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마나카드는 모두 44장으로 구성돼 있다. 이는 하와이인들이 예로부터 숫자 ‘4’와 ‘44’를 매우 신성한 숫자로 여기고 있기 때문에 그리 만들었다고 한다. 한자권 사람들은 (우리나라 사람들도..) 숫자 ‘4’를 죽을 ‘死’자와 연결해서 나쁜 수로 여겨 (어떤 병원 건물 엘리베이터에는 4층이 아예 없다.)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아무튼 그런 숫자를 하와이 사람들은 왜 의미심장한 수(넷), 신성한 숫자(4)로 여기는 걸까?
일단 하와이인들은 하와이어로“4(Hā)”가 숨(호흡), 생명을 뜻하는 “Hā”와 동음이어란 데 주목하여, 거기에서 연유를 찾고 있다.
그런데, 호아카 생각으로는, 그들의 먼 조상(폴리네시아인)이 살던 남태평양 뉴질랜드 주변 삼각지대에서는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별자리가 <남십자성>이었고, 이 별이 4개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거기에서 연유한 것이 네 개의 수(4)란 것이다. 그들이 먼 항해 끝에 하와이까지 올 수 있었던 것도 이 별자리에 대한 지식과 그 별의 인도가 없었으면 처음부터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어휘 또한 갯수 세기와 같은 말 “4(Hā)”들이 먼저 생겨나고, 추상어인 “숨/생명(Hā)” 같은 말들은 나중에 생기는 것이 언어발달사의 기본이다. (하와이어 사전에서도 숫자 4가 Hā1로, 숨/생명은 Hā2로 나온다.)
남십자성 (Crux, 南十字星)
남반구의 별자리. 고대 그리스에서도 관측된 기록이 있다. 지구에서는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 오세아니아 등 북위 33˚∼남위 90˚ 사이에 이르는 지역에서 관측이 가능하며, 한국에서는 관찰이 불가능하다. (하와이 호놀룰루의 위성은 북위 21° 18’ 25”, 따라서 하와이 제도에서도 남십자성이 보인다.)
남반구에 위치한 나라들의 국기를 보면 한 가지 공통점이 금방 눈에 띈다. 바로 십자가 모양의 별자리인 남십자성(Crux)이 국기에 들어가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북반구에 위치한 나라들은 단 한 나라도 북극성이나 북두칠성을 국기에 넣은 나라가 없지만, 남십자성은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브라질, 파푸아뉴기니, 사모아, 크리스마스섬, 코코스제도, 토켈라우 등 남반구의 여러 나라 국가들에게 국가를 상징할 정도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항해술이 발달하지 않은 고대나 중세에 깜깜한 망망대해에서 뱃사람들의 선박을 안내한 것은.. 북반구 지역의 해상에서는 북극성이고, 남반구 지역의 해상에서는 남십자성이었다. 배를 타고 항해할 때 선원들은 이 별이 보이면 다들 기도를 드렸을 정도로 고마워했고 신성시했다.
북극성 (Polaris, 北極星)
북두칠성 끝 자락에 있는 북극성은 지구의 북극 바로 위에 위치하는 별로, 나침반이 발명되기 전에도 사람들이 캄캄한 바다 한가운데에서 길을 찾을 수 있게 해줬다. 계절에 상관없이 일 년 내내 볼 수 있는 이 별은 밤하늘에 고정된 위치에 있는 것처럼 보이고, 나머지 별들은 그 주위를 회전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바다에서 항해에 유용한 도구가 되었고, 오늘날에도 선원과 비행사가 자신의 위치를 결정하는 데 이 별이 이용된다.
* 천구(둥글게 보이는 밤하늘)의 북극에 있는 별로, 천구 북극과 불과 1도 떨어져 있으며 천구의 북극을 중심으로 하루에 한 바퀴씩 회전한다. 하지만 회전 반지름이 매우 작아 정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현인이 부른 <고향만리> 듣기 https://youtu.be/sY_VmS9_Ezg
* 우리 가요 중에 1949년에 나온 고향만리(유호 작사 박시춘 작곡 현인 노래)란 것이 있다. 일제가 일으킨 남태평양전쟁에 끌려갔던 한인 청년들이 북쪽에 계신 부모형제를 그리워하며 부르는 노래.. 이 노랫말에 ‘남십자성’이 나온다.
"남쪽 나라 십자성은 어머니 얼굴
눈에 익은 너의 모습 꿈 속에 보면
꽃이 피고 새도 우는 바닷가 저 편에
고향 산천 가는 길이
고향 산천 가는 길이
절로 보이네"
첫댓글 언어발달사 관점으로는 생각해보지 못했어요. 좋은 분석 공유해주셔서 마할로☺️🙏
잘 읽었습니다. 배움이 풍성합니다. 마할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