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工夫) 는 불교의 주공부(做工夫)에서 왔다. 주공부란 ‘불도(佛道)를 열심히 닦는다.’는 뜻이다. 유교에서는 주자(朱子)가 처음 공부(工夫)라는 말을 사용했는데 우리나라도 고려 말 유학을 도입하면서 공부로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다.
『공부(工夫)를 하되 무엇보다 먼저 생사의 마음을 깨뜨려야 하나니, 세계와 몸과 마음이 모두가 거짓이요 인연으로 된 것이다. 실로 몸의 주재성(主宰性)이 없는 것을 굳게 간파하여야 한다.
만일 본래 갖추어진 큰 진리를 밝히지 못하면 생사의 마음을 깨뜨리지 못하고 생사의 마음을 깨뜨리지 못하면 무상살귀(無常殺鬼)가 생각 생각마다 따라 붙을 것이니 어떻게 이것을 쫓아버리려는가?
오직 이러한 한 생각으로 공부의 문을 두드리는 기와쪽(敲門瓦子)으로 삼아야 하느니라. 그리하여 맹렬한 불꽃 속에서 벗어나기를 바라는 것 같이 한 걸음도 헛되이 옮길 수 없고, 한 걸음도 멈출 수 없으며, 한 생각도 딴 생각을 낼 수 없고, 다른 사람이 구원하여 주기를 바랄 수도 없으니, 마땅히 이런 때를 당하여는 오직 사나운 불길을 돌아보지 않으며, 목숨도 돌아보지 않으며, 남의 구원을 바라지 않으며, 딴 생각을 내지도 않으며, 잠깐 그치려고도 하지 말아야 하느니라. 앞을 향해 곧장 달려 나아가되 달려서 벗어나야만 능숙한 솜씨이다.』
※무상살귀(無常殺鬼) : ‘무상(無常)’이라고 하는 사람의 목숨을 빼앗는[殺] 귀신(鬼神) 뜻. ‘인간존재가 무상하다’는 것의 무서움을 비유한 말.
출전 : 선문촬요(禪警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