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영화 ‘시소(감독 고희영)’가 지난달인 11월 10일을 시작으로 개봉 중이다. 유명 아이돌그룹 엑소(Exo) 멤버인 카이와 수호가 SNS에 관람 후기를 남기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장애인 관객들의 긍정적인 반응은 찾아보기가 힘들다. 개봉은 11월 10일부터였지만 개봉 후 3주가 되도록 배리어프리 버전 상영은 없었다.
2. 배급사 측은 “11월 28일부터 배리어프리 상영을 점차적으로 시작했다”고 밝혔지만 12월 상영 일정에도 대부분이 배리어프리가 아닌 일반 상영이다. 일반상영 마저도 지역별 상영관 수가 극히 적다. 서울기준 11월에는 인디플러스, 12월에는 CGV강변으로 동기간대 상영하는 영화관이 1곳인 것으로 계획됐다. 상영 횟수는 하루에 많아야 1번, 상영하지 않는 날도 있다.
3. 스크린 수를 늘리지 못하는 데에는 독립영화가 가진 한계가 있다. 하지만 ‘배리어 프리’ 상영만큼은 논란이 크다. 짧은 개봉 기간 이후 IPTV와 온라인으로 풀리는 영화는 전부 일반 버전이 될 것으로 제작·배급사측에서 밝혔기 때문이다. 몇 장애인 청년활동가는 “장애인이 나와 장애를 주제로 대화하는 다큐 영화인데, 장애인 관객을 배려하지 않으면 다른 관객들과는 소통할 자세가 된 것인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배리어프리 영화는 시각·청각 장애인 관람객들을 위해 화면해설 및 자막을 덧입혀 제작된 영화를 말한다.
4. 상영관의 장애인 접근성도 아쉬움이 크다. 11월까지 서울 상영을 맡은 상영관은 서울 강남의 독립영화상영관 ‘인디플러스’ 한 곳으로, 휠체어로 정상적인 접근이 어려운 상영관이었다. 상영관의 입구는 2층이지만 건물에 엘리베이터가 없어 휠체어 사용 관객은 주차장을 통해 상영관 앞쪽의 비상출구로 들어가야 했다. 고개를 한참 들고 봐야 하는 맨 앞 좌석에 휠체어 전용석이 배치돼 있었다.
5. 영화 내용도 장애인 관점에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면이 많다. 시각장애인 이동우씨가 전신마비 장애인인 임재신씨에게 “안구를 기증하고 싶다”는 연락을 받는다. 하지만 사실 시각장애인에게 안구를 기증하는 것은 현재 기술로 불가능하다. 즉 ‘넌센스’다. 불가능한 가정이지만 두 사람이 인연을 맺게 되고 아름다운 여정 속 대화로 장애인의 삶을 나타낸다는 것이 영화의 중심 내용이다. 하지만 그 가운데 “10 중 1을 가진 사람이 9를 가진 이에게 전부를 주려 한다”는 비유 등은 인터넷 상에서 “가진 장애를 떠나 삶의 가치를 숫자로 나타내 비교할 수 있느냐”는 지적을 사기도 했다.
6. 한편 작년 개봉한 독립영화 ‘반짝이는 박수소리(감독 이길보라)’는 대부분을 배리어프리 버전으로 상영했을 뿐만 아니라 농인 관객들을 위해 수화 해설을 삽입하기도 했다. 지난달 아리랑시네센터에서 열린 공연 ‘장애극장’은 관객들에게 장애인 접근성 모니터링을 직접 하도록 요구하는 등, 컨텐츠 뿐 아니라 극장의 장애인 접근성 역시 돌아볼 수 있도록 유도하기도 했다. 장애인 주도로 만들어진 컨텐츠들은 매번 장애인 관객과 소통하기 위해 새로운 시도를 거듭하고 있다.
첫댓글 1, 2, 3, 4, 6은 영화에 대한 접근성 문제로 이해가 되는데요, 5는 영화의 내용 자체에 대한 얘기라 주제가 엇나갑니다. 5가 꼭 필요한지 고민해봅시다.
1번 단락에서 영화가 어떤 소재를 담았는지 먼저 간략하게 언급하고 넘어가는 게 좋겠습니다. 준엽씨 기사에선 3번 단락에서야 장애인 활동가 코멘트를 통해 비로소 영화 소개가 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