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장. 데이터통신과 인터넷 – 디지털 혁신의 시작
1. 데이터통신의 출발 – 비음성 정보의 전송
데이터통신은 음성 통화가 아닌 문자, 숫자, 코드 등 비음성 정보를 전송하는 기술에서 출발하였다. 이러한 방식은 전화 중심의 통신 체계에서 컴퓨터 기반의 정보처리 체계로 나아가는 중요한 전환점이었다.
국내에서는 1970년대 초부터 한국전자기술연구소(KIET)와 한국전기통신공사(KTA)가 데이터 전송 전용선을 실험하며, 컴퓨터 간 통신 환경 조성을 시도하였다. 초기에는 텔레타이프(TTY) 방식의 단말기를 이용해 300bps 수준의 저속 모뎀으로 데이터를 송수신하였으며, 당시의 통신 인프라로는 매우 제한적인 환경이었다.
이러한 시도는 기업의 전산 업무나 연구기관의 자료 교환을 목적으로 한 초기 데이터통신 기술로, 이후 본격적인 전산망 서비스와 PC통신의 토대를 마련하게 된다.
2. 전산망 시대의 개막 – KETEL과 PC통신
1980년대에 접어들면서 데이터통신은 보다 실용적인 용도로 확대되었다. 1982년 한국전기통신공사는 기업 간 전자문서 송수신, 데이터 공유 등을 지원하기 위한 **한국전자통신망(KETEL)**을 구축하였다. KETEL은 주로 업무용 전산망으로 활용되었으나, 점차 일반 사용자에게도 개방되며 개인용 정보서비스의 기반이 되었다.
이후 민간 부문에서는 본격적인 PC통신 시대가 열렸다. 1984년 데이콤의 ‘천리안’을 시작으로, 1985년 삼성SDS의 ‘유니텔’, 1986년 현대정보기술의 ‘하이텔’, 1990년 나우누리 등이 연이어 등장하였다. 이들 서비스는 전화선을 통해 모뎀으로 접속하는 방식으로, 문자 기반의 게시판(BBS), 채팅, 전자우편(E-mail) 등을 제공하였다.
개인 사용자들은 이를 통해 온라인 커뮤니티에 참여하고 정보를 주고받았으며, 한국형 온라인 문화의 초석이 마련되었다. 동호회 중심의 게시판, 필명 사용, 정모(오프라인 모임) 문화 등은 이후 블로그와 카페, SNS 문화로 진화하는 디지털 소통의 원형이었다. 1990년대 초반, 각 서비스는 수십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하며 대중화의 길로 접어들었다.
3. 인터넷의 도입 – 열린 연결망으로의 전환
1990년대 중반, 인터넷의 도입은 데이터통신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사실 국내 최초의 인터넷 연결은 1982년 서울대학교와 미국 UC버클리 간에 이루어진 TCP/IP 기반 시험 접속이 시초였다. 이후 학술·연구기관 중심으로 제한적 사용이 이어졌다가, 1994년부터 인터넷 접속 환경이 점차 확대되기 시작하였다.
1994년에는 한국 고유의 국가 도메인 체계인 **‘.kr’**이 도입되었고, 서울대와 한국통신이 공동으로 상업적 인터넷 접속을 시험하였다. 이듬해인 1995년에는 일반인을 위한 인터넷 접속이 개방되면서 본격적인 **‘인터넷 대중화 시대’**가 시작되었다.
같은 해 ‘한메일넷’(훗날 ‘다음’으로 발전)이 등장하였고, 1997년에는 ‘네이버(Naver)’, ‘야후코리아’, ‘드림위즈’ 등 다양한 포털사이트가 속속 출범하였다. 검색, 뉴스, 커뮤니티, 이메일 서비스가 통합된 이들 포털은 빠르게 대중을 인터넷 세계로 이끌었고, 한국 사회의 정보 접근 방식과 커뮤니케이션 구조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
4. 초고속인터넷의 확산 – 브로드밴드 시대의 개막
1998년, 정부는 **‘초고속 정보통신망 구축 계획’**을 수립하고 민간 통신사업자의 참여를 유도하였다. 한국통신(KT)을 중심으로 하나로통신, 두루넷, 데이콤 등 다양한 사업자들이 경쟁에 참여하면서 ADSL을 비롯한 xDSL 기술 기반의 브로드밴드 인터넷이 빠르게 확산되었다.
이는 통신요금 인하와 속도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달성하게 했고, 2000년대 초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인터넷 속도와 보급률을 자랑하는 국가로 자리매김하였다.
초고속인터넷은 e-코리아, u-코리아 전략, 전자정부, 온라인 교육, 전자상거래, 디지털행정 등 국가 전반의 정보화를 견인하며, 디지털 혁신의 핵심 인프라로 작용하였다.
5. 인터넷이 바꾼 사회 – 연결과 혁신의 일상화
데이터통신은 단순한 기술의 진보를 넘어, 일상의 소통 방식과 경제 활동 전반을 변화시켰다. 이메일, 블로그, 카페, 웹툰, 인터넷 쇼핑, 온라인 게임 등은 새로운 디지털 문화 코드를 형성하였고, 기업들은 ERP, 그룹웨어, 전자결재 등으로 업무 프로세스를 정보화하였다.
교육 현장에서는 디지털 콘텐츠와 온라인 학습 도구가 확산되었고, 행정 시스템 역시 전자민원 및 공공 포털을 통해 국민과의 직접적인 소통을 실현하였다.
2000년대 중반 이후에는 이러한 인터넷 환경이 이동통신 기술과 융합되며, 스마트폰 기반의 모바일 인터넷 시대로 접어들었다. 이는 다음 장에서 자세히 다룰 **‘무선인터넷과 모바일 혁신’**으로 이어진다.
✍️ 정리 요약
데이터통신은 음성 중심 통신에서 컴퓨터 기반의 비음성 정보 전송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1980~90년대 PC통신은 한국 고유의 온라인 커뮤니티와 정보 공유 문화를 형성하였다.
1990년대 중반 이후 인터넷의 상용화는 정보 소비 방식과 커뮤니케이션 구조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
초고속인터넷의 전국 확산은 대한민국을 세계 최고 수준의 디지털 강국으로 도약시키는 기반이 되었다.
데이터통신은 이후 무선인터넷과 스마트폰 기반 사회로 전환되는 데 필수적인 인프라 역할을 수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