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은 우리의 미래이자 생명입니다. 설악산의 숲과 생명은 있는 그대로 지켜져야 합니다.
전국의 숲해설가와 현장생태환경교육자 397인이 모였습니다. 저희는 산과 숲, 계곡과 하천 등 자연에서 아이들과 시민들을 대상으로 자연을 안내자하는 활동을 하는 사람들입니다. 저희가 이렇게 처음으로 함께 청원을 하는 것은 설악산의 숲과 생명이 경각에 달려있는 소식을 접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8월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에서 설악산오색케이블카사업이 조건부 승인이 났고 조만간 환경영향평가가 진행되고 문화재현상변경심의, 산지전용협의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들었습니다. 이에 저희는 환경부장관님, 문화재청장님, 산림청장님께 청원합니다. 설악산의 숲과 생명은 있는 그대로 지켜져야 합니다.
숲은 인류의 미래요 생명이며, 새 시대는 숲의 시대입니다. 인류의 세계 4대 문명이 번영했던 곳 대부분이 처음에는 울창한 숲과 비옥한 땅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사막이거나 거칠고 메마른 땅으로 바뀌었습니다. 인류 문명의 역사란 숲과 숲에서의 삶을 파괴하고 숲과의 단절을 계속해온 역사였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지나친 인간 욕심에 의해 모든 생명의 터전인 숲이 사라지고 숲과 단절된 지금, 우리 인간의 몸과 마음은 자연 생명력을 상실하고 크게 병들어 가고 있습니다. “숲은 모든 생명의 터전이고, 인류 미래요 생명”이라고 말한 『숲에서 배우다』의 도쿠무라 아키라는 “지금 환경파괴가 심각해지자 많은 사람들이 숲을 갈구하고 있다. 몸과 마음의 치유에 대한 해답을 숲에서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새 시대는 숲의 시대다. 이제 아주 새로운 가치관, 아주 새로운 세계관, 아주 새로운 삶의 방식을 찾아 나설 때다. 새로운 시대를 개척해나가기 위해라도 숲에서 온몸으로 배워야 한다”고 말합니다.
설악산이 무너지면 모든 산은 무너집니다. 지금 우리나라 대표적인 오래된 큰 숲, 설악산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3일간의 활강경기를 위해 오백 년 된 숲을 이미 파괴하고 있으며, ‘천연보호구역, 국립공원지역, 유네스코생물권보전지역, 백두대간보호지역, 산림유전자보호구역’ 등 우리나라 최고 자연유산인 설악산이 일부 정치인과 지역 상인의 지나친 욕심으로 케이블카 설치를 위한 행정절차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경제성보고서, 환경영향평가서, 여론조사 등의 조작으로 이미 두 차례 설악산케이블카 사업이 부결된 바 있으나 경제활성화라는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불법 탈법적으로 강행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얼마 전 국책연구기관인 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마저도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자체가 적절하지 않다고 평가하였습니다. KEI의 검토결과, 오색케이블카 “계획타당성”과 “입지적절성” 문제, 환경영향평가서의 “국립공원위원회의 조건부 심의와 배치와 각종 허위, 부실 작성, 자료의 오류 문제를 지적하면서 환경부는 환경영향평가서 반려하고, 국립공원위원회는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산양 등 수많은 멸종위기 야생동식물의 피난처이자 우리나라 최고 5개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설악산이 뚫리면 지리산, 소백산 등 전국 산 31곳에 계획된 케이블카도 막을 수 없습니다. 2015년 7월 강원도와 전경련은 설악산 정상부에 4성급 관광호텔, 레스토랑, 산악자전거코스, 산악오토바이 코스, 승마장 등 국립공원을 유원지로 개발하려는 계획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은 설악산뿐만 아니라 이미 계획된 전국 주요 산들의 난개발을 열어주는 시작이 될 것입니다.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을 막지 못하면 우리 숲의 미래는 없습니다. 그래서 반드시 막아내야 합니다.
전국의 숲해설가, 현장생태환경교육자들이 함께 설악산이 있는 그대로 지켜지기를 청원합니다. 생태교육자에게 숲은 모든 것을 품고 기르며 삶의 지혜를 길러주는 생명의 어머니, 삶의 스승, 최고의 책입니다. 우리가 숲을 이야기하고 공부하며 가르치는 것도 모두 숲을 사랑하고 숲을 보전하기 위함입니다. 그것은 숲은 우리의 생명이고 미래이며 희망이기 때문입니다. 숲은 바로 모든 생명의 터요, 어머니이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도 우리 산은 민족의 영혼이며 뿌리와 같습니다. 산을 파헤치는 것은 곧 우리의 영혼과 뿌리를 파헤치는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의 생명과 같은 소중한 수많은 산들이 사라지고 있으며 사라질 위기에서 저희는 가만히 지켜만 볼 수 없습니다. 환경단체, 시민사회, 산악계, 종교계에 이어 이제 현장생태환경교육자들이 청원합니다. 앞으로 저희는 전국의 숲교육, 생태교육 현장에서 우리 아이들에게 또 많은 시민들에게 설악산의 숲과 생명을 이야기하며 함께 나설 것입니다. 다시 한번 간곡하게 청원합니다. 설악산을 사람들의 유원지가 아닌 있는 그대로 온전하게 지켜주십시오. 감사합니다.
2016. 7. 17
전국 숲해설가, 현장생태환경교육자 397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