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태시인의음악사랑이야기 (32)
'네이버에서'
《밤하늘의 트럼펫》
진혼(鎭魂)은 ‘죽은 사람의 넋을 달래 고이 잠들게 함’이란 뜻이다. 진혼의 의미에 더해 곡조를 붙인 진혼곡은 레퀴엠(Requiem)이라 하여 죽은 이들을 위령하는 장례미사곡을 말한다.
모차르트 레퀴엠, 베르디 레퀴엠, 드보르자크 레퀴엠 등은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진혼곡들이다.
하지만 대중에게 가장 익숙한 곡은 우리나라에서 ‘밤하늘의 트럼펫’으로 소개된 ll Silenzio(Silence)이다.
이 노래는 우수에 찬 눈빛의 미남 배우로 1950년대에 큰 인기를 끌었던 몽고메리 클리프트가 전쟁영화 ‘지상에서 영원으로’에서 나팔로 애처럽게 불었던 곡이다.
영결식이나 추모제 등의 의례에서 가장 많이 연주되는 이 노래를 듣다 보면 병영생활의 추억이 떠오르기도 한다. 오래전 군생활을 했던 사람들은 힘든 일과를 마치고 일석점호 후 잠자리에서 들었던 ‘취침나팔’의 기억을 되살리게 된다.
진혼곡’의 대명사로 알려진 이 곡이 만들어진 사연이 애달프다.
"미국 남북전쟁때의 일이다. 북군의 한 중대장은 어느 날 밤, 산속에서 죽어가는 군인의 신음소리를 들었다. 짙은 어둠 속에 그 병사의 피아를 식별하는 것조차 힘들었지만, 그 중대장은 꺼져 가는 생명을 살리기로 마음먹었다.
가까이 가서 보니 그 병사는 남군의 군악대 복장을 했다. 중대장은 램프를 들어 군인의 얼굴을 확인하는 순간 울부짖으며 주저앉았다. 그 병사는 자신의 아들이었다. 음악을 배우던 아들이 아버지에게 알리지도 않고 남군에 입대했던 것이다.
중대장은, 아니 아버지는 아들을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결국 숨지고 말았다. 떨리는 손으로 시신을 수습하던 중대장은 아들의 호주머니에서 구겨진 악보를 발견하게 된다. 전쟁중에도 틈틈이 작곡을 했던 것이다. 다음날 중대장은 특별허가를 얻어 아들의 장례를 치르게 된다. 중대장은 장례식에 군악대 지원을 요청했으나 적군이라는 이유로 거절됐고, 겨우 군악병 한 명만 쓰도록 허락했다. 아버지는 나팔수를 선택해 아들이 남긴 악보를 연주하게 했다.
이후 악보는 미국 전역으로 퍼져 나갔고, 진혼곡으로 뿐만아니라 취침 나팔로, 자장가로 남·북군을 가리지 않고 매일 밤 연주됐다."는 이야기는 널리 퍼진 감동적인 설화(legend)
이다. 하지만 역사적 사실로 증명된 공식 기록은 아니다.
정확히 말하면, 이 이야기는 매우 아름답고 드라마틱하지만, 사실로 입증된 적은 없다. 전문가들은 이것을 후대에 만들어진 전설적 이야기
(urban legend)로 분류한다.
실제 역사 기록에 따르면 ‘Taps’의 공식 작곡자는
Daniel Butterfield (대니얼 버터필드), 미국 북군의 장군(Brigadier General)으로
그는 1862년, 버지니아의 해리슨 랜딩(Harrison’s Landing)에서 주둔 중, 기존의 취침 신호(‘Lights Out’ bugle call)가 너무 딱딱하다고 생각하여 병사들을 위한 부드러운 곡으로 ‘Taps’를 직접 작곡하고, 병사(Oliver Norton)와 함께 편곡했다.
즉, 악보는 이미 버터필드 장군에 의해 창작되었고, 어느 아들의 주머니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는 것이 역사적 근거이다.
그럼에도 이 이야기는 곡이 가진 감성과 맞물려 사람들 사이에 널리 회자되고 있으며, 진혼곡으로서의 상징성을 더욱 깊게 해주고 있다.
이 '밤하늘의 트럼펫'의 원제 Il Silenzio는 이탈리아어로 '적막'이나 '침묵'을 나타내는 말로 앞서 말한대로 주로 군대에서 취침나팔로 쓰이던 음악이다.
그런데 이 곡을 트럼펫 연주자였던 니니 로소가 1964년 군부대 위문 공연에서 즉흥적으로 변주하여 애드리브로 연주한 것이 대히트 하여 오늘날의 '밤하늘의 트럼펫'으로 완성되었다.
이 곡은 세계 음원 차트 1위에 오르며 100만장 이상의 음반 판매를 기록했다.
그런데 이 곡이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은 1953년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에 빛나는 영화 '지상에서 영원으로'에 삽입되면서 부터이다.
사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하와이 해변에서 멋진 키스신을 벌리는 남우 버트 랭커스터와 요염한 여우 데보라 커이지만, 이보다 더 깊은 인상을 준 것은 전우의 죽음에 눈물을 흘리며 이 '밤하늘의 트럼펫'을 부는 몽고메리 클리프트의 마지막 씬이다.
어떤 멜로디는 시간의 주름을 넘어 오래된 턴 테이블 위에서 조용히 흘러 나오는 지적거림처럼 기억의 파편을 건드린다. '밤하늘의 트럼펫' 역시
그렇다.
한밤 중에 문득 깨어나 창밖을 응시할 때, 별빛 아래서 들려오는 것 같은 묘한 적막감과 함께 이 곡은 우리 안에 가라 앉아 있다. 그것은 침묵 속에 흐르는 시간,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아련한 기억, 그리고 결코 닿을 수 없는 저 너머의 누군가에게 보내는 짧은 속삭임이다.
그 소리 속에는 단순한 선율 이상의 마치 오래된 카페에서 퍼져 나오는 옅은 커피향 같은 쓸쓸함과 함께, 그리움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그리고 그 그림자 속에는 이탈리아어로 '부오나 노떼 아모르 미오(Buona notte amor mio), 잘자요 내 사랑'이라고 다정하게 속삭이는 연인의 숨결이 잠겨있다.
푸르던 청춘의 한 때, 해운대 백사장 저편에서 들려오던 그 음률,
누군가는 연주자가 외팔이라고도 말해 신비감을 한층 더해 주었던 그 시절을 오늘 다시 소환해 본다.
*니니 로소 Nini Rosso_ Il Silenzio (1965) 밤하늘의 트럼펫
https://youtube.com/watch?v=HTJbf8lmQdQ&si=nZBILap4_3A_bceL
**[밤하늘의 트럼펫Bb] 하모니카연주 김조웅/79세의 버킷리스트
https://youtube.com/watch?v=XCgg6Q7lJys&si=MtkmPGi8009q4skx
첫댓글 곡 중간에 니니 로소가 나직하게 읊조리는 대사가 있습니다. 이는 사랑하는 연인이나 가족을 그리워하며 밤 인사를 전하는 내용으로, 듣는 이의 마음을 더욱 뭉클하게 만듭니다.
"Buona notte, amore... (잘 자요, 내 사랑...)"
1932년 평안북도 정주 출생인 김인배씨는
1950년대 육군 군악대에서 트럼펫을 불면서 연주자로 출발해 1963~64년과 1980년 KBS 라디오 악단장, 1973년 TBC(동양방송) 라디오 악단장을 지낸 바 있다.
또 드라마 주제가인 한명숙의 ‘삼별초’를 작곡한 것을 시작으로 남일해의 ‘빨간 구두아가씨’, 성재희의 ‘보슬비 오는 거리’, 한명숙의 ‘그리운 얼굴’, 조애희의 ‘내 이름은 소녀’, 영화 주제가인 배호의 ‘황금의 눈’과 김상국의 ‘쥐구멍에도 볕들 날 있다’ 등 400여 곡을 작곡하고 2천500여 곡을 편곡했다.
대중음악평론가 박성서는 고인에 대해 “국내에서 가장 많은 트럼펫 연주 앨범을 발표한 명성에 걸맞게 ‘철(鐵)의 입술을 가진 사나이’로 불린 연주자이자 히트곡이 많은 스타 작곡가였다”고 말했다.
고인은 음악 인생 60여년간 트럼펫을 손에 놓지 않으며 평생 음악에 대한 열정을 불태운 것으로 알려졌다.
박 평론가는 “얼마 전까지도 김인배 악단을 이끌며 ‘복고클럽’ 등 공연으로 전국을 누볐다”고 전했다.
https://youtu.be/3-x4P7W7Reg
PLAY
김인배 작곡 <석양>
https://youtu.be/X6lwUJ7oa7A
PLAY
@힐링하모
@힐링하모 그렇군요
제목이 같거나 비슷하거나 유행했던 곡들과 오버랩되어 오해의 소지가 있었군요.
@설해 에요 공감~~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