스타인의 페널트킥을 더해 3:0으로 완승을 거두며 86년 대회이후 8년만에 다시 월드컵 8강무대에 진출했다.
1994년 7월 3일 달라스 코튼볼 스타디움 관중:60277
사우디아라비아[F조2위] 1 (0-1) 3 스웨덴[B조2위]
10. 마틴 달린(스웨덴) 전반 6분
19. 케네트 안데르손(스웨덴) 후반 6분, 후반 43분
7. 파하드 알 게세얀(사우디아라비아) 후반 40분
아시아 국가로는 32년만에 본선 2회전의 오른 사우디아라비아는 최종전에서 벨기에를 꺽는 작은 이변을 연출하며 조 2위로 16강진출. B조에서 안정된 전력으로 20년만에 2회전에 오른 북유럽의 강호 스웨덴과 만났다. 사우디는 이번대회 선수들의 컨디션이 너무 좋아 외국 언론으로부터 아프리카 선수들 몰래 수입한 것이 아니냐는 소문까지 나돌았을 정도였다. 과연 북한에 이어 또 한번 아시아 사우디의 돌풍이 8강까지 이어질지 세기의 이목이 달라스로 집중됐다.
그러나 예선에서 막강 브라질에게 선취골을 넣는 등 선전을 펼친 스웨덴은 사우디의 돌풍을 잠재우기 충분한 저력을 보였다. 전반 6분만에 달린의 선취골에 이어 후반 6분 왼발 강력한 중거리슛을 터트린 케네트 안데르손의 추가골로 2:0으로 달아나 처녀 출전한 이 아시아 국가의 돌풍을 더 이상 허락치 않았다.
후반 40분 사우디는 교체해 들어간 알 게세얀이 한 골을 만회했지만 3분뒤 오프사이드를 피해 한번에 연결된 패스를 안데르손이 논스톱 오른발 슛. 공은 반대쪽 골퍼스트에 맞고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스웨덴이 3:1로 승리하며 8강에 진출했다. 스웨덴은 스벤손 감독의 지휘아래 58년 대회 이후 최강의 대표팀을 자랑하며 20년만에 8강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1994년 7월 3일 LA 파사데나 로즈볼 스타디움 관중:90469
루마니아[A조1위] 3 (2-1) 2 아르헨티나[D조3위]
11. 일리에 두미트레스쿠(루마니아) 전반 11분, 전반 18분
9. 가브리엘 바티스투타(아르헨티나) PK 전반 16분
10. 게오르게 하지(루마니아) 후반 13분
19. 아델 발보(아르헨티나) 후반 30분
마라도나가 빠진 아르헨티나는 한동안 큰 휴우증을 격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그 무대가 월드컵 본선 무대였다는 건 아르헨티나의 큰 불운이였다. 정신적인 지주 마라도나가 빠진 아르헨티나는 예선 최종전에서 불가리아에게 완패한 후 조 3위로 처져 와일드카드로 16강에 진출해 A조 1위 루마니아와 16강에 격돌했다. 4년 전에는 1:1로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이번만큼은 반드시 승부를 내야하는 토너먼트였다. 관중석 한 구석에서 아내와 함께 경기를 지켜보는 마라도나의 모습이 카메라에 빛쳤다.
루마니아는 경기 초반 11분과 18분 두미트레스쿠의 연속골로 16분 바티스투타가 페널트킥으로 만회한 아르헨티나에 전반 2:1로 앞섰다. 본선에서 좀처럼 대량실점을 허용하지 않은 아르헨티나 수비진은 하지에게 후반 13분 3번째 골까지 내주며 완벽히 무너졌다.
두미트레스쿠가 수비진영부터 30m를 치고 들어가 왼쪽으로 내준 공을 달려들던 하지가 정확한 왼발슛으로 아르헨티나 골문을 열었다. 민주화로 인해 많은 선수들이 해외 명문리그로 수출됐던 루마니아 축구의 저력이 드디어 그 효력을 본선무대에서 발휘하기 시작한 것이다. 아르헨티나는 후반 30분 발보가 만회골을 성공시켰지만 남은 시간 2골차를 뒤집는다는 것은 제아무리 아르헨티나로써도 어쩔 도리가 없었다. 루마니아의 8강진출.
지난 원년 대회멤버이면서 월드컵 통산 6회(30,34,38,70,90,94)진출에 빛나는 루마니아가 드디어 월드컵 8강에 이름을 올리는 순간이였다. 루마니아의 역대 최고성적은 지난대회 16강진출이였다. 아르헨티나는 82년 스페인대회 이후 12년만에 16강에서 탈락하며 3번째 우승 꿈을 접었다.
1994년 7월 4일 샌프란시스코 스탠포드 스타디움 관중:84147
브라질[B조1위] 1 (0-0) 0 미국[A조3위]
7. 베베토(브라질) 후반 27분
브라질이 16강에서 만난 상대는 개최국 미국이였다. 미국은 원년 대회 3위이후 64년만에 월드컵 2회전 진출로 인해 온 나라가 월드컵으로 들썩이고 있었다. 미국 경기가 있는 스타디움에는 수많은 성조기와 U.S.A를 외치는 함성으로 메아리 쳤고 미국 대표팀은 명장 보라 밀루티노비치 감독 지휘아래 16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강호 브라질과의 경기에서도 미국은 상상을 초월한 훌륭한 경기를 펼쳤다. 탄탄한 수비를 중심으로 한 경기 운영과 간간히 이어지는 역습은 브라질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월드컵 본선 토너먼트에서는 언제나 경험이 중요시됐다. 브라질은 4년 전 압도적 우세를 보이고도 단 한번의 역습으로 무너진 아르헨티나와의 16강전의 악몽을 되풀이하지 않았다.
후반 27분 호마리우가 내준 패스를 베베토가 오른쪽 거의 각도없는 지점에서 오른발 슛. 수차례 두들기던 미국의 골문을 열었다. 이 골은 그대로 결승골로 이어졌는데 개최국 미국의 분전을 칭찬할 만한 멋진 경기였다. 브라질은 8년만에 8강에 진출했다.
1994년 7월 4일 올랜도 시트러스볼 스타디움 관중:61355
네덜란드[F조1위] 2 (2-0) 0 아일랜드[E조2위]
10. 데니스 베르캄프(네덜란드) 전반 11분
8. 윔 용크(네덜란드) 전반 41분
4년 전 F조에서 격돌한 경험이 있던 네덜란드와 아일랜드가 다시 만났다. 아일랜드는 전 대회와 마찬가지로 2회 연속 다득점에 이어 16강에 진출하는 가장 16강행 운이 따르는 국가 중 하나였다. 두 팀은 지난대회에서 나란히 공동 2위로 16강에 진출했고 아일랜드는 8강진출의 위업을 달성했다.
네덜란드는 전 대회 16강에서 우승국 서독에 의해 탈락했지만 이번대회는 그 대를 잇는 훌륭한 선수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었다.
가장 큰 역활은 역시 스트라이커 베르캄프였다. 이탈리아 명문 인터밀란에서 활약하던 베르캄프는 전반 11분 선취골이자 결승골을 성공시키며 조국 네덜란드를 78년 아르헨티나대회 이후 16년만에 월드컵 8강에 올려놓는데 가장 큰 공언을 했다.
아일랜드 수비수의 짧은 헤딩 빽패스를 가로챈 오베르마스가 오른쪽으로 돌파 후 낮고 강하게 크로스 한 공을 뛰어들던 베르캄프가 오른발을 갖다대면서 결승골을 만들어냈다.
전반 41분에는 용크의 평범한 중거리슛팅이 아일랜드 골기퍼 보너가 쳐낸다는 것이 어이없게 손에 맞고 안으로 굴절. 추가골까지 더한 네덜란드는 이탈리아를 꺽고 돌풍을 일으킨 아일랜드를 2:0으로 잠재웠다.
1994년 7월 5일 보스턴 폭스보로 스타디움 관중:54367
나이지리아[D조1위] 1 (1-0,0-1,0-1) 2 이탈리아[E조3위]
11. 엠마누엘 아무니케(나이지리아) 전반 25분
10. 로베르토 바조(이탈리아) 후반 43분, PK 연장 후반 5분
16위로 16강에 턱걸이한 이탈리아에게 더이상 변명할 거리는 없었다. 16강전에서 나이지리아에게 마저 패할 경우 귀국 후 가장 다혈질인 이탈리아 국민들은 더이상 대표팀을 용서치 않을 각오를 보이고 있었다. 이탈리아의 16강진출은 실력이 있어서가 아니라 순전히 노르웨이보다 1골을 더 넣었다는 운으로 오른 것이라고 할 정도로 이탈리아 대표팀의 전력은 최악의 상태였다.
나이지리아는 D조 1위로 상승세가 하늘을 찌를듯 했다. 지난 대회 카메룬의 8강돌풍의 그대로 재현할 태세였다. 그리고 그것은 현실이 되는 듯 했다. 전반 25분 오른쪽 코너킥 찬스에서 날아온 공이 이탈리아 수비수 베나리보 발에 맞고 굴절되면서 아무니케에게 연결됐고 아무니케가 골기퍼 나온 것을 읽고 툭 밀어넣어 선취골을 터트렸다. 나이지리아는 경기막판까지 1:0으로 앞서고 있었다. 이탈리아의 전통 카타네치오는 이미 붕괴된 지 오래였고 어떻게 해서든 동점골을 뽑아내야했다.
이탈리아는 4년 전 자국에서 열린 대회에서 득점왕 스킬라치와 함께 이탈리아 공격을 주도했던 한 신예 선수를 떠올렸다. 이번 대회 말총머리를 하고 등장한 로베르토 바조가 그 주인공이였다. 역시 강팀은 위기에 빛나는 법이였다.
예선 3경기에 출전했지만 골을 넣지 못해 팬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았던 바조는 후반 43분 오른쪽 땅볼센터링을 그대로 논스톱으로 오른발로 차 반대편 구석을 정확히 가르는 천금같은 동점골로 이탈리아를 구해내며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갔다.
이어 연장 후반 5분에서 나이지리아 골기퍼 루파이의 어이없는 실수로 페널트킥을 얻어냈고 이를 바조가 역전승로 연결시키면서 이탈리아를 살려냈다. 다 꺼져가든 8강행의 불씨를 살린 것도 바조였고 역전골을 결정지은 것도 바로 바조였다.
천신만고 끝에 바조에 활약으로 8강에 진출한 이탈리아는 그러나 아직까지도 우승을 노리기엔 뭔가 부족한 점이 많아 보였다. 하지만 바조가 골감각을 되찾은 이탈리아에겐 희망의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1994년 7월 5일 뉴욕 자이언츠 스타디움 관중:71030
멕시코[E조1위] 1 (1-1,0-0,0-0,1PK3) 1 불가리아[D조2위]
8. 흐리스토 스토이치코프(불가리아) 전반 6분
8. 알베르토 가르시아 아스페(멕시코) PK 전반 18분
승부차기
멕시코(선축) 불가리아
8. 알베르토 가르시아 아스페(X) 20. 크라시미르 발라코프(X)
6. 마르셀리노 베르날(X) 14. 본트초 구엔체프(O)
10. 루이스 가르시아(X) 11. 다니엘 보리미로프(O)
2. 클라우디오 수아레스(O) 9. 이오르단 레치코프(O)
불가리아는 본선 18경기만에 첫승의 기쁨을 맛보고 아르헨티나마저 꺽으면서 조 2위로 16강에 진출하며 북중미의 맹주 멕시코와 16강전에서 만났다. 멕시코는 자국 대회 이후로는 처음으로 16강에 진출했는데 이탈리아와 비기고 아일랜드를 꺽은 저력은 무시할 수 없었다.
전반 6분만에 불가리아 스토이치코프의 강력한 왼발슛으로 선제골을 터트렸지만 멕시코는 전반 18분 아스페의 페널트킥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그리고 후반 들어서도 득점을 올리지 못한 양팀은 연장 120분의 사투에도 골을 터트리지 못하고 대회 첫 승부차기에 들어갔다.
멕시코는 지난 86년 대회 8강에서 서독에 승부차기로 4:1로 패한 아픈 기억이 있었다. 당시에도 3명이 실축하며 유독 승부차기에 약한 면을 보였는데 이날의 승부차기에서도 1번 키커이자 전반 동점 페널트킥을 성공시킨 아스페가 불가리아 골기퍼 미하이로프에게 막히고 말았다. 이어 2번 키커인 베르날의 슛은 골문을 빗나갔고 3번 키커 가르시아의 슛은 역시 불가리아 골기퍼에 걸렸다. 결국 잇따라 실축한 멕시코는 패배했고 불가리아가 승부차기 3:1로 승리하며 월드컵에서 사상 처음으로 8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불가리아는 월드컵 6회 진출만에 8강에 진출했고 멕시코는 또 한번 승부차기에서 눈물을 삼켜야했다.
☆ 8강전
1994년 7월 9일 보스턴 폭스보로 스타디움 관중:53400
이탈리아[E조3위] 2 (1-0) 1 스페인[C조2위]
13. 디노 바조(이탈리아) 전반 25분
15. 카미네로(스페인) 후반 13분
10. 로베르토 바조(이탈리아) 후반 42분
나이지리아와의 16강전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연출하며 8강에 진출한 이탈리아는 4강전에서 강적 스페인과 만났다. 두 팀의 예선 경기와 16강전 경기는 너무나 상반되 보였다. 스페인은 첫 경기인 한국전을 제외하곤 나머지 경기에서 완벽에 가까운 경기를 펼쳐 50년 대회 이후 44년만에 월드컵 4강무대에 부푼 꿈에 있었고 이탈리아는 승점 4점으로 가까스로 턱걸이해 16강전에서 나이지리아와 고전 끝에 승리하는 등 전혀 과거 월드컵을 3차례 제패했던 실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탈리아에겐 세계적인 스트라이커 로베르토 바조가 있었다. 천부적인 골감각을 지는 그는 예선 3경기 슬럼프에 벗어나와 나이지리아전 2골로 일약 이탈리아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이 총망받는 축구천재는 스페인과의 8강전에서 진가를 들어냈다.
경기 초반 스페인 수비수 아벨라르도가 바조에게 깊은 태클을 하자 이탈리아 국민과 사치 감독 모두 당황했다. 그는 들것에 실려 나갔지만 곧 그라운드로 돌아왔다.
전반 25분 이탈리아가 먼저 선취골을 따냈다. 도나도니가 왼쪽 코너플랫 부근에서 스페인 수비스 페레르를 달고 정면으로 내준 공을 디노 바조가 잡아 환상적인 중거리슛으로 터트리면서 역대전적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는 스페인이 앞서나갔다. 디니 바조의 이 골은 월드컵 가장 멋진 골 중 하나로 기록됐는데 바조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스페인도 후반 들어 대반격에 나서 후반 13분 왼족에서 연결된 공을 카미네로가 그대로 논스톱으로 때린 공이 이탈리아 골기퍼 파글리우카 키를 넘기면서 동점골로 이어졌다. 스페인의 상승세는 계속됐다. 수비진영에서 오프사이프를 피해 이에로가 한번에 넘겨준 자로 잰 듯한 패스를 살리나스가 받아 골기퍼에 1:1로 맞서는 결정적인 찬스를 맞이했지만 공은 골기퍼 발에 걸리고 말았다. 이에로의 강력한 중거리슛도 골문을 살짝 빛겨갔다.
경기는 스페인의 우세 속에 점점 연장을 향해 가고 있었다. 경기가 막 종료될거 같던 후반 42분 다시 한번 바조의 마술을 부린다. 그의 공격 파트너 시뇨리가 오테로와 넘어지면서 오른쪽으로 연결된 공을 바조가 오프사이드를 피해 골기퍼 마저 제치고 오른발 슛.
스페인 수비수 아델라르도가 막아보려 안간힘을 쓰며 슬라이딩을 해봤지만 이미 공은 골네트를 가른 뒤였다. 이 결승골로 바조는 또 한번 이탈리아를 구해내며 조국을 2회 연속 4강행으로 이끌었다. 바조의 골감각이 완벽히 살아난 이탈리아는 예선전 부진을 털고 스페인전부터 제기량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탈리아 대표팀은 역대 월드컵 강호답게 경기를 거듭할수록 중요한 경기에서 진면목을 들어내며 서서히 우승후보로 떠올랐다.
1994년 7월 9일 달라스 코튼볼 스타디움 관중:63500
네덜란드[F조1위] 2 (0-0) 3 브라질[B조1위]
11. 호마리우(브라질) 후반 8분
7. 베베토(브라질) 후반 18분
10. 데니스 베르캄프(네덜란드) 후반 19분
20. 아론 빈터(네덜란드) 후반 31분
6. 브랑코(브라질) 후반 36분
미국 월드컵 8강전은 유럽선수권을 방불케했다. 8강에 오른 8개국 중 브라질만이 유일한 생존 국가였다.
네덜란드와 브라질의 미국 월드컵 8강전은 명승부중 하나로 기억되고 있다. 네덜란드와 브라질은 지난 74년 2차리그때 사실상의 결승전 끝에 네덜란드가 2:0으로 승리하며 결승에 오른 역사를 가지고 있었다.
네덜란드는 78년 대회 이후 16년만에 월드컵 8강에 오르며 기세등등 내침김에 4강에 돌입할 태세였다. 브라질은 상대적으로 16강에서 미국에게 신승하는 등 우승후보답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경기전 달라스 코튼볼에 입장하는 브라질 선수들은 인간고리를 만들며 입장. 강한 단결력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치열한 접전은 전반 득점을 내지 못했다. 그러나 그렇게 터지지 않던 골이 후반에는 5골을 주고받는 공방전으로 바뀌었다. 후반 8분 브라질을 선제골이 터진다. 베베토가 왼쪽에서 낮은 크로스를 골문전으로 대쉬하던 호마리우가 오른발로 갖다대면서 득점에 성공.
카메라 판독 결과 이 장면에서 호마리우는 명백한 오프사이드였지만 주심은 휘슬을 불지 않았다. 정확히 10분뒤 이번에는 호마리우의 단짝 베베토가 나섰다. 골기퍼의 롱킥을 헤딩으로 패스 받은 브라질의 베베토가 오프사이드인 줄 알고 그냥 서 있는 네덜란드 수비수 2명 사이를 뚫고 들어가 단독 찬스를 맞이 한다. 데 고예 골기퍼를 제치고 슛. 두 번째 골로 연결한다. 베베토는 이틀 전 태어난 아들을 위해 만들어진 특이한 골 세레머니를 연출. 관중들로부터 흥미를 끌며 기쁨을 만끼했다. 이 골 세레머니는 후에 많은 사람들로부터 흥미거리가 됐는데 옆에서 함께 골 세레머니를 하던 호마리우는 대회기간 전까지 베베토와의 안좋은 감정을 털어내는 모습을 보였다.
2:0으로 달아난 브라질의 4강진출은 확실해 보였다. 그러나 크루이프 이후 제 3세대로 역대최강이라고 자부하던 네덜란드는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베베토에게 골을 내준뒤 곧바로 1분 후 롱 스로잉을 받은 스트라이커 베르캄프가 한 점을 만회하며 추격하기 시작한 네덜란드는 후반 31분 마침내 동점골을 터트렸다.
빈터가 오베르마스의 왼쪽 코너킥을 받아 멋지게 뛰어올라 헤딩슛으로 동점골을 성공. 2:2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그러나 과거 이런 중요한 경기에서 번번히 무너지던 브라질은 이번 대회 만큼은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후반 35분 브라질이 30m 근방에서 프리킥을 얻었지만 브랑코의 슛은 데 고에 골기퍼에 막힌다. 1분 후 똑같은 지점에서 다시 한 번 브랑코가 프리킥을 얻어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브랑코가 30m지점에서 찬 프리킥이 호마리우와 수비수 사이를 뚫고 그림같이 반대쪽 골그물망을 크게 흔들었다. 상대팀 감독 아드보카트 네덜란드 감독은 고개를 흔들 수 밖에 없었다. 3:2 브라질의 승리. 후반 45분간의 명승부는 그렇게 마감됐다.
브라질은 강력한 유럽세 사이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으면서 78년 월드컵 3위 이후 16년만에 월드컵 4강에 진출하는 감격적인 순간이였다.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는 비록 패했지만 브라질과 대등한 경기 끝에 아쉽게 패해 많은 사람들의 박수를 받았다.
1994년 7월 10일 샌프란시스코 스탠포드 스타디움 관중:83500
루마니아[A조1위] 2 (0-0,1-1,1-1,4PK5) 2 스웨덴[B조2위]
11. 토마스 브롤린(스웨덴) 후반 33분
9. 플로린 라두시오이우(루마니아) 후반 43분, 연장 전반 11분
19. 케네트 안데르손(스웨덴) 연장 후반 10분
승부차기
스웨덴(선축) 루마니아
18. 하칸 밀스(X) 9. 플로린 라두시오이우(O)
19. 케네트 안데르손(O) 10. 게오르게 하지(O)
11. 토마스 브롤린(O) 5. 이오단 루페스쿠(O)
8. 클라스 잉게손(O) 2. 단 페트레스쿠(X)
2. 롤란드 닐손(O) 11. 일리에 두미트레스쿠(O)
7. 헨릭 라르손(O) 4. 미오드라그 벨로데디치(X)
유럽의 두 떠오르는 신흥 강국들이 8강에서 격돌했다. 루마니아는 90년대 이후 급성장하며 세계축구계에서 영향력을 높히고 있었고 1950년대까지 세계축구의 강자였던 스웨덴은 이번대회 만만치 않은 실력을 과시하며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었다.
16강전에서 전 대회 준우승국 아르헨티나를 격파한 루마니아의 조심스런 우세가 점쳐졌지만 경기는 한치 앞도 내다볼수 없는 접전이였다.
스벤손 감독의 지휘를 받은 스웨덴 선수들의 움직임은 더운 날씨에서도 그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마침내 후반 33분 찬스를 잡았다. 오른쪽 대각선 부근에서 스트라이커 달린이 루마니아 수비수 프로단에게 반칙을 얻어냈다. 프리킥.. 잉게손이 찰 듯한 분위기였다.
루마니아 수비수들이 모두 슛을 예상했던 순간. 잉게손은 오른쪽에서 땅볼 패스를 했다. 이어 수비수 사이에 있던 브롤린이 번개같인 오른쪽으로 돌아들어가며 오른발 터닝슛. 공은 루마니아 프루네아 골기퍼를 통과하며 반대쪽 구석으로 빨려들어갔다. 그림같은 선취골 장면이였다.
그동안 연습해온 스웨덴의 세트플레이 전술이 이 장면을 통해 나타난 것이다. 아기전사라고 불렀던 스웨덴 플레이메이커 브롤린의 진면목을 보여준 장면이기도 했는데 이것은 당시 스웨덴의 조직력을 단적으로 보여준 좋은 예였다.
브롤린의 선제골이 터지면서 스웨덴이 4강에 진출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루마니아는 종료 2분 동점찬스를 얻는다. 하지가 아크 정면 30m 근방에서 얻어낸 프리킥을 왼발로 찬 공이 수비 맞고 굴절. 골문 앞에 있던 스트라이커 라두시오이우의 오른발에 정확히 걸렸다. 스웨덴의 카마크가 막아보려 했지만 한발짝 앞서있던 라두시오이우를 막지 못했다. 극적인 동점골이 터지면서 승부를 연장에서 갈리게 됐다.
이제 경기의 흐름은 루마니아 쪽으로 기운 듯했다. 막판 동점골을 성공시키면서 기세가 오른 루마니아는 연장 전반 11분 드디어 역전골을 뽑아냈다. 두미트레스쿠가 얻어낸 프리킥을 수비수가 우물쭈물하는 사이 라두시오이우의 강력한 오른발슛이 오른쪽 구석으로 빨래줄처럼 빨려들어갔다. 2:1 역전...스웨덴은 망연자실했고 설상가상으로 역전골에 항의 하던 슈바르처 마저 퇴장당하고 말았다.
수적 열세에 놓인 스웨덴은 지쳐보였다. 샌프란시스코의 무더운 날씨는 양국 모두를 힘들게 했는데 경기는 이대로 끝나가고 있었다. 종료 5분전..기적이 일어났다. 수적으로 불리한 상황에도 불구 막판 총 공격을 퍼붓던 스웨덴은 수비수 닐손이 오른쪽 대각선 부근에서 골문전으로 크게 올려준 공을 190cm 장신 공격수 안데르손의 머리에 걸렸다.
높은 키와 제공력에서 앞선 안데르손이 극적인 동점골을 터트린 것이다. 닐손은 안데르손의 큰 키를 이용한 재치있는 센터링을 했고 이를 놓치지 않은 안데르손이 노마크 상태에서 돌고래처럼 뛰어올라 골기퍼의 펀칭을 제치고 헤딩슛. 공은 골네트를 갈랐다. 종료 몇분을 남기고 터진 극적인 골이였다. 다 죽어가던 스웨덴 관중석도 열광했다.
이어 스웨덴은 종료 몇초전 결정적인 슛찬스를 또 맞이했다. 안데르손이 오른쪽을 치고 들어가 골기퍼와 맞서는 상황에서 슛을 했지만 골기퍼 선방에 막혔고 다시 젊은 스트라이커 라르손이 슛을 했지만 빗나가고 말았다. 결국 승패여부는 승부차기로 판가름나게 됐다.
대회 2번째 승부차기..선축은 스웨덴이였다.
그러나..첫번째 키커로 나온 밀스의 슛은 골대를 크게 넘기고 말았다. 이어 오늘의 히어로 루마니아의 라두시오이우는 성공. 양팀 두 번째 키커 안데르손과 하지 모두 성공한다. 세 번째 키커 역시 브롤린과 루페스쿠 성공. 살얼음 승부를 계속되고 있었다. 스웨덴의 4번째 키커 잉게손이 성공하며 스코어는 3:3. 이어 나온 루마니아의 4번째 키커 페트레스쿠의 약한 오른발 슛팅이 스웨덴 골기퍼 토마스 라벨리에게 걸리고 만다.
스웨덴의 마지막 키커 닐손의 성공으로 4:3 다시 스웨덴이 앞선다. 루마니아 마지막 키커 두미트레스쿠는 큰 심적 압박감을 극복하고 성공. 4:4 다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제 스웨덴은 6번째 키커로 팀 내 막내였던 헨릭 라르손을 내보냈다. 중요한 시점에서 이 어린 스트라이커는 대담성을 보이며 성공시켰다. 이어 루마니아 수비의 핵인 벨로데디치가 6번째 키커로 나왔다. 긴장되는 순간 그의 슛은 4번째 라벨 리가 선방했던 똑같은 지점으로 갔다.
또다시 선방.. 라벨리는 환호했고 경기는 승부차기 5:4 스웨덴의 승리. 2시간동안의 명승부는 그렇게 마감됐다.
스웨덴의 월드컵 4강진출은 지난 58년 자국에서 열렸던 대회 준우승을 차지한 이후 36년만의 쾌거였는데 루마니아는 다잡은 4강진출 티켓을 아깝게 날려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그들은 국민적 영웅이 되어 자국에 복귀했고 역대 최고의 성적을 올린 루마니아의 건투를 칭찬했다.
1994년 7월 10일 뉴욕 자이언츠 스타디움 관중:72000
불가리아[D조2위] 2 (0-0) 1 독일[C조1위]
10. 로타르 마테우스(독일) PK 후반 2분
8. 흐리스토 스토이치코프(불가리아) 후반 30분
9. 이오르단 레치코프(불가리아) 후반 33분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8강 무대에 오른 불가리아는 불과 몇 일 전까지만 해도 월드컵 본선 1승에 목마른 국가에 불과했다. 그러나 아르헨티나, 멕시코를 잇따라 격침시키며 스트이치코프를 축으로 제 활약을 보이기 시작한 불가리아는 8강에서 전 대회 우승국 강호 독일과 만났다.
독일은 옛 명성에 걸맞는 경기를 보이지 못하고 있었다. 한국과의 최종전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했고 벨기에와의 16강전에서 체력문제를 들어내며 막판까지 추격을 허용한 뜻에 3:2로 간신히 승리하며 어렵게 8강에 올랐다.
경기는 초반 뮐러-헤슬러-바그너 삼각편대가 미드필드를 장악한 독일이 우세한 경기를 펼치면서 전반부터 불가리아를 향해 파상공세로 3차례의 좋은 득점찬스를 만들어냈지만 모두 무산시키면서 전반을 마쳤다.
전반 앞선 경기 내용에서 득점을 뽑아내지 못해 초조해하던 독일은 후반 시작 2분만에 찬스를 얻어냈다. 마테우스의 골 문전으로 한번에 올려준 정확한 패스를 받은 최전방 공격수 클린스만이 불가리아 레치코프의 반칙을 얻어내 페널트킥을 만든 것이다. 독일은 놓치지지 않고 마테우스의 성공으로 1:0으로 앞서갔다.
그러나 여기까지 올라온 불가리아는 그대로 주저앉지 않았다. 위기때마다 팀을 구해낸 스타 스토이치코프가 있었기 때문이다. 후반 30분 스토이치코프는 오른쪽 45도 각도에서 자신이 직접 프리킥을 만들어냈고 보배 같은 존재답게 왼발로 멋지게 감아차 동점골을 성공시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독일의 문제점으로 들어나던 체력이 서서히 떨어지기 시작한 후반 33분. 스토이치코프가 동점골을 성공시킨지 체 5분도 안되 페널트킥을 내준 장본인 레치코프의 그림같은 다이빙 헤딩슛이 독일 골네트를 갈랐다. 레치코프는 페널트킥을 내준 빚을 완벽하게 갚내며 조국의 4강진출까지 이끈 일등공신이였다.
독일은 경기 종료 3분전 푈러가 결정적인 찬스를 잡았지만 손으로 공을 쳐 마라도나의 신의 손을 연상시키는 반칙을 범하며 경고를 받고 말았다. 독일은 이후 지친 체력을 이끌고 대반격에 나섰지만 전원 수비로 나온 불가리아의 철벽수비를 뚫지 못했다. 불가리아의 4강진출. 이변이였다.
전 대회 독일이 통일 후 첫번째 우승에 실패하며 8강에서 복병 불가리아에 덜미를 잡히고 만 것이다. 독일은 대회 전부터 옛 기량이 아니라는 비난여론 속에서도 우여곡절 끝에 8강에 올랐지만 결국 그 문제점들이 종합적으로 나타나면서 결국 좌절하고 말았다.
한편 독일을 꺽은 주연인 스토이치코프는 이미 1989년 요한 크루이프가 감독으로 있던 팀으로 스카우트 되 스페인리그에서 세계적인 선수로 주목을 받아왔던 선수였다. 100미터를 11초에 주파하는 빠른 스피드도 그의 장기 중 하나였는데 이 승리를 지켜본 불가리아 국민들은 수도 소피아부터 시골 구석구석까지 수백만명이 한꺼번에 거리로 몰려나와 축제를 벌였고 "스토이치코프를 대통령으로"라고 연호하며 불가리아의 4강진출을 자축했다.
불가리아의 4강진출을 자율 축구로도 관심을 모았는데 페네프 감독은 선수들에게 이번 대회 부인이나 여자친구들과 한방을 쓰게하고 흡연, 음주에 관한 일체제재를 가하지 않았다. 경기전 성관계나 이완된 정신상태는 치명적이라며 선수들을 몰아세웠던 스위스가 16강에서 스페인에 0:3으로 완패한 것과 비교 되 불가리아의 자유방임은 더욱 더 돋보였다.
불가리아는 사상 첫 4강 진출에 성공했고 독일은 78년 아르헨티나대회 이후 처음으로 4강진출에 실패했다.
☆ 4강전
1994년 7월 13일 뉴욕 자이언츠 스타디움 관중:74110
불가리아[D조2위] 1 (1-2) 2 이탈리아[E조3위]
10. 로베르토 바조(이탈리아) 전반 20분, 전반 25분
8. 흐리스토 스토이치코프(불가리아) PK 전반 44분
바조의 극적인 부활로 예선에서의 부진을 씻고 4강에 진출한 이탈리아는 전대회 우승국 독일을 꺽고 처음으로 4강에 오른 불가리아와 만났다. 이 경기는 양 국가의 축구천재 바조와 스토이치코프의 대결로도 관심을 모았는데 경기는 바조의 판정승으로 끝났다.
스페인전부터 정상 컨디션을 되찾은 이탈리아 선수들은 경기를 거듭할수록 이탈리아 축구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특히 말총머리 스트라이커 바조는 전반 20분 수비 2명을 잇따라 제치는 환상적인 플레이를 연출하며 선제골을 터트려 미국 팬들의 입을 다물지 못하게 만들었다. 이어 5분뒤 바조는 또 한골을 성공시키며 조국을 결승진출로 이끌었다. 바조는 16강전부터 3경기에서 5골을 집중시키며 득점왕 대열에도 가세했다.
이탈리아가 이번 대회 상대팀에게 2골 차로 리드한 적은 이번 경기가 처음이였는데 불가리아는 전반 종료직전 스토이치코프가 자신의 대회 6번째 골을 페널트킥으로 성공시키며 추격했지만 후반 완벽한 빗장 수비를 보인 이탈리아의 수비벽을 뚫지 못했다.
이탈리아는 지난 82년 스페인대회 우승 이후 12년만에 월드컵 결승진출에 성공했다. 그 선봉에는 바로 스트라이커 바조가 있었다.
1994년 7월 13일 LA 파사데나 로즈볼 스타디움 관중:91856
스웨덴[B조2위] 0 (0-0) 1 브라질[B조1위]
11. 호마리우(브라질) 후반 35분
이번 대회 B조 예선 최종전에서 격돌해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던 브라질과 스웨덴이 다시 2번째로 4강에서 만났다. 예선에서는 스웨덴을 선취골을 터트리며 우세한 경기를 펼쳤지만 예선과 4강은 달랐다. 8강에서 승부차기 끝에 루마니아를 꺽고 극적으로 36년만에 4강에 오른 스웨덴은 사상 첫 월드컵 우승을 위해서 브라질과의 4강전을 반드시 승리해야만 했다. 지난 70년대회 우승 후 단 한번도 결승진출을 하지 못해 자존심을 구겼던 영원한 우승후보 브라질 역시 놓칠 수 없는 경기였다.
경기는 브라질의 우세 속에 진행됐지만 스웨덴의 철벽수비로 브라질 공격을 봉쇄하고 있었다. 그러나 브라질은 중요한 경기에서 무너지던 과거의 모습과는 달리 이번대회 토너먼트에서도 강한 면을 보이고 있었다.
스웨덴의 수비에 막혀 전. 후반 내내 공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던 브라질은 후반 35분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호마리우의 천금같은 원바운드 헤딩골이 스웨덴 골네트를 흔들었다. 이 황금의 결승골로 브라질은 24년만에 월드컵 결승에 진출했다.
스웨덴은 수비에서 단 한번 호마리우를 놓친 것이 화근이 되고 말았다. 아쉽게 패하긴 했지만 스웨덴이 이번대회 보여준 저력은 우승을 해도 손색이 없다는 평이 나왔을 정도였다. 이렇게 해서 월드컵은 이변은 언제든지 허용하지면 기적은 쉽게 이러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 전통의 축구 강국 이탈리아와 브라질이 4번째 FIFA컵을 놓고 우승을 다투게 됐다.
☆ 3.4위전
1994년 7월 16일 LA 파사데나 로즈볼 스타디움 관중:91500
스웨덴[3위] 4(4-0)0 불가리아(4위)
11. 토마스 브롤린(스웨덴) 전반 8분
18. 하칸 밀스(스웨덴) 전반 30분
7. 헨릭 라르손(스웨덴) 전반 37분
19. 케네트 안데르손(스웨덴) 전반 40분
월드컵 4강에 오른 불가리아의 저력은 무참히 깨지고 말았다. 스웨덴과의 3.4위전에서 전반에만 4골을 내주며 참담하게 무너진 것이다. 스웨덴은 브라질전 아쉬운 패배를 분풀이라도 하듯 브롤린과 밀tm, 라르손, 안데르손의 소나기골로 4:0으로 낙승하며 3위에 올랐다.
지난대회 3전전패의 수모를 당하며 예선탈락했던 스웨덴은 4년간 와신상담하며 철저한 준비끝에 36년만에 월드컵 최고성적을 기록하며 북유럽의 축구의 자존심을 세웠다.
불가리아는 비록 마지막 경기를 대패하며 아쉽게 4위에 머물렀지만 전 대회 우승국과 준우승국인 독일과 아르헨티나를 탈락시키는 등 멋진 경기를 펼쳐 강한 인상을 남겼다. 스토이치코프는 6골로 러시아 살렌코와 함께 득점왕에 올랐다.
☆ 결승전
1994년 7월 17일 LA 파사데나 로즈볼 스타디움 관중:94194
브라질[우승] 0 (3PK2) 0 이탈리아[준우승]
승부차기
이탈리아(선축) 브라질
6. 프란코 바레시(X) 15. 마르시우 산토스(X)
11. 데메트리오 알 베르티니(O) 11. 호마리우(O)
17. 알베리고 에바니(O) 6. 브랑코(O)
19. 다니엘레 마사로(O) 8. 둥가(O)
10. 로베르토 바조(X) ---------------------
1994년 7월 17일 미국 LA 파사데나 로즈볼 스타디움에서 역사적인 월드컵 통산 4번째 우승국을 가리는 결승전이 열렸다. 역대 월드컵을 3차례씩 우승하며 월드컵의 강호로 불려왔던 유럽과 남미의 대표주자인 이탈리아와 브라질이 1970년 대회 이후 24년만에 다시 결승무대에서 격돌하게 된 것이다. 이 두나라는 각 대륙을 대표하는 축구 최강국으로 항상 역대 월드컵 중요한 고비때마다 격돌했던 월드컵의 라이벌이였다. 이 경기를 통해 통산 4회 우승의 위업을 달성하는 국가가 탄생되게 됐다. 또 한 이 결승전은 이번대회 MVP를 다투는 두 축구영웅 브라질의 호마리우와 이탈리아의 바조의 대결이기도 했다. 두 선수 모두 5골로 이번결승전의 득점은 득점왕과 함께 조국의 우승까지 안길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이 선수간들의 대결은 처음이 아니였다. 스페인 명문 바르셀로나에서 뒤고 있던 호마리우는 이탈리아 유벤투스 소속이던 바조와 오래전부터 유럽무대에서 대결을 펼쳐왔고 1994년 FIFA가 선정하는 올해의 선수를 나란히 1.2위를 기록한 바도 있었다.
경기는 브라질의 선제공격으로 시작됐다. 호마리우, 베베토를 앞세운 브라질은 초반부터 공격의 주도권을 장악하고 이탈리아 문전에서 파상공세를 펼쳤지만 이탈리아는 경기를 거듭하면서 탄탄해진 빗장수비로 맞서 브라질의 공격을 차단했다. 전반은 브라질의 우세속에 득점없이 끝낸 후반전.
브라질의 공격에 막아내며 기습을 노리던 이탈리아는 후반 19분 도나도니가 브라질 수비를 허를 찌르는 위협적인 중거리슛을 날렸지만 브라질 골기퍼 타파렐의 선방에 막혔다.
후반 30분 브라질 실바의 30m 중거리슛이 골대에 맞고 튀어나오는 등 득점 운까지 따라주지 않은 양팀은 결국 연장 120분간의 혈투에서도 득점을 내지 못했다. 4번째 FIFA컵의 주인공을 승부차기로 결정해야 한다는 것은 지켜보던 양국의 국민이나 팬들에게 좀 허무한 일이였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다. 월드컵 사상 첫 결승전 승부차기에 들어갔다.
역시 양팀 선수들은 긴장한 탓인지 나란히 첫번째 키커로 나선 이탈리아 바레시와 브라질 산토스가 실축하며 살얼음판 승부가 되고 있었다. 이후 양 팀 모두 2, 3키커의 성공으로 2:2 동점. 이탈리아 4번째 키커로 나선 마사로가 실축하며 승부의 추는 브라질 쪽으로 기울었고 브라질 4번째 키커 둥가는 성공. 3:2 브라질의 리드에서 이탈리아의 5번째 키커는 이탈리아의 영웅 바조였다.
이탈리아선수 중 가장 공을 잘찬다는 바조가 나오지 이탈리아 국민들은 안도하고 있었다. 그러나 바조가 찬공은 크로스바를 살짝 넘기며 하늘 위로 솟아올랐고 결국 승리는 브라질로 돌아갔다. 지금까지 바조에 의해 결승까지 진출했던 이탈리아가 바조에 의해 4번째 우승컵을 날려버린 것이다.
이로써 브라질은 지난 70년 대회 3번째 우승이후 24년만에 4번째 FIFA컵에 키스하는 황홀한 영광을 안았다. 브라질은 지난 70년 월드컵 최초 3회우승의 위업을 달성한 이래 다시 사상 처음으로 4번째 우승을 차지하며 명실상부 세계축구계 최강임을 재확인 했다.
브라질의 영웅 호마리우는 MVP까지 차지하며 부와 명예를 함께 얻은 반면 이탈리아 축구의 구세주로 불렸던 바조는 로마 트레비 분수근처에 있던 자신의 초상화가 분노한 팬들에 의해 찢기는 수모까지 당했다. 이탈리아 국민들은 이 축구영웅을 한순간의 역적으로 바뀌놓은 것이다.
브라질의 수도 상파울루 등에서는 우승 축하소동으로 27명이 목숨을 잃었고 전국적으로는 어느 정도의 희생자가 나왔는지는 모른다고 한다. 선수들은 총 17톤,100만달러 상당의 전기 제품 등을 손에 들고 의기 양양하게 귀국했다. 이타마르 프랑코 대통령은 일단 선수들의 선물에 대해 세금을 면제한다고 발표했으나 국세청 장관이 항의 표시로 사임을 해 그것을 철회했다.
한편 이번 대회는 사상 처음으로 결승전에서 승부차기로 승패가 나자 너무나도 국가의 위신을 짊어진 나머지 패배를 두려워하는 자세가 두드러졌다는 것도 지적되었다.
득점왕 : 흐리스토 스토이치코프(불가리아),올레그 살렌코(러시아) 6골
2위 : 호마리우(브라질),로베르토 바조(이탈리아)
케네트 안데르손(스웨덴),유르겐 클린스만(독일) 5골
3위 : 마틴 달린(스웨덴),플로린 라두시오이우(루마니아)
가브리엘 바티스투타(아르헨티나) 4골
MVP : 호마리우(브라질)
야신상 : 미셀 프레드홈메(벨기에)
페어플레이상 : 브라질
인기상 : 사우디아라비아
참가관중 : 3,587,088명/52경기(경기당 평균 68,982명)
총 141골 한경기당 평균 2.71골
제15회대회 최종순위
1. 브라질 6승1무0패 11득점 3실점 +8 승점 19
2. 이탈리아 4승1무2패 8득점 5실점 +3 승점 13
3. 스웨덴 3승3무1패 15득점 8실점 +7 승점 12
4. 불가리아 3승1무3패 10득점 11실점 -1 승점 10
5. 독일 3승1무1패 9득점 7실점 +2 승점 10
6. 루마니아 3승1무1패 10득점 9실점 +1 승점 10
7. 네덜란드 3승0무2패 8득점 6실점 +2 승점 9
8. 스페인 2승2무1패 10득점 6실점 +4 승점 8
9. 나이지리아 2승0무2패 7득점 4실점 +3 승점 6
10. 아르헨티나 2승0무2패 8득점 6실점 +2 승점 6
11. 벨기에 2승0무2패 4득점 4실점 0 승점 6
12. 사우디아라비아 2승0무2패 5득점 6실점 -1 승점 6
13. 멕시코 1승2무1패 4득점 4실점 0 승점 5
14. 미국 1승1무2패 3득점 4실점 -1 승점 4
15. 스위스 1승1무2패 5득점 7실점 -2 승점 4
16. 아일랜드 1승1무2패 2득점 4실점 -2 승점 4
17. 노르웨이 1승1무1패 1득점 1실점 0 승점 4
18. 러시아 1승0무2패 7득점 6실점 +1 승점 3
19. 콜롬비아 1승0무2패 4득점 5실점 -1 승점 3
20. 한국 0승2무1패 4득점 5실점 -1 승점 2
21. 볼리비아 0승1무2패 1득점 4실점 -3 승점 1
22. 카메룬 0승1무2패 3득점 11실점 -8 승점 1
23. 모로코 0승0무3패 2득점 5실점 -3 승점 0
24. 그리스 0승0무3패 0득점 10실점 -10 승점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