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얼굴>
이런 박물관이 한국에 있어 좋다. 그만큼 우리가 일상의 예술과 소통에 관심을 가져온 결과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서다. 그것이 국가나 집단의 기획이 아니라, 한 연극 연출가 개인의 손으로 만들어졌다는 것도 뜻깊다. 개인적으로는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에 집중한 개인의 삶의 기록일 것이고, 사람들과의 소통을 중시한 예술가의 소통의 기록일 것이다.
*박물관 얼개
주소 : 경기 광주시 남종면 분원길 3-6 (분원리 68)
전화 : 031-765-3522
휴무일 : 휴무 월,화요일
관람료 : 성인 6,000원, 우대 4,000원
*방문일 : 2020.11.25.
*박물관 소개
박물관 오픈 : 2004년 5.15일이 문을 열었다. 연극 연출가 김정옥이 지난 40여년간 수집해온 수많은 전시품들을 얼굴 삼아서다. 전시물은 우리의 옛사람들이 만든 석인, 목각인형, 도자기 및 세계 여러나라의 도자인형과 유리 인형, 그리고 사람의 얼굴을 본뜬 와당과 탈춤의 탈과 기타 가면 등등 헤아릴 수 없이 다양하다.
박물관장 김정옥
출생 : 1932년 2월 11일, 광주
학력 : 1955년 서울대학교 불어불문학과 졸업,
1956년 파리 소르본대학 영화학연구소에서 영화와 불문학 공부
데뷔 : 1959년 사상계 신인현상문예 시 '오후' 당선
경력 : 1959년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 교수(한국 최초의 4년제 연극영화학과)
1963년 극단 민중극장 연출, 64년 대표
1966년~현재 극단 자유 예술감독
1979년 한국연극협회 이사장
1982년 국제극예술협회 한국본부 회장
1991년 예술원 회원
1997년 국제극예술협회 세계본부 회장,
2000년 한국문화예술진흥원 원장
2011.11.~2013.12. 제35대 대한민국예술원 회장
수상 : 1998년 동랑연극상, 1985년 프랑스정부 문화훈장, 1989년 예술문화대상, 1993년 대한민국예술원상, 1995년 최우수예술인상, 1998년 은관문화훈장 등
연극 등 연출 : 1961년 <리시스트라다> 이후 <무엇이 될고하니>(1979) 등 100여 편, 2017년 안숙선 명창의 창극 '그네를 탄 춘향' 연출
영화 감독 : <바람부는 날에도 꽃은 피네>
저서 : <나의 연극교실>, 서문당, 1974/1996
<영화예술론>, 동화출판공사, 1982
<영화학입문>, 꼬레 장, 김정옥 역, 영화진흥공사, 1982
<시인이 되고 싶은 광대>, 혜화당, 1993
<바람부는 날에도 꽃은 피네>, 혜화당, 1994
<연극적 창조의 길>, 시각과 언어, 1997
<영화론의 전개와 제3의 영화>, 시각과 언어, 1997
<나의 연출작업, 체험적 연출론>(박물관과 공연예술, 2020)
<나, 살아남은 자의 증언>(늘봄, 2020)
김정옥 연구서 : 김미도ㆍ신현숙, <김정옥의 연출세계 - 영원히 자유를 꿈꾸는 시인 광대>(극과인간, 2011)
2020년에 낸 두 권의 책 중 <나의 연출작업, 체험적 연출론>은 연출작업을 정리한 회고록이고, <나, 살아남은 자의 증언>은 6.25관련 개인적체험을 소설 형식으로 써낸 저서이다. 우선 90이 다 되는 원로의 왕성한 집필작업 능력이 놀랍다. 더구나 전자의 책은 대한민국 연극사의 집적이고, 후자는 6.25전쟁에 관한 깊은 역사적 철학적 성찰이어서 그 의미가 만만하지 않아 더 놀랍다.
“20세기 스크린의 영원한 얼굴” 전 개최
▣ 전 시 명 : 20세기 스크린의 영원한 얼굴
▣ 전시기간 : 2020년 5월 27일 ∼2020년 12월 27일
▣ 전시장소 : 사람박물관 얼굴 전시실
*전시품 내용과 박물관의 의의
연출가 김정옥이 50년에 걸쳐 모은, 1,000점이 넘는 얼굴 조형 전시품들이 실내외에 빡빡하게 전시되어 있다. 주로 야외에 전시된 석인이 전시물의 주류라고 할 수 있는데, 장승(벅수), 문관석, 동자석, 선비석, 민불 등과 석물로 양마석, 향로석 등등 300여점이 있다. 실내 전시물에는 목각인형 (상여나 꼭두극 또는 불교미술)이 200여점, 도자기나 테라코타의 인형(한중일 등) 50여점, 와당(한국, 중국) 50여점, 가면 100여점, 초상화나 무속화의 인물화 100여점, 현대작가의 회화와 조각 100여점, 그밖의 민속품, 도자기 100여점 등 모두 1000여점이 넘는다.
전시품은 지금도 계속 새로 모으고 있고, 품목도 확대되어 예술가의 얼굴, 배우의 얼굴, 화가의 자화상 등으로 이어진다. 이미 세계 최고의 전시라 할 수 있을 거 같은데, 끝없는 자기 갱신마저 일어난다.
전시물에서는 다양한 모습과 얼굴 표정속에 담겨있는 장인의 예술적 감수성을 엿볼 수 있다. 얼굴은 인류역사에 존재했던 모든 사람이 각기 고유한 자기 얼굴을 가지고 있었을 정도로 다양한 모습을 가진다. 그 자체가 다양성의 예술작품인 셈이다.
*전시물은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다기보다, 관람객과 함께 자유롭게 늘어서 있는 느낌이다. 전시품 설명이 붙어 있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더구나 개관 이래 지금까지 계속하고 있는 자기얼굴그리기 체험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진 많은 얼굴조약돌들도 전시되어 있어, 관람객이 스스로 전시물이 되어 참여하고 있는 거 같다. 관람객도 전시대상이 되고, 전시물도 관람객이 되어 미러게임같이 주객(主客)의 구분이 어렵다. 주객이 하나가 되는 축제의 장이다. 주인은 옛사람이고, 관람객은 현대인이니 옛날 사람을 불러나와 현대인과 벌이는 한판 축제의 장인 것이다.
전시장도 5개 정도의 영역으로 분류되어 관객과의 거리 원근이 달라지는데, 그 한 가운데는 무대와 객석이 있는 공연장이 차지하고 있다. 배우나 관객이 모두 전시물 속에서 공연을 보는 공간배치다. 따라서 배우와 관객도 전시물과의 구분이 애매해져서 누가 누구를 보는지 알 수 없는 거울속의 거울같은 구조가 계속 생산되므로 전시장 자체가 구경거리가 된다.
얼굴에 나타난 표정은 인간의 표현력이 가장 집중되는 곳이다. 영화나 연극 예술에서도 배우는 얼굴을 통해서 가장 말없는 말을 가장 많이 한다. 더구나 표정언어는 대부분 만국공통이어서 비언어 소통 (nonverbal communication)에도 유리하다. 얼굴은 말의 의미도 강화해서 전달한다. 얼굴은 다양성과 예술과 소통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얼굴박물관은 소통과 예술의 핵심을 전시한다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그럼에도 얼굴박물관은 흔하지 않다. 탈박물관은 몇 군데 있지만 얼굴박물관은 없다. 다른 나라에도 얼굴 박물관이 있을까. 견문이 짧은 탓인지 보고 들은 바 없다. 전북 진안에서 가위박물관을 보고 의아했다가, 전시품을 보고 그 대단함에 입이 벌어졌던 기억이 있다. 이곳 얼굴박물관이 그러하다. 아니 의미와 전시품 진폭을 보면 그 이상이다.
이런 박물관이 한국에 있어 좋다. 그만큼 우리가 일상의 예술과 소통에 관심을 가져온 결과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서다. 그것이 국가나 집단의 기획이 아니라, 한 연극 연출가 개인의 손으로 만들어졌다는 것도 뜻깊다. 개인적으로는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에 집중한 개인의 삶의 기록일 것이고, 사람들과의 소통을 중시한 예술가의 소통의 기록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그러나 관객으로서는 한 개인에게 너무나 많은 것을 빚지게 되는 셈이다. 박물관 운영 측면까지 고려한다면 더욱 그렇다. 연극 연출에서는 거의 빚져 본 일이 없는데, 박물관 운영에서는 1년에 5천만 원이 적자란다. 한국 문화의 힘은 개인의 저력과 사명감이 젖줄이지만, 그에 호응하는 사회적 지원은 턱없이 부족하다. 평생의 수집은 한 사람의 몫이었어도, 사회적 다수의 향유 대가는 사회 혹은 공공의 몫이 아닐까 한다.
*관석헌
전라도 강진에서 옮겨온 한옥, 여류화가 김승희(金承姬)여사의 조부가 80여년 전 서울 목수 김춘연(金春葉), 허균(許均)을 동원하여 백두산 소나무로 지은 집이다. 김승희 여사의 3대 할아버지가 비장(裨將) 벼슬을 지냈다고 하여 金비장댁으로 알려져 있던 이 집은, 상량문에는 장춘실(長春室)로 명명되어 있었으나, 박물관으로 옮겨오면서 관석헌(觀石軒)이라고 명명하였다. 관석헌은 돌을 보는 집이란 뜻이다. 앞에 석물이 가득하니 적절한 이름이라 하겠다. 관석헌에서는 다회나 가족모임을 가질 수 있으며, 묵어갈 수도 있다.
*경기도 광주의 박물관
현재 광주시에는 도립 경기도자박물관과 사립 얼굴박물관, 풀짚공예박물관 등이 운영 중이다. 광주시는 역사도시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해 광주시 역사박물관 건립을 추진 중(12.29.)이다.
*박정자 주연의 연극 <꿈속에선 다정하였네> 공연
배우는 나와서 인사말만 하고 연극은 화면으로만 진행되었다. 작년 5월에 진행된 연극의 재공연이 화면으로 이루어진 셈이다. 코로나 와중에 이만 해도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부제를 ‘혜경궁 홍씨’로 붙여 놓았으니, 사극이자 <한중록>의 재연이라 할 수 있겠는데, 내용 면에서는 묘효인 ‘영조’를 호칭과 지칭으로 쓰는 우를 범하고, 사도세자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으로만 접근하는 등의 한계가 있었다. 차라리 영조와 사도세자, 정조 3인을 등장시켜 왜 그리 하였는지, 3인의 입장을 들어보고 한풀이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역사는 살아남은 자의 기록이 아니던가. 살아남을 수 없었던 자의 목소리도 들어보고, 역사도 가정해보고 하는 것은 연극이기에 가능한 수법이고 해원이 아닐까.
어쨌든 대한민국 배우가 훌륭한 것인지, 박정자가 훌륭한 것인지, 놀라운 목소리의 힘에 내용상의 한계에도 심신미약이 되어 극 속으로 끌려들어갔다. 인사말하는 배우는 마치 여염집 아낙인 거 마냥 범상해보였는데, 연기는 전혀 범상하지 않았다. 관장 김정옥 선생님과 오래 호흡을 맞추어온 연륜이 그대로 묻어 있었다.
목소리가 연극에서 갖는 비중이 새삼 놀라웠다. 순간에 공연장을 영조 시대 궁궐로 바꾸어 놓는 마력, 소리 색깔의 결, 숨결, 고저의 결, 강약의 결 등등 평소에 놓쳐버리는 소리의 결이 여기서는 마법의 손, 마이더스의 손이 되어 관객을 휘어잡았다. 오히려 얼굴보다 더 천변만화의 모습을 보여주는 얼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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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처의 붕어찜마을에서 점심을 먹고 이곳에 들러 관람하고 경안천습지생태공원을 들러 산보를 하면 하루 풀코스 나들이가 된다. 식사는 <수와연> 흑마늘밥집을 추천한다. 식당은 차로 5분 거리에 있다.
<경안천습지생태공원> http://cafe.daum.net/koreawonderland/jjOW/34
<수와연> http://cafe.daum.net/koreawonderland/jHes/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