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새로운 전쟁의 한가운데에 있다. 총과 칼이 아닌 기술과 데이터, 반도체와 알고리즘이 국가의 명운을 좌우하는 디지털 패권 전쟁의 시대다. 최근 미국이 중국에 가한 고율의 수입 관세와 첨단기술 수출 규제, 자국 중심의 산업법안은 단순한 무역 갈등을 넘어선 ‘질서 재편’의 신호탄이라 할 수 있다. 세금과 보조금은 그 수단일 뿐, 본질은 기술을 통한 권력의 장악이다.
이러한 흐름은 미국과 중국이라는 두 강대국 사이의 경제적 충돌을 넘어, 디지털 질서의 주도권을 두고 벌어지는 지정학적 대결로 확장되고 있다. 미국은 반도체지원법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통해 자국 내 투자를 유도하고 있으며, 첨단기술의 글로벌 공급망을 재편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자립형 기술체계를 구축하며 독자적인 디지털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중간지대에 선 국가들은 점점 더 복잡한 선택을 요구받고 있다. 한국, 유럽, 대만 등은 기술 강국이지만 동시에 공급망에 깊이 얽혀 있는 만큼,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전략적 균형을 요구받는다. 이 과정에서 산업계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친 디지털 대응 역량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기술은 이제 경제와 안보를 넘어 일상의 생존 기반이 되고 있다. 금융, 교육, 보건, 농업, 행정 등 거의 모든 영역에서 디지털이 필수가 되었다. 기술을 이해하고 활용할 수 없으면 선택할 수 있는 기회조차 사라진다. 소외와 격차는 빠르게 깊어지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여전히 디지털에 익숙하지 않은 세대들이 놓여 있다.
이러한 현실을 현장에서 마주할 기회가 많았다. 금융 교육과 디지털 활용 교육을 통해 시니어 세대와 만나며 느낀 것은, 기술을 가르치는 일이 단지 사용법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디지털을 통해 연결되고, 존중받고, 참여할 수 있게 하는 일이었다. 특히 농업 현장에서 치유농업과 도시농업을 실천하며, 기술이야말로 고령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새로운 회복의 도구가 될 수 있음을 체감하게 되었다.
농촌 역시 예외가 아니다. 스마트팜 기술을 활용한 생력화, 디지털 금융 시스템을 통한 보조금 지급, 공공행정의 전자화 등은 이미 농촌의 현실이 되었다. 기술의 수혜자가 되기 위해서는 정보에서 소외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시니어의 디지털 역량 강화는 선택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농촌과 지역사회를 위한 필수 조건이다.
나는 지금도 ‘풀꽃치유산업연구소’를 중심으로, 디지털 기술과 치유농업이 만나는 접점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다. 기술은 생명과 농업, 공동체와 사람을 이어주는 새로운 언어이자 도구다. 우리는 기술을 냉혹한 경쟁의 수단이 아닌, 모두를 위한 따뜻한 권력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디지털 시대의 진정한 패권이자, 행복한 사회로 가는 길이 아닐까.
김동영 칼럼니스트•치유농업사
※본 칼럼은 인터넷 신문 원예닷컴에도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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