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오 훈화
□ 사순시기가 시작되고, 어느덧 네 번째 주간을 걷고 있
습니다. 우리들은 사순시기를 시작하며 ‘술을 끊겠다’,
‘커피를 끊겠다’ 등의 개인적인 다짐들을 하며 이 시기
를 보내곤 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다짐들은 종종 그 목적이 ‘나를 위한’ 실
천으로 정하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사순시기의
거룩한 다짐은 나를 위함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에 동참하고, 나아가 그리스도의 영광에 함께 하기
위함이라는 목적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 교회는 사순시기를 “우리의 육체적 극기나 단식을 통
한 참회의 생활로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에 참여하여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만나도록 준비하시는 시기”라고
설명합니다. 이러한 준비는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이
아닌 ‘주님을 위한’ 시간으로 준비해야만 합니다.
□ 실제로 이 시기에 교회는 전통에 따라 2가지의 영성
적 준비로 초대합니다.
첫 번째는 ‘단식’이고,
두 번째는 ‘전례’입니다.
□ 첫 번째인 ‘단식’은 교회법규에 의한 것이 아닌 자발
적으로 실천하던 것이 교회법에 도입된 것입니다.
과거에 비해 단식 규정이 많이 완화되긴 했지만, 주님
의 수난에 동참하는 그리스도인들을 위해 단식은 사순
시기를 잘 보내기 위한 영성적 준비이기도 합니다.
□ 두 번째로 ‘전례’는 참회와 속죄를 주제로 성사에 참
여 하도록 인도합니다. 희생 제사로 봉헌되는 미사에서
우리는 매 순간 주님의 수난과 부활의 영광을 체험하곤
합니다.
사순시기는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맞이하기 위한 준비
의 시간이지만, 이 준비는 단순히 기다림의 차원을 넘어
서 주님의 수난에 동참함으로써 완성된다는 점을 알려
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순시기 동안 미사는 다른 때와 달리 더욱더 강조되곤 합니다.
□ 우리는 지금 무엇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습니까? 나를
위한 준비입니까? 아니면 주님의 영광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입니까? 우리의 올바른 영성적 준비로 이 시기를
은혜로운 때로 맞이하고, 주님과 하나 되기 위해 걷는
우리가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