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06화 17살부터 내 학교는 사회였다
《나는 101살》 #260710 삶의 현장 경험치로 적는 글
by여유시간
Jul 10. 2026
열여섯 살까지는 어린 시절이었다.
내게 학교는 교실만이 아니었다.
집안 형편도 배워야 했고,
사람의 눈치도 배워야 했고,
세상이 돌아가는 방식도 조금씩 익혀야 했다.
그리고 열일곱 살.
내 학교는 사회가 되었다.
교복 대신 작업복을 입었고,
책상 대신 기계 앞에 섰다.
기술은 책으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손으로 익히는 것이라는 사실을 그때 처음 알았다.
현장은 정답을 가르쳐주지 않았다.
실수를 하면 바로 결과가 돌아왔고,
책임도 스스로 감당해야 했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내며 나는 엔지니어가 되어 갔다.
그런데 내 삶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퇴근하면 또 다른 세상이 기다리고 있었다.
음악이 있었고,
행사가 있었고,
무대가 있었고,
사람들이 있었다.
낮에는 기계를 다루는 법을 배우고,
저녁에는 사람을 대하는 법을 배웠다.
하나는 기술을 익히는 시간이었고,
다른 하나는 사람의 마음을 읽는 시간이었다.
지금 돌아보면 두 가지 모두 내게는 학교였다.
하나는 손을 성장시켰고,
다른 하나는 사람을 이해하는 눈을 키워 주었다.
그래서 나는 한 사람의 인생을 살았지만,
두 개의 학교를 졸업한 셈이다.
어쩌면 지금 내가 사람을 쉽게 판단하지 않는 이유도 그때 배운 두 학교 덕분인지 모른다.
기계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고,
사람은 언제나 사정이 있었다.
그 사이를 오가며 살아온 시간이 오늘의 나를 만들었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학력을 말하기보다,
내가 다녔던 학교를 이야기한다.
내 첫 번째 학교는 삶이었다.
그리고 그 학교는 아직도 졸업하지 않았다.
- 브런치 작가 여유시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