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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지삼혹(四知三惑)
네 가지 아는 것과 세 가지 유혹이라는 뜻으로, 넷이 안다는 말은 즉 하늘이 알고, 신(땅)이 알고, 그대가 알고, 내가 안다는 뜻과 세 가지 유혹은 즉 술과 여자, 재물의 유혹이라는 뜻을 합친 성어이다.
四 : 넉 사(囗/2)
知 : 알 지(矢/3)
三 : 석 삼(一/2)
惑 : 미혹할 혹(心/8)
두 사람만의 비밀이라도 하늘, 신, 너와 나 벌써 넷이 알고 있다는 것이 사지(四知)다. 뇌물을 주고 받을 때 아무도 보지 않는다 하더라도 반드시 들통이 난다고 경계하는 유명한 말이다. 술과 여색, 재물 등 세 가지 앞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이 삼혹(三惑)이다.
이 두 가지 전혀 관련이 없을 것 같은 말을 아울러 부르는 것은 모두 중국 후한(後漢) 때의 청렴의 대명사 양진(楊震)과 그 아들 양병(楊秉)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남북조시대(南北朝時代) 때의 송(宋)나라 범엽(范曄)이 편찬한 후한서(後漢書)에는 양진의 선대부터 재미있는 이야기를 소개한다.
양진의 부친 양보(楊寶)는 어릴 때 올빼미의 공격을 받아 다 죽어가는 꾀꼬리를 정성껏 치료해 준 일이 있었다. 꿈에 서왕모가 반지를 보내줬는데 그것으로 후손들이 고귀하게 됐다는 황작함환(黃雀銜環)의 보답을 받았다. 과연 아들 양진은 학식 덕망과 함께 청렴결백하여 관서공자(關西孔子)로 불렸다. 제자를 가르치다 나이 쉰에 벼슬자리에 부름을 받고 나갔다.
그가 동래(東萊)지역의 태수로 부임하면서 이전에 천거한 적이 있던 왕밀(王密)이란 사람이 다스리던 지역에서 묵게 됐다. 왕밀이 밤에 숙소로 찾아와 황금 10근을 바치면서 아무도 모르니 받아 주십사 했다. 양진은 거절하며 말했다. "하늘이 알고 신이 알고, 당신이 알고 내가 아는데, 어찌 아는 사람이 없다고 하는가(天知神知 子知我知 何謂無知/천지신지 자지아지 하위무지)?"
양진의 강직한 성품을 이어받아 둘째 아들 양병도 처신이 곧았다. 평생 술을 멀리 했고, 젊어서 아내가 세상을 뜨자 다시 장가들지 않았다. 그가 한 지역의 감찰관으로 있을 때 누군가 거금을 보낸 적이 있었는데 문을 굳게 잠그고 받지 않았다. 양병이 말했다. ‘나는 술, 색, 재물 세 가지에 현혹되지 않는다(我有三不惑, 酒, 色, 財也).’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다. 뿐만 아니라 양진의 손자 양사(楊賜), 증손자 양표(楊彪)도 모두 청렴한 고위직을 지내 꾀꼬리를 살린 덕을 입었다.
우리나라서도 청백리(淸白吏)를 다수 배출하고 청렴한 공직자가 있지만 수시로 나타나는 부패 관리로 더럽히고 만다. 재벌과 결탁한 뇌물, 자재를 도입하며 뒷돈을 받는 전문 고위직 등 추문이 끊이지 않는다. 공직이 깨끗해야 사회가 맑아지는데 음성적으로 이어진다니 답답하다.
사지삼혹(四知三惑)
한나라 때 양진(楊震)이 동래 태수로 부임하는 길에 창읍 현령 왕밀(王密)을 만났다. 그는 예전 양진의 추천을 받아 벼슬을 시작했으므로 은혜로 여겨 밤중에 찾아와 황금 열 근을 바쳤다. '나는 그대를 알아 보았는데, 그대는 어째서 나를 모르는가(東萊太守, 當之郡, 道經昌邑. 故所舉荊州茂才王密為昌邑令, 謁見, 至夜懷金十斤以遺震. 震曰 : 故人知君, 君不知故人, 何也)?
왕밀이 말했다. '어두운 밤이라 아무도 모릅니다(密曰 : 暮夜無知者).'
양진이 대답했다. '하늘이 알고 귀신이 알고 내가 알고 자네가 아네(四知). 어찌 아는 사람이 없다 하는가!' 왕밀이 부끄러워하며 나갔다(震曰 : 天知, 神知, 我知, 子知. 何謂無知! 密愧而出).
그는 청렴해서 자식들이 거친 음식을 먹고 외출할 때도 걸어 다녔다. 벗들이 먹고살 도리를 하라고 하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후세에 청백리의 자손으로 일컬어지게 하려 하네. 이것만 남겨줘도 충분하지 않겠는가?“
性公廉, 不受私謁. 子孫常蔬食步行, 故舊長者或欲令為開產業, 震不肯, 曰 : 使後世稱為清白吏子孫, 以此遺之, 不亦厚乎?
그의 둘째 아들 양병(楊秉)은 아버지를 이어 환제 때 태위 벼슬에 올랐다. 정치가 잘못되면 그는 늘 성의를 다해 임금에게 간언했다.
양병은 술을 입에 대지 않았고, 젊어서 아내가 세상을 뜨자 다시 장가들지 않았다. 그 또한 청렴으로 사람들의 기림을 받았다. 그가 말했다. '나는 술과 여색, 재물 이 세 가지에 흔들리지 않았다)秉性不飲酒, 又早喪夫人, 遂不復娶, 所在以淳白稱. 嘗從容言曰 : 我有三不惑. 酒, 色, 財也).'
잘나가다가도 늘 술과 여자, 재물의 삼혹(三惑)에 발이 걸려 넘어진다. 군자가 사소한 것조차 삼가지 않을 수 없는 까닭이다. 몽구(蒙求)에 보인다. (後漢書/卷54 楊震列傳)
남송의 진덕수(眞德秀)가 말했다. '사군자의 처세에서 한껏 청렴함은 작은 선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 사소한 탐욕으로 더럽혀지면 평생의 큰 죄악이다.'
이 말을 받아 간옹우묵(艮翁疣墨)에서는 이렇게 적었다. '청렴이란 작은 선일 뿐이어서 군자에게 일컬을 만한 것이 못 된다. 하지만 청렴이 무너지면 비록 다른 훌륭한 점이 있더라도 미녀 서시(西施)가 오물을 뒤집어쓴 것 같아 코를 막지 않을 사람이 드물다. 어두운 밤이라고 말하면 안 되니 사지(四知)를 속이기 어렵다.'
사이가 좋고 서로 배짱이 맞을 때야 뇌물을 받아도 뒤탈이 없겠지만 잠깐 만에 관계가 틀어지면 아무도 보지 못한 데서 동티가 난다. 그때 가서 증거를 대라고 우겨도 이미 이름은 더럽혀진 뒤다.
▶️ 四(넉 사)는 ❶지사문자로 亖(사)는 고자(古字), 罒(사)는 동자(同字)이다. 아주 옛날엔 수를 나타낼 때 가로 장대 네 개의 모양으로 썼으나 三(삼)과 혼동되기 쉬우므로 전국시대 무렵부터 四(사)를 빌어 쓰게 되었다. 四(사)는 코에서 숨이 나오는 모양을 본뜬 것이었으나 그 뜻으로는 나중에 呬(희)로 나타내고, 四(사)는 오로지 수의 넷을 표시하는데 쓴다. ❷상형문자로 四자는 숫자 '넷'을 뜻하는 글자이다. 그런데 四자의 갑골문을 보면 긴 막대기 4개를 그린 亖(넉 사)자가 그려져 있었다. 그러니까 갑골문에서는 막대기 4개를 나열해 숫자 4를 뜻했던 것이다. 그러나 亖자가 숫자 三(석 삼)자와 자주 혼동되었기 때문에 금문에서는 '숨 쉬다'라는 뜻으로 쓰였던 四자를 숫자 '사'로 쓰기 시작했다. 四자는 사람의 콧구멍을 그린 것으로 본래는 '숨쉬다'라는 뜻으로 쓰였었지만, 숫자 4로 가차(假借)되면서 후에 여기에 口(입 구)자를 더한 呬(쉴 희)자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그래서 四(사)는 ①넉, 넷 ②네 번 ③사방(四方)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네 사람을 사인(四人), 네 곱절을 사배(四倍), 넷으로 가르거나 갈라짐을 사분(四分), 사방의 경계를 사경(四境), 사방의 둘레를 사위(四圍), 사방을 돌아보아도 친척이 없다는 뜻으로 의지할 만한 사람이 도무지 없다는 말을 사고무친(四顧無親), 사방에서 들리는 초나라의 노래라는 뜻으로 적에게 둘러싸인 상태나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는 고립 상태에 빠짐을 이르는 말을 사면초가(四面楚歌), 주위에 사람이 없어 쓸쓸함을 일컫는 말을 사고무인(四顧無人), 길이 사방 팔방으로 통해 있음이나 길이 여러 군데로 막힘 없이 통함을 일컫는 말을 사통팔달(四通八達), 이리저리 여러 곳으로 길이 통한다는 뜻으로 길이나 교통망이나 통신망 등이 사방으로 막힘없이 통함을 일컫는 말을 사통오달(四通五達), 사면이 봄바람이라는 뜻으로 언제 어떠한 경우라도 좋은 낯으로만 남을 대함을 이르는 말을 사면춘풍(四面春風), 사해란 곧 온 천하를 가리키는 말로 천하의 뭇사람들은 모두 동포요 형제라는 뜻을 이르는 말을 사해형제(四海兄弟), 네 갈래 다섯 갈래로 나눠지고 찢어진다는 뜻으로 이리저리 갈기갈기 찢어짐 또는 천하가 심히 어지러움 또는 질서 없이 몇 갈래로 뿔뿔이 헤어지거나 떨어짐을 일컫는 말을 사분오열(四分五裂), 네 가지 괴로움과 여덟 가지 괴로움이라는 뜻으로 인생에 있어 반드시 받지 않으면 안 되는 온갖 괴로움을 이르는 말을 사고팔고(四苦八苦), 사철의 어느 때나 늘 봄과 같음으로 늘 잘 지냄을 비유하여 일컫는 말을 사시장춘(四時長春), 사주의 간지로 되는 여덟 글자 또는 피치 못할 타고난 운수를 이르는 말을 사주팔자(四柱八字), 천하의 풍파가 진정되어 태평함을 이르는 말을 사해정밀(四海靜謐), 갓마흔에 첫 버선이라는 뜻으로 뒤늦게 비로소 일을 해 봄을 이르는 말을 사십초말(四十初襪), 404 가지 병이라는 뜻으로 인간이 걸리는 모든 질병을 이르는 말을 사백사병(四百四病), 네 마리 새의 이별이라는 뜻으로 모자의 이별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사조지별(四鳥之別), 천하를 제 집으로 만든다는 뜻으로 천하를 떠돌아 다녀서 일정한 주거가 없음을 이르는 말을 사해위가(四海爲家), 사궁 중의 첫머리라는 뜻으로 늙어서 아내가 없는 홀아비를 이르는 말을 사궁지수(四窮之首), 사방의 지세가 견고하고 험한 자연의 요새로 되어 있는 땅을 이르는 말을 사색지지(四塞之地), 사방으로 흩어져 서로 따로따로 떨어짐 또는 그렇게 떼어놓음을 일컫는 말을 사산분리(四散分離), 어떤 주창에 응하여 모든 사람이 함께 행동함을 이르는 말을 사방향응(四方響應) 등에 쓰인다.
▶️ 知(알 지)는 ❶회의문자로 口(구; 말)와 矢(시; 화살)의 합자(合字)이다. 화살이 활에서 나가듯이 입에서 나오는 말을 말한다. 많이 알고 있으면 화살(矢)처럼 말(口)이 빨리 나간다는 뜻을 합(合)하여 알다를 뜻한다. 또 화살이 꿰뚫듯이 마음속에 확실히 결정한 일이나, 말은 마음의 움직임을 나타내는 것이므로 알다, 알리다, 지식 등을 말한다. ❷회의문자로 知자는 '알다'나 '나타내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知자는 矢(화살 시)자와 口(입 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知자는 소전에서야 등장한 글자로 금문에서는 智(지혜 지)자가 '알다'나 '지혜'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그러나 후에 슬기로운 것과 아는 것을 구분하기 위해 智자는 '지혜'라는 뜻으로 쓰이게 되었고 知자는 '알다'라는 뜻으로 분리되었다. 智자는 아는 것이 많아 화살이 날아가는 속도만큼 말을 빠르게 한다는 뜻이다. 그러니 知자도 그러한 의미로 풀이될 수 있다. 그래서 知(지)는 (1)사물을 인식하고 판단하는 정신의 작용하는 힘. 깨닫는 힘 (2)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알다 ②알리다, 알게 하다 ③나타내다, 드러내다 ④맡다, 주재하다 ⑤주관하다 ⑥대접하다 ⑦사귀다 ⑧병이 낫다 ⑨사귐 ⑩친한 친구 ⑪나를 알아주는 사람 ⑫짝, 배우자(配偶者) ⑬대접(待接), 대우(待遇) ⑭슬기, 지혜(智慧) ⑮지식(知識), 앎 ⑯지사(知事) ⑰어조사(語助辭)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알 인(認), 살펴 알 량/양(諒), 알 식(識),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다닐 행(行)이다. 용례로는 알고 있는 내용이나 사물을 지식(知識), 사물의 도리나 선악 따위를 잘 분별하는 마음의 작용을 지혜(知慧), 지적 활동의 능력을 지능(知能), 지혜로운 성품을 지성(知性), 지식이 있는 것 또는 지식에 관한 것을 지적(知的), 알아서 깨달음 또는 그 능력을 지각(知覺), 지식과 도덕을 지덕(知德), 아는 사람 또는 사람의 됨됨이를 알아봄을 지인(知人), 새로운 것을 앎을 지신(知新), 은혜를 앎을 지은(知恩), 지식이 많고 사물의 이치에 밝은 사람을 지자(知者), 제 분수를 알아 마음에 불만함이 없음 곧 무엇이 넉넉하고 족한 줄을 앎을 지족(知足), 자기 분에 지나치지 않도록 그칠 줄을 앎을 지지(知止), 거문고 소리를 듣고 안다는 뜻으로 자기의 속마음까지 알아주는 친구를 지음(知音), 여러 사람이 어떤 사실을 널리 아는 것을 주지(周知), 어떤 일을 느끼어 아는 것을 감지(感知), 비슷한 또래로서 서로 친하게 사귀는 사람을 붕지(朋知), 기별하여 알림을 통지(通知), 인정하여 앎을 인지(認知), 아는 것이 없음을 무지(無知), 고하여 알림을 고지(告知), 더듬어 살펴 알아냄을 탐지(探知), 세상 사람들이 다 알거나 알게 함을 공지(公知), 서로 잘 알고 친근하게 지내는 사람을 친지(親知), 자기를 가장 잘 알아주는 친한 친구를 일컫는 말을 지기지우(知己之友), 적을 알고 나를 알아야 한다는 뜻으로 적의 형편과 나의 형편을 자세히 알아야 한다는 말을 지피지기(知彼知己), 참 지식은 반드시 실행이 따라야 한다는 말을 지행합일(知行合一), 누구나 허물이 있는 것이니 허물을 알면 즉시 고쳐야 한다는 말을 지과필개(知過必改) 등에 쓰인다.
▶️ 三(석 삼)은 ❶지사문자로 弎(삼)은 고자(古字)이다. 세 손가락을 옆으로 펴거나 나무 젓가락 셋을 옆으로 뉘어 놓은 모양을 나타내어 셋을 뜻한다. 옛 모양은 같은 길이의 선을 셋 썼지만 나중에 모양을 갖추어서 각각의 길이나 뻗은 모양으로 바꾸었다. ❷상형문자로 三자는 '셋'이나 '세 번', '거듭'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三자는 나무막대기 3개를 늘어놓은 모습을 그린 것이다. 고대에는 대나무나 나무막대기를 늘어놓은 방식으로 숫자를 표기했다. 이렇게 수를 세는 것을 '산가지(算木)'라 한다. 三자는 막대기 3개를 늘어놓은 모습을 그린 것이기 때문에 숫자 3을 뜻하게 되었다. 누군가의 호의를 덥석 받는 것은 중국식 예법에 맞지 않는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최소한 3번은 거절한 후에 상대의 호의를 받아들이는 문화가 있다. 三자가 '자주'나 '거듭'이라는 뜻으로 쓰이는 것도 이러한 문화적 배경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三(삼)은 셋의 뜻으로 ①석, 셋 ②자주 ③거듭 ④세 번 ⑤재삼, 여러 번, 몇 번이고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석 삼(叁)이다. 용례로는 세 해의 가을 즉 삼년의 세월을 일컫는 삼추(三秋), 세 개의 바퀴를 삼륜(三輪), 세 번 옮김을 삼천(三遷), 아버지와 아들과 손자의 세 대를 삼대(三代), 한 해 가운데 셋째 되는 달을 삼월(三月), 스물한 살을 달리 일컫는 말을 삼칠(三七), 세 째 아들을 삼남(三男), 삼사인이나 오륙인이 떼를 지은 모양 또는 여기저기 몇몇씩 흩어져 있는 모양을 일컫는 말을 삼삼오오(三三五五), 삼순 곧 한 달에 아홉 번 밥을 먹는다는 뜻으로 집안이 가난하여 먹을 것이 없어 굶주린다는 말을 삼순구식(三旬九食), 오직 한가지 일에만 마음을 집중시키는 경지를 일컫는 말을 삼매경(三昧境), 유교 도덕의 바탕이 되는 세 가지 강령과 다섯 가지의 인륜을 일컫는 말을 삼강오륜(三綱五倫), 날마다 세 번씩 내 몸을 살핀다는 뜻으로 하루에 세 번씩 자신의 행동을 반성함을 일컫는 말을 삼성오신(三省吾身), 서른 살이 되어 자립한다는 뜻으로 학문이나 견식이 일가를 이루어 도덕 상으로 흔들리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삼십이립(三十而立), 사흘 간의 천하라는 뜻으로 권세의 허무를 일컫는 말을 삼일천하(三日天下), 세 사람이면 없던 호랑이도 만든다는 뜻으로 거짓말이라도 여러 사람이 말하면 남이 참말로 믿기 쉽다는 말을 삼인성호(三人成虎), 형편이 불리할 때 달아나는 일을 속되게 이르는 말을 삼십육계(三十六計), 하루가 삼 년 같은 생각이라는 뜻으로 몹시 사모하여 기다리는 마음을 이르는 말을 삼추지사(三秋之思), 이러하든 저러하든 모두 옳다고 함을 이르는 말을 삼가재상(三可宰相), 삼 년 간이나 한 번도 날지 않는다는 뜻으로 뒷날에 웅비할 기회를 기다림을 이르는 말을 삼년불비(三年不蜚), 세 칸짜리 초가라는 뜻으로 아주 보잘것 없는 초가를 이르는 말을 삼간초가(三間草家), 봉건시대에 여자가 따라야 했던 세 가지 도리로 어려서는 어버이를 시집가서는 남편을 남편이 죽은 후에는 아들을 좇아야 한다는 것을 이르는 말을 삼종의탁(三從依托), 키가 석 자밖에 되지 않는 어린아이라는 뜻으로 철모르는 어린아이를 이르는 말을 삼척동자(三尺童子), 세 사람이 마치 솥의 발처럼 마주 늘어선 형상이나 상태를 이르는 말을 삼자정립(三者鼎立), 세 칸에 한 말들이 밖에 안 되는 집이라는 뜻으로 몇 칸 안 되는 오막살이집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삼간두옥(三間斗屋), 가난한 사람은 농사 짓느라고 여가가 없어 다만 삼동에 학문을 닦는다는 뜻으로 자기를 겸손히 이르는 말을 삼동문사(三冬文史), 삼생을 두고 끊어지지 않을 아름다운 언약 곧 약혼을 이르는 말을 삼생가약(三生佳約), 세 마리의 말을 타고 오는 수령이라는 뜻으로 재물에 욕심이 없는 깨끗한 관리 즉 청백리를 이르는 말을 삼마태수(三馬太守), 세 치의 혀라는 뜻으로 뛰어난 말재주를 이르는 말을 삼촌지설(三寸之舌), 얼굴이 셋 팔이 여섯이라는 뜻으로 혼자서 여러 사람 몫의 일을 함을 이르는 말을 삼면육비(三面六臂), 사귀어 이로운 세 부류의 벗으로서 정직한 사람과 성실한 사람과 견문이 넓은 사람을 이르는 말을 삼익지우(三益之友), 세 가지 아래의 예라는 뜻으로 지극한 효성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삼지지례(三枝之禮), 머리가 셋이요 팔이 여섯이라 함이니 괴상할 정도로 힘이 엄청나게 센 사람을 이르는 말을 삼두육비(三頭六臂), 세 번 신중히 생각하고 한 번 조심히 말하는 것을 뜻하는 말을 삼사일언(三思一言) 등에 쓰인다.
▶️ 惑(미혹할 혹)은 ❶형성문자로 或(혹)과 통자(通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마음 심(心=忄; 마음, 심장)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혹시, 혹은의 뜻을 가진 或(혹)으로 이루어졌다. ❷회의문자로 惑자는 '미혹하다'나 '의심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惑자는 或(혹시 혹)자와 心(마음 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或자는 창을 들고 성을 지키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혹시'라는 뜻을 갖고 있다. 혹시라도 적이 쳐들어올까 걱정하는 마음을 표현한 것이다. 여기에 心자가 더해진 惑자는 성을 오가는 사람들을 감시하며 수상하게 여긴다는 뜻이다. 惑자는 그런 의미에서 '의심하다'나 '미혹하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惑(혹)은 정도(正道)의 장해(障害)가 되는 일이나 마음에 혹시, 혹은 하고 생각하다의 뜻으로, ①미혹하다 ②미혹케하다, 현혹시키다 ③의심하다, 의아스럽게 여기다 ④미혹(迷惑), 의혹(疑惑), 현혹(眩惑) ⑤번뇌(煩惱)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미혹할 미(迷), 미혹할 영(覮), 의심할 아(訝)이다. 용례로는 어떤 것을 너무 지나치게 즐김을 혹기(惑嗜), 사람을 홀리는 말이나 주장을 혹설(惑說), 어지러운 세상을 혹세(惑世), 반하여 꼭 믿는 믿음을 혹신(惑信), 끔찍이 사랑함을 혹애(惑愛), 사람을 미혹하는 술책을 혹술(惑術), 미혹되어 어지러움을 혹란(惑亂), 몹시 반하여 제 정신을 잃고 빠짐을 혹닉(惑溺), 수상하게 여김을 의혹(疑惑), 나쁜 길로 꾐을 유혹(誘惑), 어지럽게 하여 홀리게 함을 현혹(眩惑), 마음이 흐려서 무엇에 홀림을 미혹(迷惑), 곤란한 일을 당하여 어찌할 바를 모름을 곤혹(困惑), 생각이 막혀서 어찌할 바를 모름을 당혹(當惑), 어떤 일에 즐겨 빠짐을 익혹(溺惑), 매력으로 남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을 매혹(魅惑), 남을 아첨하여 유혹함을 영혹(佞惑), 남을 속이어 홀림을 광혹(誑惑), 남을 꾀어 속임을 고혹(蠱惑), 속이어 미혹하게 함을 기혹(欺惑), 망령되이 혹함을 망혹(妄惑), 놀랍고 의아로움을 경혹(驚惑), 크게 반함을 대혹(大惑), 미쳐서 혹함을 광혹(狂惑), 의혹을 풀어 버림을 파혹(破惑), 의혹을 풀어 버림을 해혹(解惑), 미혹하지 아니한다는 뜻으로 나이 마흔 살을 일컫는 말을 불혹(不惑), 세상을 어지럽히고 백성을 속이는 것을 이르는 말을 혹세무민(惑世誣民), 후처에게 홀딱 반함을 일컫는 말을 혹어후처(惑於後妻), 글자가 잘못 쓰였다는 뜻으로 여러 번 옮겨 쓰면 반드시 오자가 생긴다는 말을 어시지혹(魚豕之惑), 세상일에 미혹되지 않는 나이라는 뜻으로 마흔 살을 이르는 말을 불혹지년(不惑之年), 지자는 도리를 깊이 알고 있으므로 어떠한 경우에도 미혹되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지자불혹(知者不惑)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