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실잣밤나무 뽑혀 나감을 보며
도시에 조성하는 가로수는 대기오염에 버틸 수 있는 강한 나무로
자동차와 사람들이 바쁘게 오가는 도심의 도로변에 자리 잡아 사람들에게 여름철 뙤약볕을 가리는 그늘을 제공해주고 대기오염의 정화기능과 자동차의 소음도 막아주면서 버스 기다리는 승객에게 잠시라도 여유 갖게 하는 청량제 구실을 하는 친근한 구실잣밤나무 가로수가 부흥고등학교 앞에서 미포사거리 못미치는 도로가에 있다. 건조에는 약한 편이나 공해에는 잘 견뎌 도시환경에의 적응성이 뛰어나고 내조성도 크지만, 냄새를 기피하는 사람들의 민원으로 가로수로서는 부적합하다는 판정을 받아 신시가지 조성과 함께 심겨졌던 이 나무가 교체의 기구한 운명에 처해져 안타깝다. 가로수의 기능, 도시의 역사성 검토과정은 외면된 채 계획됐었다.

나무의 향기로서 타감작용이 무시된다면 은행나무는 가로수로 과연 존재할 수 있을까? 쓸모없는 나무나 불필요한 나무는 없다. 다만 어디서 어떻게 자라느냐에 따라 다를 뿐이다. 구실잣밤나무 가로수로 정말 부적합 할까? “한국의 유망조경수 100선”에는 왜 선정되었을까? 의아해하겠지만 몇 년 전 정부는 차세대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산림수종 연구에서 그동안 황칠나무를 선정했지만 난대 상록활엽수의 낮은 활착률과 동해피해 등 여러 가지 어려운 문제로 대규모 조림이 실시되지는 못했었다. 그래서 국립산림과학원이 난대수종인 구실잣밤나무와 붉가시나무의 탄소흡수 및 저장량 산정 연구를 추진하여 국내에 분포하는 구실잣밤나무와 붉가시나무가 연간 9000여대의 중형승용차가 내뿜는 CO2 배출량을 흡수할 수 있다는 조사 결과를(2013년 5월 7일 국립산림과학원이 탄소흡수량과 저장량을 측정한 결과) 발표했다. 충무동 대로와 중구의 가로수에, 한편으로 가까운 울산대공원 동문입구의 구실잣밤나무 그늘을 보며 신도시 가로수 그늘이 사라짐에서 어떤 해운대의 행복도시가 만들어질지 혼돈으로 어지럽다.
/ 옥숙표 장산습지보존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