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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회생(起死回生)의 전기(轉機)를 마련하다!...(변산 마실길에서) 언제 : 2019.12.19.(목) 어디로 : 변산 마실길 1코스 ~ 3코스 누구랑 : 목요산악회따라 아내랑 기사회생이란 말을 고사성어 사전에서 찾아보니 거의 죽음에 이른렀던 사람이나, 구제할 수 없을 정도로 기울어진 회사나 조직을 재건하고 되살리는 것... 따위라고 나온다. 동네 산악회도 조직은 조직이다. 내가 아끼고 사랑했던 (평택·안성 지역에서는 제법 이름이 알려진) 목요산악회가 1000회를 마지막으로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는 상황은 한 달 여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나로서는 어떻게 도와줄 방도가 없었으니 맥없이 온몸으로 받아들일 각오를 하고 산행에 나선 날이었다. 내가 목요산악회에 처음으로 발을 들여 놓은 것은 정년퇴직한 바로 다음날 (2007년 7월 5일) 건방지게도 "야인(野人)의 하루"라는 거망산 산행기를 쓴게 처음이었다. 그후 2007년 11월 재취업할 때까지 10여회...취업 기간(2008년~2015년)동안은 목요일에 쉬는 날이 걸리면 어김없이 동참했고 퇴직후(2016년~2019년)에는 매번 산행에 동참했으니 (참!...그러고보니 2017년에는 1년동안 알바하느라 못나왔다.) 목요산악회에 대한 나의 애착도 남 못지 않았던거다.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는 상황은 너도 알고 나도 알고 있으니 시시콜콜하게 밝힐 필요는 없지만 워낙 산악회 임원의 역할이란게 봉사와 희생정신이 없으면 감당하기 어려운 자리인데 하물며 조직을 실질적으로 이끌어갈 회장님, 산행 대장님, 총무님이 겪어야 부담과 스트레스는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이다. 그러니 후임을 모시기가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려워진 현실은 지역 어느 산악회나 똑 같은 고민꺼리라는데 최근에는 전국적으로 문을 닫는 산악회가 점차 늘어 나고 있다는 소문도 들리고 있는 요즈음이다.
09:45 변산 마실길 1코스 새만금 전시장 (A조 트레킹 시작) → 10:14 송포마을(B조 트레킹 시작) → 10:33 사망마을 → 11:12 고사포해수욕장 → 11:34 성천마을 → 11:48 간식(군고구마) → 12:07 하섬전망대 → 12:57 반월마을 → 13:27 적벽강 → 13:58 수성당 → 14:04 후박나무 군락지 → 14:29 채석강 → 14:50 격포항 → 14:53 주차장(4시간 39분 트레킹 종료)
A조의 출발 기점을 배웅하러 버스에서 내려더니 준족의 A조는 벌써 가버렸고 B조, C조 쭉정이들만(?) 남었더라!...ㅋㅋ
잠시 버스를 이동하여 B조의 기점인 송포마을에 이르러 트레킹에 들어간다.
밀려오는 파도 그림에 잠시 가볍게 흥분하며...
알바는 아니었지만 초장부터?...
내 눈에는 갈매기 발자국도 그림이되더라!...
조그만 포구 송포항이다.
조개 껍데기에 소원 빌기!...이것도 변산 마실길 볼거리중 하나다.
바닷가로 연결되는 길이 있을 것 같아 내려가 봤지만?...
꽝!....
단조롭지만 청아한 파도소리가 찌든 마음을 씻어주고...
땅 사시오!...땅을 사!...벽해가 상전이 되어 변산 마실길은 뒤집어 지고 있다.
땅 장사의 홍보용 멘트에 의하면 "파도 소리와 노을"은 덤이란다...쩝쩝!...
고사포 해수욕장에 이른다.
밀려오는 파도는 아무 생각없이 그냥 바라보기만 해도 즐겁다.
드넓은 백사장에 밀려오는 하얀 파도는 그림이 되고 무언의 시가 된다.
해송 수림속에서 캠핑이라니?...겨울 바다에서 바라보는 석양은 얼마나 이쁠까?...
돈으로 칠갑한 호사스런 광안리나 해운대보다 고사포 해수욕장에 훨씬 정이 간다.
A조의 준족 3명이 5km를 잡어먹고 B조를 추월하여 고사포 해수욕장에 도착한다.
바닷물이 흐르는 광경을 똑딱이로 잡을 수 없지만 모래밑에 잠겨 있던 바닷물이 빠지는 그림이다.
우왕!....파도가 밀려오면서 생기는 하얀 포말이 정말 멋지더라능!...
이제 하섬이 가깝게 보인다.
성천마을에 이른다.
그려!...나도 이제 바보의 본심이 무엇인지 알만한 나이가 되었다.
점심으로 가져온 군 고구마 2개를 급히 입에 넣고 길 떠날 준비를 하는데 아내와 불사초님이 도착한다.
하섬 전망대에서 한쌔~님한테 귤 반쪽 얻어 먹고...한쌔~님은 아직 점심도 안드시고 오신단다. 겉보기는 선비처럼 얌전하신 분이 체력은 왕짱이여!...ㅋㅋ
하섬 전망대에 이른다.
2015.12.10. 하섬 전망대부터 솔섬 유원지까지는 "겨울비에 감사한 변산 마실길 이야기..." 라는 산행기를 썻는데 마실길 표정도 4년만에 무척 변해 버렸구나.
전망대에서 바라봉 하섬이다. 초하루와 보름에 물이 빠질때는 걸어 들어 갈수도 있다는데 사람이 살고 있는지 건물 지붕도 보이고....
종아리가 뻐끈한게 조여오는 통나무 계단을 오르면
이런 초소가 나오는데... 시설만 개수하고 용도 폐기했는지 보초병은 보이지 않는다.
2015.12.10.의 모습
내가 좋아하는 명심보감의 구절이다.
신우대 숲은 언제 어디서나 어릴적 고향집 뒤안을 생각나게 하는 그림이다.
내가 변산 마실길을 좋아했던 이유중의 하나는 길목 곳곳에 명심보감의 글귀를 걸어놓고 잠시라도 마음을 다스리라는 배려 때문이기도 하다... 恩義를 廣施하라 人生何處에 不相逢이랴. 讐怨을 莫結하라 路逢狹處면 難回避니라.
양파밭 뒤 건물이 궁금하여 걸어가 봤더니 역시나 군부대 건물이었다.
빠꾸했던 군부대 시설물을 뒤돌아 보며...
오잉?...어젯밤 무슨 일이 있었더냐?...
반월 마을 안내소
헐!....반월 마을 안내소는 2015.12.10.에도 출장중이드만 아직까지 출장중이더라!...
여기 자리한 고목은 500여 년 전, 부안현청 동헌에 심어졌던 것을 수령이 다하여 그 몸통을 수거 보관하다가 금번 변산 마실길 반월 안내소 개소를 기념으로 비록 수명을 다한 고목이나 향토의 애환을 지켜온 수혼(樹魂)을 변산 마실길의 수호신으로 삼아 탐방객의 안녕을 빌고자 세워 두게 되었다. 조상들은 이 나무를 길상목(吉相木)으로 꼽았다. 가문이 번창하고 큰 학자나 인물이 난다 해서 집안에 심었다. 또한 잡귀를 물리치고 좋은 기운(氣運)이 모여든다 하여 아무 곳에 심지 않고 선비의 집, 서원, 절간, 대궐, 관아에 주로 심었다. 특별히 나라에 공이 많은 학자나 관리에게 임금이 상으로 내리기도 하였다. (웹에서 발췌)
깜놀!...아니 반월마을의 그 멋드러진 풍경의 회화나무가 거대한 팬션의 울타리에 같혀 버리다니?...그럼에도 불구하고 팬션의 이름은 아이러닉하게 Happy tree(행복나무)라고?...반전도 이런 반전이 없다. 그저 한번 보고가는 나그네의 마음도 이렇게 허전하고 쓸쓸할진데 하물며 여기서 나고 자란 토박이들의 심정은 어떠하리까?....그 놈의 돈!...돈!...
2015.12.10. 회화나무 노거수의 그림이다.
2015.12.10. 회화나무 노거수의 그림이다.
2015.12.10. 반월 마을 풍경 노을이 아름다운 변산 반월마을! 당산나무에서 내려다보면 집들이 마치 반달처럼 옹기종기 모여있다고 해서, 마을 이름이 '반월'이라는 명칭으로 유래되여 내려온 반월리는 변산의 빼어난 바닷가 해안절경을 끼고 있는 해안가 마을이다. 해가 질 때면 온 마을이 황금빛으로 변하는 옛 반월마을은 원시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했으나 지금은 동네에 어울리지않는 낯선 건물로 인해 이제는 아름다움이 없어져 아쉽다. 전통적으로 당산나무는 마을의 상징이자 중심지였다. 마을 사람들은 어릴적부터 동네 당산나무를 보고 자라왔다. 당산나무는 그 동네의 공동체성과 전통을 뚝심있게 지키고 마을의 안녕을 지켜준 나무이다. 어린 시절을 농촌에서 보낸 사람들은 당산나무 밑에서 놀던 기억이 누구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중장년층에게 고향의 모습을 그려보라 하면 많은 사람들이 당산나무를 한가운데에 놓는다. 그래서 당산나무는 단순한 나무가 아니라 정신적 지주이며 민속문화의 곳간이라 할 수 있다.(웹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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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운치있고 이쁜길이네요...
멋진 노을이 궁금해지는 산행기 입니다....
일박이일로 다녀오고픈 곳으로 메모해보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