⑤12화. 피해자로 위장하는 소시오패스의 처세.
⑤여행에서 돌아왔다#26》0915 인생변곡선 소시오패스 이야기.
by여유시간
Sep 15. 2026
전역 후 나는 오롯이 내 삶과 일에 집중하며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살아가는 청년이었다. 사회로 들어서며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내 앞날을 개척하고 일궈나가는 데 모든 에너지와 시간을 쏟아붓고 있었다. 내 삶에 충실했던 나에게 세상을 대하는 태도는 늘 진실함이었고, 타인을 대할 때 역시 어떠한 계산이나 흑심을 품지 않는 것이 지극히 당연한 순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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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매형이라는 존재는 내가 사회생활을 하는 남성으로서 가까이에서 접해본 몇 안 되는 인물이었다. 겉으로 보여주는 깔끔한 언행과 교양 있는 태도는 그를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번듯한 신사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자신의 일에 매진하느라 바쁜 와중에도, 집안에 그렇게 격식을 차릴 줄 아는 매형이 있다는 것은 나에게 든든함이자 자연스러운 배움의 대상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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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남도 아닌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 있는 사람이었기에 매형을 의심한다는 생각 자체를 할 수가 없었다. 타인에게는 경계심을 가질지언정, 누이의 남편이자 엄연한 집안의 일원인 매형이 거짓을 말하거나 가족을 이용하리라고는 감히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내 삶에 충실하느라 바빴던 청년의 순수한 시선에서, 매형이 보여주는 번듯한 모습과 간혹 보여주는 궁색함은 그저 열심히 살아가려 애쓰는 한 인간의 모습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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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형은 자신을 환경의 피해자이자 운이 따르지 않는 가련한 사람처럼 이야기하며 주변의 동정심을 얻곤 했다. 번듯한 신사의 언행 뒤에 함께 자리하고 있던 그 가련한 모습은,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던 나의 순수한 신뢰와 맞물려 그에 대한 경계심을 더욱 낮추는 역할을 했다. 나는 그저 내 일터와 삶의 현장에서 땀 흘리며 정직하게 미래를 그려나가는 것에만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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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게 삶을 살아가는 정직한 사람의 눈에는, 타인의 간교한 흉계나 치밀한 계산이 쉽게 보이지 않는 법이다. 자신의 삶에 성실했던 나는 가족이라는 명분 아래 숨어 있던 매형의 다른 모습을 까맣게 모른 채, 그저 내게 주어진 일상에 최선을 다하며 평온한 나날을 이어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