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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수미술관
도시의 가치척도를 예술로 가늠한다면 경주는 최고의 문화예술도시라 할 수 있다. 신라 천년의 수도였던 경주는 화려한 불교문화를 꽃피운 이래 꾸준히 예술작품이 역사와 함께 문화예술로 성장해왔다. 경주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역사 문화예술도시임은 자명한 사실이다.
경주에는 오래된 역사문화예술적 가치를 가진 문화재 외에도 젊은 세대들의 취향에 맞게 체험할 수 있는 문화예술들이 곳곳에서 방문객들을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경주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는 황리단길과 봉황대, 그리고 혼자수미술관이 동시에 주목받고 있다.
경주 혼자수미술관은 봉황대 바로 옆 3층 건물에 위치해 있다. 이색적인 자수로 완성된 작품들이 경이롭게 한다. 혼자수미술관은 특이한 작품세계를 오감으로 체험하게 하는 한편 매주 진행되는 특강으로 문화예술도시의 한축을 경험하게 한다. 또 미술관 전체에 은은하게 퍼지는 커피향과 다양한 취향을 충족시키는 차류들이 낭만저격 플레이스로 떠오르게 한다.
혼자수미술관 3층에서는 봉황대를 넓은 유리창을 통해 볼 수 있다. 미술관에서 커피잔을 앞에 두고 봉황대에서 열리는 뮤직스퀘어를 바라본다면 멋진 뷰에 감동하게 될 것이다.
세계명화들에 혼을 불어넣어 자수로 완성한 작품을 작가의 해설을 들으면서 감상하는 일은 어디에서도 경험하기 어려운 행운이다. 한국인이 모르는 한국의 보물, 경주 혼자수미술관에서 특별한 체험으로 힐링의 시간을 가져본다.
◆문화강국 3천년을 꿈꾸는 혼자수미술관
경주 혼자수미술관은 최근 경주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는 황리단길과 남북으로 길을 잇고 있는 봉황대와 이웃하고 있다. 혼자수미술관은 국제문화교류센터 2층과 3층에 카페식으로 꾸며져 있다. 입장료에는 커피값이 포함되어 있다.
혼자수라는 말은 이용주 작가가 지어낸 말이다. “영혼이 깃들지 않는 손으로 작업을 한다면 예술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말처럼 혼을 담아 작품을 만들기 때문에 혼자수라 명명했다”고 설명한다.
혼자수미술관은 초상화, 정물화, 풍경화 등 다양한 작품들이 빛의 굴절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입체적인 느낌, 옷감을 직접 만지는 듯한 질감까지 표현하는 예술의 세계를 경험하게 한다.
이용주의 작품들은 세계 유명작가들의 작품을 원작의 색채대로 실을 염색해 혼을 담은 전통자수기법으로 원작보다 더 원작 같은 예술품으로 재탄생한다. 원작이 표현하고자 했던 빛, 바람 같은 무형의 질감까지 혼을 쏟아 수놓은 자수의 장점으로 낱낱이 되살아나 감탄을 자아낸다.
작품 감상은 3층부터다. 미술관 문을 열고 들어서면 커피향이 먼저 대뇌신경을 자극하면서 야릇한 흥분감을 준다. 입구에 들어서면 클림트의 ‘키스’, ‘리아뭉크의 초상화’, 화려한 드레스와 꽃을 배경으로 춤추는 ‘댄서’, 19세 정숙한 처녀 ‘게르타 펠소바니의 초상화’ 등의 작품들이 공중에 매달린 듯 전시돼 있다.
안으로 들어가면 탁자와 의자들이 넓은 공간에 카페형식으로 정리되어 있고, 남향의 넓은 창틀에도 의자가 길게 배치되어 있는데 봉황대 고분에 자라는 고목과 잘 다듬어진 공원, 멀리 남산까지 뷰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반대편으로 고개를 돌리면 실물크기의 사람들이 도시 속을 분주하게 걸어가는 도심의 거리 작품이 사진처럼 생생한 현실을 보여준다.
이곳이 혼자수미술관 만남의 공간이다. 봉황대 뮤직스퀘어 공연을 감상하거나 다양한 세미나식 모임이 진행되기도 하고, 본격적인 작품 감상 이후 토론을 펼치는 미술관 수다의 장소다.
이용주 작가는 자신의 작품이 언젠가는 세상에서 가장 비싼 작품으로 남을 것이라 장담한다. 717억 원에 낙찰된 고흐의 작품도 종이와 물감이 가진 시간적인 유한성 때문에 결국은 세상에서 사라질 것이다. 원작을 입체적으로 만든 혼자수 작품은 1천 년, 2천 년 후에도 작품성을 유지하면서 존재해 가장 비싼 작품으로 세상에 남을 것이라 한다.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이용주 작가가 오전과 오후로 시간을 나누어 하루 2회 작품설명회를 갖는다. 또 20일부터 8월5일까지는 매일 작품설명회가 진행될 예정이다.
혼자수미술관은 고흐와 클림트의 예술작품 등을 감상하고, 카페에서처럼 차를 마시며 대화하고, 공연을 감상하는 힐링의 명소가 되고 있다.
◆미술관의 수다 미수다
이용주의 혼자수미술관에서는 다양한 수다를 들을 수 있다. 그는 작품을 통해 사람을 만나는 일을 즐거워 해 다방면의 사람들을 초대하고, 또 모여든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혼자수미술관은 늘 방문객으로 수다스럽다.
혼자수미술관은 지난 6월부터 매주 일요일 오후에 특별한 수다상을 차린다. 이용주 작가가 자신의 예술세계를 설명하거나 전시된 작품과 그 화가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시간이다. 특별한 예술인의 삶과 예술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는 시간에는 약사, 의사, 건축가, 공무원 등등의 전문가들이 주제를 발표하고 토론하는 시간을 갖기도 한다.
미술관 주인 이용주 작가의 수다는 인기다. 소설가이기도 하며 만담꾼의 재능을 타고 났다는 평을 듣는다. 세계적인 예술인들의 특별한 예술적인 삶에 대한 이야기가 귀를 기울이게 한다. 최근에는 반 고흐의 엽기적인 삶과 작품세계에 대한 이야기, 클림트의 이야기가 사람들을 미술관으로 당기는 힘이 되고 있다. 또 경주 소나무, 석굴암 본존불 작품은 워낙 실물과 같아서 “작품 앞에 불전함을 두고 예불을 드리게 해도 되겠다”는 우스갯소리도 한다.
‘고흐, 내가 죽이다’라는 주제로 진행된 시간에는 40여명의 방문객들이 북적거리며 고흐의 작품세계와 그의 삶에 대한 이야기로 수다꽃을 피웠다.
오관현 약학박사의 ‘당뇨’를 주제로 펼친 건강상식과 체질개선, 양학과 한의학에 대한 특강에 이은 다양한 의견들은 늦은 시간까지 이어졌다.
혼자수미술관은 경주시민, 관광객들이 한자리에 모여 예술과 세상의 이치, 아름다운 삶에 대한 이야기로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 가는 문화수다공간의 기능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고흐, 내가 죽이다
이용주 작가는 지독하게도 반 고흐에 천착한다. 700여 점이 넘는 고흐의 작품 중에 세계적으로 알려진 명작 105점이 이용주의 손으로 다시 부활해 세상을 주유한다. 평면으로 드러났던 고흐의 자화상도 이용주의 손끝에서 입체적으로 살아나 새로운 명작의 세계로 관객들을 유도한다.
고흐의 작품세계를 태어나면서 공부하고, 그림을 그리고 사람을 만나고 헤어지고, 다시 그림을 그리다 생을 마감하는 순간까지 시대별로 작품을 만들어 전시하고 있다. 고흐의 세계를 설명하는 이용주의 눈은 유난히 반짝거린다. 마치 고흐의 대변인이 되어 그의 삶을 세상 사람들에게 고스란히 설명해야 하는 의무를 지고 있는 사람 같아 보이기도 한다.
고흐의 작품을 베끼다가 이제는 ‘고흐, 내가 죽이다’라는 소설을 썼다. 일본인의 요청으로 일본에서 일본어로 먼저 출판하게 된다며 기쁨과 아쉬움을 보였다. 한국어로도 출판할 계획이 있다는 말이 다행스럽게 들린다.
혼자수미술관에서 고흐가 다시 살아난다. 이용주 작가가 100여점의 고흐 작품을 모사해 자수로 부활시킨 작품들은 고흐를 더욱 고흐답게 설명한다. 고흐가 그린 37점의 자화상들은 모두 옆모습이다. 정면을 그린 작품은 없다는 사실도 새롭게 설명으로 이해하게 한다. 고흐는 보이지 않는 것을 보려고 노력했다. 고흐가 바다와 나무, 건물을 함께 그렸지만 결국 표현하려는 바람은 제대로 드러내지 못했다. 이용주는 자수의 특성으로 빛과 볼륨을 살리고 바람에 날리는 실을 심어 바람을 표현했다.
고흐는 그의 동생이 일생동안 뒷바라지를 했다. 결국 삶을 마감하는 시간도 동생이 기획했다는 설명이다. 동생은 6개월 시한부 삶을 선고받고, 본인이 죽은 후 형이 살아갈 날을 걱정해서 스스로 자살하게 만든다는 이야기다.
혼자수미술관은 고흐의 일대기를 작품으로 설명한다. 이용주 작가는 고흐의 입장에서 작품을 재해석 하고 혼자수작품으로 고흐를 살려내고 있다. 이어 그는 소설 ‘고흐, 내가 죽이다’를 집필해 고흐의 예술적 삶을 세상에 공개한다.
◆미설가 이용주의 예술세계
혼을 담은 자수와 소설을 쓰는 작가 이용주는 만남을 추구한다. 과거에서 현재로 다시 미래의 시간으로 이어지며 실과 실, 실과 천, 그림과 염색, 자수와 장인들이 하나가 되는 만남의 하모니가 그의 예술을 완성시켜가는 조합이다.
이 작가는 1974년부터 그림을 배웠다. 1982년부터 우리 그림의 정체성을 찾아 명맥이 끊긴 가색자수를 되살려 사실감과 입체감을 만들어 내는 방법을 연구해 혼을 담은 한국만의 미술 혼자수를 개발했다.
혼자수는 비단 위에 색상을 입혀 본을 만들고, 실을 그림 색상에 맞추어 염색하고, 염색한 실로 수를 놓아 점과 선, 면의 작업을 진행해 그림을 완성하는 창작예술이다. 이러한 혼자수로 ‘스레드아트’라는 기법을 그만의 독특한 예술분야로 구축해 특허 등록했다. 미술품을 만져서 느끼는 ‘스킨 리얼리즘’이라는 신조어도 그가 만들었다.
그는 그만의 독특한 기법으로 세계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원작처럼 모사했다. 또 우리나라 학생들이 공부하는 교과서에 실린 세계명화 394점을 원작으로 모사하고 있다. 이 작품들은 24개국 168개 미술관과 36명의 개인이 소장하고 있다. 원작은 우리나라에는 단 1점도 없다. “작품은 원화 크기로 보아야 공간과 색에 대한 이해를 제대로 할 수 있다”며 “아이들의 문화적 욕구를 해소하고 제대로 된 미술공부를 돕기 위해 세계명화를 원작크기로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 200여점의 교과서에 실린 원화를 완성했다.
그의 작품은 비단에 전통기법으로 염색한 수를 놓아, 보는 방향에 따라 작품의 색과 느낌이 달라진다. 방향에 따라 보이지 않던 소나무가 보이기도 하고, 흰 머리카락이 검게 보이기도 한다. 청바지의 질감이 손에 그대로 촉감으로 전해진다.
이 작가의 독특한 혼자수기법은 국내는 물론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실크로드 작품 24점은 이스탄불시가 구입했다. 2016년 이스탄불엑스포 포럼에서 그의 작품이 소개되고, 평창올림픽에서는 IOC 위원장의 초청으로 IOC뮤지엄에 혼자수작품이 전시되었다. 세계의 전현직 대통령 11명이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기도 하다.
이용주 작가는 “혼자수는 노동집약적 수행과 단련으로 새긴 내면의 깊이를 가진 작업으로 지극한 정성과 진력의 혼으로 만들어 절묘한 아름다움을 지닌다”면서 “혼자수궁을 지어 어려운 예술가와 이웃을 돕는 것, 세계명화를 모두 보유한 문화관광대국이 꿈”이라 말한다.
첫댓글 지금은 또 새로운 작품으로 전시를 열고 있답니다.
가봐야겠다는 마음만 가득
시간을 노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