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산방 꽃편지_39」
가을이 오는 것을 시샘하듯 많은 비가 내리고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것이 어느덧 여름의 가장자리에 와 있나 봅니다.
지난봄에 붉은 인동초 모종을 대문 앞 돌담 가에 심었는데 마삭줄과 경주하듯 하늘로 줄달음치더니 줄기 끝에 불그스레한 꽃봉오리가 맺혔네요.
누군가의 손길을 기다리는 듯 한껏 뒤로 젖힌 꽃잎 사이로 내민 암술과 수술의 우아한 곡선미가 가히 예술이네요.
오랜 고난과 역경을 딛고 일어난 이들의 이름 앞에 수식어처럼 붙이는 야생의 인동초는 어떤 악조건에서도 잘 견디는 식물로 꽃 색이 흰색에서 노란색으로 변하기 때문에 ‘금은화’라고도 불립니다.
‘사랑의 인연, 헌신적 사랑’이라는 다소 낭만적인 꽃말을 가지고 있는 인동초는 꽃에 꿀이 많은 밀원식물이며 향기로운 꽃봉오리에 해독성분이 있어서 이른 아침에 채취하여 말려서 꽃차를 만들거나 술을 빚어 즐기기도 한답니다.
이 땅의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한 많은 분의 희생과 노력을 돌아보게 하는 영화 <1987> 마무리 곡 ‘그날이 오면’과,
시와 삶의 일치를 지향했던 윤동주 시인의 ‘새로운 길’ 시 한 편 함께 보냅니다.
지금 비록 앞이 보이지 않을지라도,
추운 겨울에도 잎이 떨어지지 않는 인동초처럼
새로운 마음으로 새로운 날들을 기대하며
“새로운 길”을 함께 걷고 싶습니다.
새로운 길
_윤동주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어제도 가고 오늘도 갈
나의 길 새로운 길
민들레가 피고 까치가 날고
아가씨가 지나고 바람이 일고
나의 길은 언제나 새로운 길
오늘도... 내일도...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그날이 오면> _영화 ‘1987’ 마무리 곡
https://www.youtube.com/watch?v=GIvyqhywCvg
○인동덩굴 (출처: 우리 나무의 세계1)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41XXXXX00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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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산방 꽃편지
「민들레산방 꽃편지_39」 인동덩굴(금은화)
최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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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9.21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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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그날이 오면> _영화 ‘1987’ 마무리 곡
https://www.youtube.com/watch?v=GIvyqhywCv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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