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태권도 역사상 첫 금메달, 그 뒤엔 한국인 지도자 최영석 감독 [도쿄올림픽]
이정호 기자 입력 2021. 07. 25. 08:48 수정 2021. 07. 25. 16:23
[스포츠경향]
20여년 동안 태국 태권도를 이끌어 온 최영석 감독이 24일 일본 마쿠하리 메세 A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태권도 49㎏급 결승에서 파니팍 선수에게 쉬는 시간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0 도쿄올림픽에서 태국 태권도의 새 역사가 쓰여졌다. 그 뒤에는 한국인 지도자가 있었다.
태국의 파니파크 옹파타나키트(24)는 24일 일본 지바 마쿠하리 메세 A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태권도 경기 첫날 여자 49㎏급 결승에서 스페인의 아드리아나 세레소 이글레시아스(18)를 11-10으로 꺾고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
태국 태권도 사상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이 나온 순간이었다. 태국 태권도는 최근 올림픽 무대에서 강자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 2004년 아테네 대회를 시작으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까지 올림픽 태권도에서만 5개의 메달(은 2·동 3)을 가져갔다. 그리고 이번에 옹파타나키트가 태국의 첫 금메달을 수확하며 5회 연속 올림픽 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태국 태권도는 한국인 지도자 최영석(47) 감독이 20년 가까이 이끌고 있다. 최 감독은 2002년부터 태국 국가대표팀을 지도하며 세계적인 강호로 탈바꿈시켰다. 최 감독 부임 이후 아시안게임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사상 첫 금메달을 수확한 태국은 마침내 올림픽에서도 새 역사를 열었다. 최 감독은 “늘 올림픽 금메달이 목표였지만 번번이 은, 동메달에 머물렀다. 이번에는 정말 가능성이 보였고 욕심도 갖고 있었다”면서 “태국 태권도 역사를 새로 쓰게 돼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옹파타나키트도 주니어 시절부터 11년째 최 감독의 지도를 받고 있다.
최 감독은 올해 초 태국 귀화를 신청한 상태로 알려졌다. 2016년 리우올림픽과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태권도 종목에서 태국이 좋은 성적을 내면서 현지 언론을 중심으로 최 감독의 귀화설이 흘러나왔다. 아직 코로나19 여파로 귀화가 마무리되지 않았다고 밝힌 최 감독은 “태국은 지금까지 역도(중국), 복싱(쿠바)에서 올림픽 금메달을 땄는데 모두 외국 지도자가 지도해서 이룬 것”이라면서 “태국에서 20년을 살면서 태국 국민들에게 받은 많은 사랑에 보답할 기회가 있을 것 같았다. 태국 태권도의 올림픽 역사를 새로 만들고 싶었다”며 힘들게 귀화를 결정한 배경을 밝혔다.
태국 태권도는 이번 도쿄올림픽에 여자 49㎏급과 남자 58㎏급에만 선수를 내보내면서 24일 하루로 대회 일정을 마쳤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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