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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동신초등학교 글쓰기 동아리 강좌
어린이 시 쓰기
강사: 박경선(현 대구대성초등학교장)
대구교육대학원에서 아동문학과 강의를 맡고 있고 지도서로는 『열린 교실의 글쓰기』『재미있는 글쓰기』『자신있는 글쓰기』가 있다.
동화책『너는 왜 큰 소리로 말하지 않니』 『신라 할아버지』『하늘을 덮는 천막』 『개구쟁이 신부님과 해를 맞는 부처님』 『엉뚱이 뚱이』, 『우체통에 칭찬 넣기』『집 없는 햄스터』『토꼬와 할꼬』『서로 동무 사이』『아버지와 한 약속』등 20권이 있다.
흔히들 동시라고 하는 시를 어린이 시라고 하겠습니다. 먼저, 산문과 시는 어떤 점이 다를까요? 볼일 보러 차근차근 걸어가는 걸음걸이를 산문(줄글)이라 한다면, 시는 신날 때 춤을 추는 걸음이라 할 수 있어요. 그래서 산문은 내용이 넓고 자세하게 쓰여지지만, 시는 여러 생각들을 하나로 뭉쳐서 되도록 단순하게 다져서 나타내어야 하지요.
1. 시를 쓰기 전에 알아둘 일
좋은 시를 쓰려면 먼저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과 모든 사물의 마음을 헤아려 볼 줄 아는 마음을 가져야겠지요?
그 다음으로는 내가 참되게 살아야 합니다. 이 모든 것이 갖춰진 사람은 시를 쓰려고 하지 않아도 생각이 곧 시요, 말이 곧 시요, 삶이 곧 시가 됩니다. 그러므로 시는 어려운 것이 아니고 둘레의 모든 것이 글감이 될 수 있으며, 부지런히, 참되게 일하는 생활 속에서 그대로 터득한 마음과 생각이기 때문에 남이 읽어 함께 느낄 수 있고 진실하고 솔직한 마음에 감동을 받을 수 있는 글이 됩니다.
그 다음으로는 시에서 쓰는 말의 조건을 알아보겠습니다. 한 마디로 살아 있는 말을 써야 합니다. 그러면 어떤 말이 살아있는 말일까요?
※ 시에서 쓰는 말의 조건 (살아 있는 말)
ㅇ 자기 말, 쉬운 말
ㅇ 가장 알맞은 말
ㅇ 자기만 가진 느낌이나 자기만의 생각을 나 타낸 말
ㅇ 쓸 데 없는 말을 줄여 쓴 말
ㅇ 하고 싶은 말을 마음껏 한 말
2. 글감 찾기에서 쓰기까지
시는 특별한 것이 아니고 우리 주위의 모든 것이 글감이라는 생각을 가지면 글감은 어디에서나 얻을 수 있습니다. 몇 몇 시들을 보기로 들어 보일 테니 다음 세 가지를 따져보며 시를 읽어봅시다.
첫째, 어떤 것들이 글감이 되었는가?
둘째,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과 사물들의 마음을 헤아려 볼 줄 아는 마음들이 시 에 어떻게 녹아 있는가?
셋째, 시에서 살려 써야 할 말들이 어떻게 표현 되어 있는가?
가. 한 일 글쓰기 설거지 어머니가 허리 아픈 날 어머니 몰래 설거지를 하였다. '덜그덕 덜그덕' 어머니가 잠을 깨서 깜짝 놀라셨다. 어머니가 웃으셨다. 나도 어머니 따라 웃었다. (94년에 1학년 정채은이 쓴 시) |
※ 이렇게 시의 글감을 자기가 한 일에서 찾으면 참으로 귀한 시가 됩니다. 어머니랑 서로 마주보고 웃었다는 말에서 어머니는 아이를 기특하게 생각하고, 아픈 어머니를 신경 써주는 아이의 따스한 마음이 그대로 들어가 있지요? 시는 이렇듯 설명이 필요 없이 아름다운 마음들을 담아 낼 수 있는 형식입니다.
나. 식물을 글감으로 한 시 난 잎이 길쭉해 꼭 크고 싶다는 마음이 있는 것 같고 잎이 꽃처럼 옆으로 퍼져 있는 것은 꼭 분수 같다. 끝이 뽀족한 건 자기를 보호하려는 것 같지만 잎 위쪽에 골이 패인 것 보면 곤충을 미끄럼 태워 주려는 따뜻한 마음 같다. (93년 4학년 김향미) |
※ 이 시는 난의 마음을 헤아려 보며 쓴 시입니다. 난 화분 앞을 무심코 지나쳤다면 이런 시를 쓸 수 없었겠지요? 이렇듯, 우리는 모든 사물에 대해 귀를 열어두고, 마음을 주고받아야 좋은 시를 쓸 수 있습니다.
다. 동물을 글감으로 한 시 개구리 개구리가 친구하고 달리기를 하고 있다. 보러 가이까네 잡아가는강 싶어가 엄마한테 일러주러 가네 (84년 2학년 문은희) |
※ 여기서 ‘보러 가이까네’는 ‘보러 가니까’의 사투리 말입니다. 사투리 말이라도 자기가 느낀 것을 그대로 글로 풀어내어 썼기 대문에 실감이 오히려
실감이 나고 진실 되게 느껴지지요? 또 우리가 무서우면 엄마한테 일러주러 가듯 개구리도 엄마한테 일러주러 간다고 생각한 자기만의 생각을 썼습니다. 이렇듯, 자기만의 말로 자기만의 생각을 풀어 써 봅시다. 그러면 그게 바로 시가 됩니다.
라. 날씨를 글감으로 한 시 안 개 창문 밖이 안 보인다. 도화지 새하얀 도화지가 우리 학교를 둘러싼 것 같다. (94) 5년 양정식 |
날씨를 보고 느낀 감동을 그대로 풀어내어 놓은 글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즐겨하는 놀이 속에도 글감은 늘 숨어 있습니다. 2011년 세계 육상 선수권대회가 아니더라도 우리 어린이들에게 운동경기는 참 신나는 것 중 하나이지요? 축구하며 논 이야기를 글감으로 잡은 시 한 편을 읽어봅시다.
※ 다음 ‘축구’ 시에서 몇 연이 가장 실감이 납니까? 우리도 이와 비슷한 경험이 있지요? 우리도 이런 경험을 시로 풀어내어 봅시다.
마. 놀이를 글감으로 한 시
축구
“와아!”
하는 함성소리
공 하나가 우리 반을 끌고 가네
짝수는 다리 걷고
홀수는 팔뚝 걷고
땀이 나도 따라가고
숨이 차도 따라가네
(94년 5학년 손운학)
바. 사람을 글감으로 한 시 아버지의 뒷모습 아버지는 우리가 학교 가는 모습을 본다. 내가 학교가면 어딘가 허전하신가 봐 빨리 집에 돌아가야지 (94년 5학년 정재호) |
※ 직장을 잃거나, 편찮으셔서 집에 계시는 아버지의 마음을 헤아리게 되면 이런 따스한 시를 쓸 수 있겠지요?
시는 결코 흉내말을 넣어 리듬을 살리고 말만 짜 맞추어 기교를 부려쓰는 그런 글이 아닙니다.
리듬감과 기교는 없어도 자기만의 진실이 담겨 있고, 흉내말은 없어도 자기만 느낀 느낌이 자기만의 표현으로 나타난다면 참으로 좋은 시입니다. 지금부터 글감 수첩과 연필을 준비해 다니며 곳곳에 널려있는 글감들을 모아 봅시다. 그것들이 좋은 시를 쓸 수 있는 밑천이 됩니다.
글감 수첩과 연필을 준비해 다니며 글감들을 모아 보았는지요? 이번에는 시를 더 쉽게 쓰는 방법과 좋은 시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3. 메모나 일기를 시로 바꾸기
학교 뒤 낙동강
(학교를 마치고 나, 준규, 종명이랑)
강당(뒤)에 갔다./
앗! 낙동강이 되어 있었다./
송장 헤엄치게와 물매암이가 있었다./
강에 다 놀러 온 기분이었다.
(깊이는 1미터의 반이었다.)/
장화 신고 온 아이들만 신이 났다./
내일은 꼭 장화를 신고 온다./ 알았냐?
(98년 2년 오대식)
이 글은 일기글인데 ( )한 부분을 없애고 강당에 갔다를 강당 뒤에 갔다로 "뒤"자만 넣어 줄을 바꾸어 읽어보세요. 이렇게 자기만이 경험한 것, 자기만이 생각한 것, 자기만이 발견한 것을 자기만이 찾아낸 소리나 말로 쓰면 그대로 시가 됩니다.
동열이 생각 1995년 7월 12일 집은 헌집이지만 옥상에 가보면 대추나무가 멋있던 집 나는 다시 가고 싶다. 동열이는 아직 거기 살 텐데. 동열아 계속 거기 살아라 네가 이사 가면 영영 못 만나니까 (5년 박영진) |
동열이 생각은 일기장에 일기처럼 적어 놓았는글인데 줄을 바꾸어 보았습니다. 여러분들 일기장도 잘 들여다 보면 이랗게 자기만의 간절한 생각을 담아놓은 글이 있을 겁니다. 이런 글들은 줄만 바꾸어 읽어보면 시처럼 운율도 느껴지고, 동무를 그리워하는 마음도 생생하게 함께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면 어떤 시가 좋은 시일까요? 다시 한 번 정리해보겠습니다.
4. 좋은 시란 어떤 시일까?
좋은 시는 진실성, 독창성, 구조적 완결성이 있는 시가 좋은 시라 하겠습니다. 어려운 말이니까 다음과 같이 풀어보겠습니다.
(진실성)
우리 어린이 눈높이에서 공감할 수 있는 시
실감나고 가슴에 와 닿는 시
절실한 체험이나 생활 감동을 바탕으로 쓴
진실성과 생동감이 넘치는 시
(독창성)
자기 생각과 느낌을 자기 말과 자기 목소리로 나타낸 시
남들이 보지 못한 사물의 생명을 붙잡은 시
(구조적 완결성)
주제가 뚜렷하여 장면이 선명하게 떠오르고, 전체 내용이 통일되어 있는 시
군더더기가 없는 시
가. 진실된 시쓰기
어머니 어머니는 리어카 빵 장사를 한다. 어머니는 동생을 업고 빵 장사를 한다. 어머니는 빵 장사를 하며 밤을 깎는다. (84년 2년 박진희) |
※ 이 시는 기교도 모르고 시가 뭔지도 모르는 어린이가 그냥 자기 어머니에 대해 썼습니다. 자기 어머니가 고생한다는 말은 한 마디도 없지만 우리는 이 글을 통해 어머니가 참 고생하시는구나를 읽을 수 있고, 시의 운율을 느낄 수 있고 고생하는 어머니에게 정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이런 시가 진실된 시입니다.
그럼, 좋지 않은 시를 한 번 읽어봅시다.
우리 가족 하하 호호/ 언제나 웃음이/가득한 우리 집// 기쁠 때는/같이 즐거워하고/ 슬플 때는/서로 위로하는/우리 가족// 슬플 때나 기쁠 때나/ 서로 서로 돕는/우리 가족 (5년) |
※이 시는 진실된 감동이 느껴집니까? 자기만의 독특한 말이 느껴집니까? 그런 것이 느껴지지 않는다면 이 시는 거짓말 시입니다.
나. 독창성 있는 시 쓰기
뿌리 웬종일/ 땅에만 묻혀/일하는 뿌리/ 하늘을 보지 못하고/ 한평생 땅에만 묻혀 사네 그래도 /뿌리는 보람 있다/ 물을 흡수하고 저장하여/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게 한다. (93년 5학년 강은진) |
※ 땅위에 나와 있는 것만 보지 않고 땅위에서 땅속으로 자리바꿈 해봄으로써 깊이 있는 글이 되었습니다. 독창성은 이렇게 시간이나 장소도 바꾸어 생각해보며 관심 갖는 일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다람쥐 다람쥐는 깔짝깔짝/ 도토리만 먹는다./ 음식을 가려먹어도/ 혼나지 않는다/ 가려서 먹어도/ 뚱뚱한 다람쥐 (97년 1년 강민주) |
※ 다람쥐를, 부모님께 음식 가려먹는다고 혼나는 자기와 비교해서 썼지요? 독창성은 더러는 이렇게, 어린이들의 엉뚱한 생각에서 나옵니다. 어린이만의 순수한 생각이 담겨 있기 때문에 재미있고, 공감이 갑니다.
그럼, 다음 시를 읽어봅시다.
책장 책장은 요술쟁이/ 한 장 한 장 넘기면/무서운 이야기// 책장은 요술쟁이/ 한 장 한 장 넘기면 /재미있는 이야기// 책장은 요술쟁이/ 한 장 한 장 넘기면/꿀맛 같은 이야기// (6학년) |
이 시에서 자기만이 발견한 사실이 있습니까? 또 자기만의 독특한 말을 찾을 수 있습니까? 이런 것들을 찾을 수 없다면 이 시는 좋은 시가 아닙니다. 그러고 보면 진실성과 독창성은 따로 따로 있는 것이 아니고, 함께 어울려 다니는 것으로 볼 수 있지요?
다. 짜임새 있는 시쓰기
※ 고양이는 연 구분 없이 여섯 행으로 되어 있지요?. 1연에서 ‘고양이를 샀다.’는 시작의 내용이 들어있고, 2연에서는 고양이가 자세히 봐서 안아주었다는 한 일을 썼습니다. 3연에서는 자기 생각을 결론으로 썼지요
고양이 고양이 새끼를 샀다. 참 예뻤다. 그런데 나를 자세히 보았다. 안아 주니까 자기 엄만강 싶어서 자꾸 쳐다본다. (85년. 3년 이기혁) |
따져보면 처음, 가운데, 끝에 들어가야 할 내용을 차례대로 썼습니다. 시는 꼭 이런 형식대로 쓸 필요는 없지만 내용상 이런 완결성은 갖추어야 합니다. 물론 어린이들이 시를 쓸 때 이런 구조를 따져가며 쓸 필요는 없어요. 그런 걸 따지며 쓰다보면 머리로 짜 맞추는 기교를 부리는 거짓 시가 되어버릴 수도 있거든요. 어린이 여러분들은 자기가 생각한 것, 느낀 것을 꾸밈없이 자기 말로 쓰다보면 저절로 이런 구조를 갖추게 되고 어른들은 흉내 낼 수 없는 순수하고 진실된 시가 되지요.
끝으로 어린이 여러분에게 당부합니다. 억지로 시를 꾸며 쓰려고 하지말고, 평소에 관심을 가지고 모든 사물들을 대하며 글감 수첩에 그것들을 적어두었다가 자기만의 말로 나타내어 보세요.
이 시는 현재 눈에 보이는 것을 보며 눈에 보이지 않는 것, 즉 과거와 미래도 생각하며 쓴 시입니다. 시는 이렇게 깊이있는 생각을 하는 사람에게만 시로 다가옵니다.
( 조금)
설탕을 조금 가지고도
음식 맛은 달게 되네
비누를 조금 가지고도
내 몸이 깨끗이 되네
햇볕을 조금 가지고도
새싹이 자라네.
조금 남은 몽당연필로
책 한 권을 다쓰네.
조금 남은 양초
하늘하늘 춤추는 불빛
아무리 작더라도 불빛은 즐겁지
조금 웃는 아기 웃음
이 세상에서 제일 귀엽지
-엘리자벳 노벨이 쓴 A little-그리고 좋은 시도 많이 찾아 읽어봅시다. 시를 읽으면 마음이 따스해지고 생각도 커진답니다. 이렇게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우리 둘레를 돌아보면 시가 될 글감들이 널려 있어요. 우리도 나만이 발견한 것, 나만이 깨친 생각들을 시로 풀어내어 봅시다.
아이들은 아직도 기교만 부린 시와 자기 생각을 창의적으로 쓴 시가 헷갈리는 모양이었다.
다음 11월 17일에는 산문 쓰기에 대해 이야기하기로 하고 2시 20분에 교실에서 나왔다. 오늘이 마침 친전 어머니 기일인데 친정은 신천역 3번 출구로 나오면 되는 가까운 거리에 있었다. 신천 주공아파트 206동 708호다. 참 희안하다. 처음에 내한테 배정된 학교는 수성구 지묘초등학교라 불평을 해서 동신초등학교로 바꾸었는데 기일 준비를 하도록 이렇게 가까운 학교를 배정 받은 게 조상의 은덕인 것 같다. 모처럼 일찍 가서 제사상 준비를 했다. 순우랑 부치게를 굽고 무우 체를 쓸고 하다보니 서울 막내 순나도 오고 남산동 언니도 왔다. 차차 김서방과 남편, 동인동 언니내외가 왔다. 제사를 지내고 12시에 제삿밥 한술 먹고 택시를 탔다. 총알 택시라서 신천동에서 대곡동까지 할증료가 붙었을 텐데도 7500원 밖에 안 나왔다.
2011년 9월 16일 금요일 더운 날
아침 방송 시간에 2기 전교회장단 학생들에게 임명장을 주었다.
회장은 6-1반 김영우, 부회장은 6-4반 이재혁, 이예진,
5학년 부회장은 김광원, 이하은이다.
학생 자치 활동에 관심 없는 학교 아이들이라 대부분 단일 후보로 당선되었다.
첫째 시간에는 황보매 선생님이 장염이라서 결근한 2-1반 교실에 들어갔다. 보결로 어제 동신초에서 시 쓰기 지도한 자료 중 쉬운 시들만 골라 시 쓰기 수업을 한 시간 하고 아쉬운 대로 괜찮은 시 세 편을 얻었다.
할아버지
대성초 2-1 우민석
할아버지는 새벽에 나간다
버섯을 판다.
오실 때
쓰러질 것 같이 오신다.
안개
대성초 2-1 이채현
창문밖에 안개가 꼈다
누가 누가 싸우나?
아하! 해님과 바람이 싸우는구나
그래서 안개가 말려주나보다
동생
대성초 2-1 이소윤
남동생이 까불까불
남동생은 개구리 같다
여동생은 깡충깡충
여동생은 토끼 같다.
오후에 회장단 학부모님들이 인사차 오셨다. 아무 것도 사오지 않은 것이 다행스러웠다. 덧붙여 화분이나 음료수 같은 것 사와야 된다는 생각을 버리고 학급에 빵, 우유를 돌릴 생각도 하지 말며 행사 때 화분 보내는 일까지 신경 쓰지 말고 오로지 교육과 학생을 지원해줄 것을 당부드렸다.
2011년 9월 17일 토요일
2학년 2반 김성이 선생님이 출장이라 2학년 2반에 보결을 들어갔다. 시 쓰기 지도를 한 시간 하고 작품을 받아보니 아이들이 제법 잘 썼다.
9시 40분에 서정오 선생님이 작가와의 만남 강의를 하기 위해 오셨다. 야윈 모습에 살이 많이 빠졌다고 했더니 당뇨병이라서 살이 빠진다고 한다. 1
1학년 아이들에게 옛 이야기 세 편 들려주었다. 그리고 아이들의 질문을 받았다. 1학년 선생님들이 서정오 선생의 책을 읽고 작가에게 묻고 싶은 질문을 종이 아래 칸에 적도록 한 aha양이다. 그 중에서 질문 내용이 괜찮은 아이들의 이름을 ‘질문 있어요“ 판에 붙여 둔다. 포스터 잇 한 장을 떼면 질문할 아이 이름이 나온다. 이름이 불린 아이는 자기가 질문할 내용을 물으면 되는데 질문지에 적은 것을 가지고 읽으려고 하다보니 목소리도 작고 소리도 잘 안 들린다. 그리고 모든 아이들에게 서정오 선생의 책을 사주어서 아이들의 작가의 사인을 받았다. 서 선생은 아이들에게 옛날 이야기 세 꼭지를 해주었다. 강의료는 33만원 주기로 했다.
서 선생을 보내고 도서실에서 학력 리더십 캠프 개강식을 했다. 이순신 장군의 취미는 일기쓰기이고 세종대왕의 취미는 독서와 공부하기라는 예를 들어 항상 행복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날마다 도전해서 행복한 사람이 되자고 이야기하였다.
그리고 교장실로 돌아와 2011년 8월 31일 국립국어원(원장 권재일)에서 표준어로 인정받지 못하던 39개 단어를 표준어로 인정받은 것을 위드로 쳐서 선생님들께 쿨메신지를 날렸다.
선생님들, 참고로 하세요.
뜻이나 어감 차이가 있어 별도의 표준어로 인정한 경우
현재 표준어 | 추가표준어 | 현재 표준어 | 추가표준어 |
기에 | 길래 | 거치적거리다 | 걸리적거리다 |
괴발개발 | 개발새발 | 끼적거리다 | 끄적거리다 |
날개 | 나래 | 두루뭉술하다 | 두리뭉실하다 |
냄새 | 내음 | 맨송맨송 | 맨숭맨숭/맹숭맹숭 |
눈초리 | 눈꼬리 | 바동바동 | 바둥바둥 |
떨어뜨리다 | 떨구다 | 새치름하다 | 새초롬하다 |
뜰 | 뜨락 | 아옹다옹 | 아웅다웅 |
먹을거리 | 먹거리 | 야멸치다 | 야멸차다 |
메우다 | 메꾸다 | 오순도순 | 오손도손 |
손자 | 손주 | 찌뿌듯하다 | 찌뿌둥하다 |
어수룩하다 | 어리숙하다 | 치근거리다 | 추근거리다 |
연방 | 연신 |
같은 뜻으로 많이 쓰여 표준어로 인정한 경우
현재 표준어 | 추가표준어 |
간질이다 | 간지럽히다 |
남우세스럽다 | 남사스럽다 |
목물 | 등물 |
만날 | 맨날 |
묏자리 | 묫자리 |
복사뼈 | 복숭아뼈 |
세간 | 세간살이 |
쌉싸래하다 | 쌉씨름하다 |
고운대 | 토란대 |
허섭스레기 | 허접쓰레기 |
토담 | 흙담 |
현재 표준어 | 추가표준어 |
태껸 | 택견 |
품세 | 품새 |
자장면 | 짜장면 |
두 가지 표기 모두를 표준어로 인정한 경우
2011년 9월 19일 월요일
흠숭하는 교육감님께
교육감님!
교육감님의 배려로 서울대에서 101기 교육행정지도자 과정 연수를 받고 있는 대성초 박경선 인사 올립니다.
추석은 잘 보내셨는지요?
9월 9일, 대구 내려오는 길에 우리 연수생끼리 추석 인사드리러 가자고 했더니
교육감님께 오히려 폐가 된다며 말리더군요.
왠지 할 도리를 못한 것만 같아 찜찜합니다.
하지만
저 역시 교육감님이 재임하시고부터 청렴을 제 일로 강조하는 바람에
우리 대구 교육계가 청렴도면에서 정말 정화되고 있음을 느끼고 있는 터라
교육감님의 성품과 인품으로 미루어볼 때 오히려 혼이 날까 싶어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감사한 마음과 흠숭의 마음은 싸안고 있습니다.
교육감님이 몸소 실천으로 보여주시는 청렴을 본받아 저도
우리 학교 선생님께 실천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청렴을 교사 신조 제일로 삼아왔지만
요즈음은
“우동기 교육감님 재임 이래 인사치례 문화가 사라진 것 몰라요?”
하며 교육감님 핑계를 대면 모두가 수긍을 하고 자세를 고쳐 잡는 분위기입니다.
저희는 교육감님의 배려로 네 명이 올라가서
날마다 감사한 마음으로 연수를 받고 있습니다.
서울에서는 5명, 부산에서는 1명, 인천에서는 2명,
광주에서는 2명, 대전에서는 2명, 경기도에서는 6명,
울산에서는 1명, 강원도에서는 4명, 충북에서는 4명,
충남에서는 2명, 전북에서는 4명, 경북에서는 2명,
경남에서는 5명, 제주도에서는 1명이 왔습니다.
저희를 합쳐 총 45명입니다.
특이한 것은 전남에서는 한 명도 오지 않았습니다.
제가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16개 시도 45명 중 총 7명의 여교장이 왔는데 이 희소성 속에
교육감님께서 저를 보내주셨다는 사실에
다시금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인적 네트워크를 중시하며 사람 사귀는 일도 게을리하지 말아야겠지만
시간을 아껴 쓰며
교장으로서의 학식과 도량을 넓혀가겠습니다.
그저께 저녁에는 방과후에 광화문에 들러 교보문고에도 가보고 세종이야기 전시관에도 가보았습니다.
이순신 장군은 일기 쓰기가 취미이고 세종대왕은 독서와 공부하기가 취미라는데
그 두 분의 취미와 제 취미가 공통점이 있어 반가웠습니다.
제 저서를 가장 많이 낸 지식산업사도 경복궁 근처 통의동에 있어
광화문에 나간 김에 김경희 사장님을 불러내어
김영근 교장선생님과 함께 담소를 나누었습니다.
지식산업사 사장님 역시 서울대 출신으로 출판협회 이사장님이시며
우리말 살리는 겨레 모임을 이끌고 있어 나눌 이야기가 참 많았습니다.
이렇듯 저희들은 하루 하루를 알차게 보내고 있습니다.
9월 15,16, 17일은 재택 기간이라서 학교에 나갔습니다.
학교운영위원회도 하고 학부모 연수도 하고, 작가 초청 강연회도 하고,
학력 캠프 리더십 공부 개강식도 하며
짬짬이 보결 수업도 들어가 아이들을 만나보고 왔습니다.
참 이상한 일은
학교에 가면 화장실 갈 시간도 없는데
떠나오고 나면 그 바쁜 일들이
제가 아니고도 잘들 돌아가고 있다는 사실에
우리 학교 선생님들께 감사드릴 일입니다.
교육감님!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이번 주도 연수 잘 받고 오겠습니다.
2011년 9월 19일 서울로 떠나면서
박경선 올립니다.
2011년 9월 19일
교총 안영옥 회장님이 오셔서 강의하셨다. 별로 기억하고 싶은 이야기가 없었다.
수업이 끝나자 한강에 유람선을 타러 갔다. 김영근교장선생님, 장병옥교장선생님, 김성덕 교장선생님과 서울대역에서 영등포구청역에서 갈아타고 여의나루역에서 내렸다. 6시 20분 배가 있어 승선권을 1인당 14000원씩 주고 끊었다. 저녁 먹을 시간이라 우선 간식으로 햄버거를 3000원씩 주고 한 개씩 사서 들어갔다. 햄버거를 먹으며 유람선을 타고 한강 다리를 바라보니 저녁 야경이 꼭 외국관광을 온 기분이고 참 행복했다. 배안에서 매직 쇼도 보여주었다. 비둘기 나오는 마술, 끊 묶어 푸는 마술, 링이 걸리게 하는 마술, 색다른 것은 없었지만 흥미로웠다.
2011년 9월 20일 화요일 맑음
오전 수업은 LG 최 고문님이 오셔서 칭찬의 역작용과 스티커의 반 작용에 대한 동영상을 보여준 것이 인상 깊었다. 이론적으로는 알고 있었지만 동영상 자료를 보니 더 실감이
났다. 나도 내일 usb를 가져와서 바탕화면에 둔 이 두 자료를 담아가야 하겠다.
오후 수업은 국제대학원 교수님이 부상하는 중국에 대해 이야기했다. 졸음이 와서 비몽사몽간에 들었다.
수업 후 인사동으로 나갔다. 이형필, 김성덕, 장병옥, 김영근, 나 모두 다섯 명이 서울대역에서 타서 중간에 사당역에서 갈아타고 안국역에 내렸다. 인사동 거리는 외국인도 많이 찾는데 몇 번 왔던 거리라서인지 특별한 감흥이 없었다. 한국적인 것이라고 전시해둔 물건, 작품들도 다 시큰둥하게 보였다. 인사동 구경을 끝내고 장춘당 족발을 먹으려고 택시를 타고 원조 1호 할머니 족발집까지 택시 두 대에 나누어 타고 갔다. 우리 차는 차비가 3000원 나왔다. 뒷차는 돌아오느라 4000원 나왔다.
족발집은 늦은 시간인데도 1,2,3층까지 손님이 많았다. 우리는 2층 창가 식당에 앉아 그 유명하다는 장춘당 족발을 뜯었다. 콩나물 국물이 곁들여 나왔다. 내 생에 언제 이렇게 여유를 즐겼나 싶어 참 행복했다. 이형필 교장선생님이 군 복무 기간 중에 서울에서 생활해서 서울 지리를 잘 알아서 더 편리했다. 함께 하는 분들이 있어 또 행복했다.
2011년 9월 26일 월요일 맑고 더운 날
날마다 행복한 날이다.대구신매초 김영근 박사, 신암 이형필 교장, 학산 장병옥 교장과
대구를 출발해 10시, 문경 휴게소에 들러 비엔나 커피를 마시고
11시 30분 여주 휴게소에 들러 곤드레뚝배기로 점심을 먹고
오후 2시, 서울대에 와서 해외 여행 설명을 듣고
오후 4l 30분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 있는 호수공원으로 출발해
호수공원의 맑은 물빛을 보며
멋진 나무들의 푸르름을 보며
국화로 만든 조형 동물들을 보며 걷고
6시 50분, 경기도 일산 삼보가든에서
숯불갈비구이 1인분 (150g)에 29000원하는 저녁 식사를 했다.
그리고 숙소로 정한 쉐르빌 모텔에 와서 맡겨둔 여행 가방을 꺼내오며
1박 30000원 4일치 12만원을 드렸다.
혼자만의 공간에서 다시 책상 전등불을 밝히기 위해 분해해넣어두었던
전등을 설치하고
여행 가방에서 옷을 꺼내고 일상용품을 꺼내 책상위에 올려두고 일기를 쓴다.
오늘은 피곤해서 공부도 하기 싫다. 그냥 편하게 잠자고 싶다.
2011년 9월 27일 화요일 맑고 더운 날
오늘 오전에는 서울대 송광용 총장이 오셔서 지방교육자치에 대해 강의하셨다.
강의 내용 중에 교육은 성과의 장기성이라는 특수성을 가지고 있다는 말씀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교육부장관은 자기 재임 기간에 무언가 성과를 내려하는 것이 문제인데 잘못하면 교육을 고치는 것이 아니라(예를 들자면 보여주기 위한 입학 사정관제에 힘을 쏟으며 무언가를 보여주려는 노력 등) 교육이 아닌 것을 보여주게 된다. 그렇듯 잘못된 교육(수업)의 피해도 단 기간에 나타나지 않는다. 대한민국이 잘 살게 된 이유는 새마을 운동보다 교육의 힘이 크다. 70년대 중반에 자녀 교육에 부모들이 헌신한 공로이다. 즉 학부모의 교육열 덕택이다. 교육을 장기적 관점에서 봐야 한다. 단 기간에 내가 뭔가를 했다는 것을 보여주려면 교육이 아닌 것이(성과의 비가시성:측정과 평가가 곤란하다) 된다. 교육의 특성은 교사의 권위가 이루어져야 하는 데 있다. 권위란 권위주의와는 다르며 상대방을 자발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힘을 말한다. 권위주의는 청산해야 하지만 권위가 청산되어서는 안된다. 교사의 권위를 인정해야 교육이 된다. 학생 앞에서 욕하면 그 욕이 학교로 오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식에게 간다. 교육의 특수성을 생각한다면 일반 행정가처럼 해서는 안된다. 교육 행정은 교육을 아는 사람이 해야 한다. 교육부 장관이 누구일 때 가장 변화가 많았나? 교육자일 때는 변화가 가장 적었다. 교육을 바로 잡아 했기 때문에 성급한 보여줌 같은 짓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101기 교육행정지도가 과정 진행을 맡고 있는 김영식 팀장이 10월 23일에 장가를 간단다. 33세인 신랑이 이미란이라는 30세 규수를 만나서. 일요일이라서 축하해주러 가지는 못하지만 축시패라도 만들어 주고 싶다.
2011년 9월 28일 수요일 맑고 약간 쌀쌀한 날
오늘은 서울대 제자들 만나는 날이다.
점심을 먹고 제자들 줄 선물을 사러 꽃집에 들렀다. 장미꽃 한 송이랑 usb 8기가짜(14500원) 3개를 선물로 준비했다.
수업이 끝나고 함께 온 대구 교장선생님들께 오늘은 서울대에 다니는 제자들 만나는 날이라 방과후에 함께 놀러 갈 수 없다며 장미꽃을 보이자 김영근 교장선생님은 붉은 장미꽃은 열정과 도전을 상징하며 동쪽을 상징한단다.(노란색은 중심, 파랑색는 남쪽, 흰색은 서쪽, 북쪽은 검은색을 상징한다.)
오후 5시 30분에 관악구청 앞에서 윤준원이랑 배지훈이를 만나 쉐르빌 모텔 앞 사보텐 레스토랑에 들렀다. 서울대 축하 선물이라며 장미꽃과 usb 를 건네주었다. 저녁을 먹고 나서 라붐아울렛(서울대역 3번 출구)에 영화르 보러 갔다. 도가니는 8시 30분에 시작해서 7시 40분에 시작하는 컨테이젼(CONTAGION) 영화표를 샀다. 팝콘과 콜라도 샀다. 팝콘을 먹으며 영화를 보았다.. 세균 전염으로 사람들이 죽어가는 모습을 현장감있게 담아놓은 영화다. 어쩌면 앞으로는 이보다 더 심각한 세상이 올지도 모르리라.
영화를 보고 나오니 서울여대에 다니는 임아리가 달려왔다 .브로빈에 들어가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옛날 학급에서 함께 공부했던 시시콜콜한 추억들을 이야기꺼리로 꺼내어 씹으며 즐겼다. 아이들과 헤어져 돌아오니 그 새 문자가 와 있다.
“선생님, 너무 즐거웠어요 ㅎㅎ 또 뵈요!" 윤준원papachoco@nate.com 010-3574-9066
"jhdreamsbig@yahoo.com 배재훈 010-6714-8878“
"kung0246@snu.ac.kr 김경태 010-9381-7777“
“선생님! 오늘 오랜만에 뵙게 되서 너무 좋았어요! 먼저 찾아 뵈야했는데 이렇게 보게 돼서 한편으론 죄송도 하구요. 앞으로 자주 연락 드릴께요. 오늘 정말 옛 추억 떠올리면서 즐거운 시간보내다 갑니다. 안녕히 들어가세요. 제자 임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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