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천식당>
단천端川은 함경남도의 단천군, 지명이다. 함남 음식을 가져왔다는 말이다. 남한 음식의 지평을 넓히는 음식이다. 모듬 순대라는 메뉴로 오징어순대와 함경도순대가 명태회무침과 함께 나온다. 순대국도 다른 풍미가 있다. 남북한이 섞인 것이 음식에서는 이리 큰 재산이 된다.
1.식당대강
상호 : 단천식당
주소 : 속초시 아바이마을길17(청호동)
전화 : 033-632-7828
주요음식 : 순대, 순대국
2. 먹은날 : 2026.4.7.저녁
먹은음식 : 모듬순대 29,000원, 아바이순대국 10,000원
3. 맛보기
이곳은 아바이마을 순대골목. 여행철이 아니어선지 절반은 문을 닫았다. 문연 집도 이 집 말고는 손님이 거의 없는 듯, 호객을 하는 집도 있었다. 이 집만은 문전성시. 쏠림 현상도 있겠지만, 확실히 다른 집과 차림새가 달랐다.
찬은 많지 않지만 회전이 잘되는 느낌이 여실히 드러났다. 모두 싱싱했고, 갓만들어낸 기운이 진한 것이 입맛을 돋군다. 남한 순대와 다른 느낌이 맛과 외관에서 모두 확실히 드러난다. 우리 순대는 지역별 구분보다 피순대와 나이롱?순대로 구분되는데, 이 순대는 그런 면에서는 진짜 순대지만 피순대는 아니다. 찐득찐득한 식감이 나는데 찹쌀과 채소 및 돼지고기 부산물을 잘게 썰어 넣은 것이다. 식감으로는 재료 분별이 어려울 정도로 잘게 갈다시피했다. 덕분에 입안에 엉겨붙은 느낌이 나서 포만감보다 질리는 느낌 때문에 많이 먹기 힘들다.
오징어순대는 근대에 만들어낸 속초음식이다. 속초는 오징어항으로 유명한 오징어 산지이다. 아바이 순대의 이북사람들이 먹는 순대와 같이 오징어 순대도 뭔가에 속을 넣어 쪄서 만드는 것이므로 같은 순대과라 하여 아바이순대집에서 함께 조리하는 듯하다. 이 집의 속은 둘이 큰 차이가 없는데 오징어순대에는 오징어 다리를 넣은 것이 감지된다. 속도 아바이순대처럼 그렇게 많이 뭉게지지 않아 덜 느끼하다.
오징어순대는 일반순대보다 통이 커고 접착성이 덜하므로 속이 쉽게 빠져 나온다. 그래서 계란을 입혀서 부쳐주기도 하는데, 이 집은 후자다. 계란 노른자만을 써서 부친다는데 과연 색깔이 노랗고 예쁘다. 부쳐내니 모양도 이뻐지고 격도 높아지는 듯하다. 어쨌든 그래도 일반순대보다 덜 느끼하고 속의 식재료 느낌이 식감으로 남아 먹기도 덜 지루하다.
또 하나의 특색은 명태회를 곁들이는 것. 함께하니 확실히 덜 느끼하고 좋다. 그러나 최대의 난점은 전반적으로 음식이 달다는 것. 단맛은 북한 유래는 아닐 거고 남한에 와서 너무 상업화된 나쁜 특색이다. 단맛은 자신없는 음식에 보이는 수준낮은 방안인데 너무 깊에 배여 있다. 반찬도 달고 주요음식도 달다. 명태회도 가자미식혜도, 배추물김치도 오징어젓갈도. 입안이 너무 달아 도망갈 곳이 없다. 덕분에 모든 음식이 쉽게 질리게 된다. 단맛 빼도 맛있을 음식이고 충분히 성의가 담긴 음식이니 제발 단맛좀 약화시켜 주시길.
오징어 순대를 뒤집으니 오징어링의 모양새가 선명하다.
명태회. 잘깃거리는 식감이 좋다. 단단하지도 않고 무르지도 않고 맛이 풍성한데 단맛이 제맛 감지를 방해한다.
새우젓 맛은 일품이다.
가자미식해. 서비스란다. 따로 주문해야 하는 것을 운 좋게 맛볼 수 있었다. 향과 맛이 진한 음식이다.
함경도 지방의 향토음식이다. 가자미를 엷은 소금에 재었다가 좁쌀밥을 넣고 삭힌 음식이다. 특히 함경도 가자미식해는 엿기름을 넣고 담근다. 함경도를 비롯, 강원도 등 동부권의 음식으로 경북 일부 지역에서도 먹는다. 동해안의 특성이 담긴 음식. 엿기름을 넣었는지는 변별하기 어려우나 역시 달다. 단 맛을 약화시켜 본디 맛을 부각시켰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아바이순대국. 다른 지역 순대국과 크게 차별성은 없어 보인다. 들깨를 많이 넣었고, 순대는 아주 조금이고 대부분 돼지고기 조각을 넣었다. 국물맛은 풍성하고 좋다. 새우젓국물을 첨가하니 맛이 훨씬 더 영롱해진다.
깍두기가 제일 맛있다. 달지 않고 무 자체의 단맛이 신선하게 느껴진다. 아삭거리는 무의 식감도 아주 좋다. 음식의 느끼한 맛을 잡아주는 1등공신이 되어주었다.
밥. 갓지은 밥이 차져서 좋다.
물김치. 달고 배추에 맛이 덜 배여서 기대만은 못하다.
정성 다한 오징어젓. 단맛만 적어진다면 최고의 맛일 거다.
4. 먹은 후
1) 함흥에는 함흥냉면이 없고, 인도에는 인도카레가 없고
함흥에는 함흥냉면이 없다. 함흥에는 냉면이라는 이름도 없고, 다만 국수라고 불렀을 뿐이다. 밀가루가 없다보니 별수 없이 구하기 쉬운 메밀면에 말아먹었는데, 남한에 피난 와서 먹고 살게 없어 그때 먹는 국수를 주메뉴로 식당을 할랬더니 누가 이름을 함흥냉면이라고 붙이라고 조언하더런다. 그래 붙인 함흥냉면이 식당 상호이자 음식 이름이 되어버렸다. 그 지역 출신 최정여 교수님의 말씀을 전해들었다.
평양냉면도 마찬가지. 평양에서도 단지 국수라고 부르던 것이 남한에 와서 평양냉면이 되었다. 해당지역 사람들이 먹으면서 자신의 땅 이름을 붙일 필요가 없는 거다. 함흥냉면은 비빔냉변, 평양은 물냉면 등의 조리 영역차이는 있어도 지역명으로 구분하지는 않은 것이 남북한 문화가 남한에서 섞아다 보니 지역명으로 변별할 필요가 생긴 거다.
요즘 중국에서 한국것을 아무거나 다 중국 거라고 한다고 해서 기분 상하는 경우가 많다. 김치도 자기 거라나? 그러나 중국에서도 김치를 먹는 것이 아니다. 김치는 침채라고 하던 시절에는 소금에 절여 먹기는 햇을 거다. 그러나 고춧가루에 붉게 담근 김치는 조선족이 먹고 중국에 간 한국 사람이 먹는 거지 중국사람은 먹지 않는다. 중국 사람이 김치를 먹는다면 아마 중국김치, 한국김치, 이처럼 국가명을 붙여서 구분했을 것이다.
그러나 중국도 안 먹고 김치를 탐내던 일본에서도 안 먹으니 그냥 여전히 한국에서만 김치를 먹으므로 한국김치라고 할 필요가 없다. 김치하면 그냥 한국 음식인 것이다. 언중이 명명할 때는 다 나름의 근거가 있고, 그런 명명의 배경을 좇아가보면 어느 정도 소종래가 나온다. 이름만으로도 김치는 이미 유일한 한국 음식인 셈이다.
하지만 냉면도 다르고 순대도 다르다. 평양냉면, 함흥냉면 외에 다른 이름은 없다. 남한에서는 모두 남한 냉면인데 따로 이름 붙일 필요가 없어서다. 순대도 소속을 밝혀야 한다. 아바이순대, 아마도 북한에서는 그냥 순대였을 거다. 굳이 아바이라는 명칭을 쓸 필요가 없었을 텐데, 남한에 오니 남한 순대와 조금 다르고, 그 차별성을 오히려 강점으로 삼는 것이 유리할 거 같아 북한에서 쓰이는 아버지, 늙은이, 할아버지의 방언인 아바이를 갖다 붙여 무기로 삼은 거다.
한국에서 일반적으로 먹는 순대도 아마 북한으로 가면 남한순대니, 전주순대니 하는 이름이 붙을 거다. 우리는 그냥 피순대와 그냥 순대로만 변별하는 것이 지역 병칭이 붙어 변별되는 것이다. 병천순대는 사실상 제품에서의 특성은 없다. 도살장이 있던 천안의 병천에서 많이 생산되다 보니 전문성을 강조하려는 의도에서 붙은 거지, 다른 지역과의 조리상 차별성은 별로 없다.
순대는 또 연변순대가 있다. 아바이순대보다 끈끈하다. 속은 찹쌀이 대부분이고 돼지 부산물이 조금 들어간 듯하다. 아바이순대보다 훨씬 더 쉽게 질린다. 아마 추운 지방이어서 지방이 필요해서 이처럼 찐득하고 질리는 맛이 필요했던 듯하다.
결국 남한 사람 입에는 남한 순대가 제일 입에 맞는 거 같다. 남한이라고 다 순대를 먹은 것은 아니다. 경북지역은 먹지 않아 성인이 되고서야 처음으로 순대를 맛봤다는 사람이 많다. 전라도에서는 오래전부터 순대를 먹었다. 잔칫상에는 빠지지 않았다. 잔치에는 돼지를 잡기 때문이다.
나는 어릴 때 잔칫집에서 먹었던 순대맛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성인이 되어 어떤 할머니가 장에 이고나와 팔면서 자신이 직접 만들었다고 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어릴 때 먹던 딱 그맛이었다. 그맛은 어디에 가서도 재현 되는 것을 못봤다. 모두 맛이 하향평등화한 것은 아닌지. 그런 순대 맛들던 분들이야말로 순대장인이 아닌가 싶다.
전주순대라는 이름으로 그 순대를 재현했으면 좋겠다. 가능할지. 각설하고 이제 속초음식의 한 줄기를 이루게 된 아바이순대 아바이순대마을은 속초음식을 풍성하게 하고 나라 음식의 다양성을 높여서 우리 음식의 성가를 높이고 있음이 분명하다. 여행객에도 좋은 미각기행 기회를 주고. 다른 지역의 음식이 와서 어떻게 이동음식으로 살아나는지 좋은 사례가 되는 것도 좋다.
이동음식도 자기음식이 되는데, 자기음식을 버리는 것은 참 많이 잃는 것이라는 걸 생각하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 그래서 더 많은 사람을 행복하게 해줬으면 좋겠다.
2) 식후경
청호해수욕장, 금강대교의 낙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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