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맞이 일출 명소로 유명한 '호미곶'
○농식품부 선정 어촌 마을 '장길리'
○수 천 년의 역사 간직한 '영일만 항'
○'근대역사관' 등 이색 볼거리 즐비
○겨울 별미 포항과메기·고래고기도
바닷가에서 오두막집을 짓고 사는 어릴 적 내 친구푸른 파도 마시며 넓은 바다의 아침을 맞는다누가 뭐래도 나의 친구는 바다가 고향이란다. 갈매기 나래 위에 시를 적어 띄우는 젊은 날뛰는 가슴 안고 수평선까지 달려 나가는 돛을 높이 올리자 거친 바다를 달려라영~일만 친구야.'
'영일만 친구'는 전 국민이 애창하는 국민가요이며 누구나 가슴 속 넘실대는 푸른 파도의 기운을 꿈틀거리게 하며 어린 시절 작은 시야와 소박한 꿈에서 언젠가 멀리 푸른 창공을 나는 갈매기처럼 멋지게 미지의 세계로 활기찬 비상을 꿈꾸어 왔던 우리 모두의 염원이 담긴 희망가이다.
영일만은 경상북도 포항시 흥해읍과 대보면 사이에 있는 만이며 일제강점기 때는 우리나라를 토끼형상에 비유했으나 현재는 호랑이 형상으로 영일만의 끝은 호랑이 꼬리 부분에 해당되는 호미곶(虎尾곶)이다.
호미곶은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곳'으로 유명한 '호미곶 등대'와 '새천년 해맞이 광장'이 조성되어 있어 해마다 연말이면 전국에서 수많은 인파가 몰려오는 전국의 손꼽히는 해맞이 일출 명소가 되었으며 바다 속에 설치된 '상생의 손'이란 이름을 가진 거대한 청동손은 새천년을 축하하며 희망찬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며 동서를 이어주고 신·구세대를 이어주고 인간과 자연, 국가와 국가가 갈등을 해소하며 서로 아름다운 화합을 연주하기를 바라고 있다.
새천년의 시작부터 올해 16회를 맞이한 '포항호미곶축전'은 전국에서 30만 명의 인파가 몰렸으며 호미곶까지 오지 못하는 관광객들은 영일대해수욕장에서 전국 최초로 호미곶에 생중계 방송을 보며 '영일대'에서 열리는 다채로운 행사에 참여하며 특별히 성공과 행운을 상징하는 '청마(靑馬)의 해'를 맞이하여 그리 녹록지만은 않는 개개인의 삶에도, 어둡고 그늘진 사회 구석구석에도, 그리 밝지 만은 않은 우리 경제에도 청마의 힘찬 햇살이 비추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포항은 162km의 아름다운 자연 그대로의, 인공미가 전혀 가미되지 않는 천혜의 해안선을 간직하고 있다.
포항 IC를 지나 31번국도, 925번 지방도를 따라가다 보면 만날 수 있는 구룡포는 과거 '동해안 최대 어업항'으로 이름을 떨쳤지만 현재는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관광자원으로 관광객들의 발길을 사로 잡으며 일제강점기 때 일본인들이 집단 거주하였던 이 곳에 '구룡포 근대역사관'을 개관해 100여 년 전의 일본식 가옥들을 보존하여 이색 볼거리들이 즐비하다.
또한 구룡포 초등학교 옆으로 걷노라면 응암산 한 자락의 '장기 목장성 탐방로'가 있는데 이 탐방로는 조선시대 말을 키우던 국영목장의 터를 둘레로 비교적 온순한 길로 이뤄져 가벼운 산책 코스로 좋으며 팔각정에 오르면 한 눈에 푸르디 푸른, 수 천 년의 역사를 간직한 영일만 항이 한 눈에 들어온다.
이 외에도 구룡포 해안선 인근 장길 마을에는 바다 쪽으로 길쭉한 모양을 하고 있는 독특한 외형의 무인도인 '보릿돌'이 관광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한류와 난류가 교차하는 조류의 특성으로 감성돔과 학꽁치 등 다양한 어종이 분포해 인기 있는 바다 낚시터로 각광받고 있는 '장길리 복합 낚시공원'이 있어 세월도 낚고 고기도 낚을 수 있으며 산책로, 물놀이장, 오리배 시설 등 바다 위에서 숙박까지 할 수 있는 해상 팬션 등 가족 단위의 관광객들로 늘 북적인다.
장길리 마을은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관광자원으로 2012년 농림수산식품부가 선정하는 이달의 어촌으로 선정되기도 한 숨겨진 명소이다.
또 구룡포 여행하면 빼 놓을 수 없는 겨울이면 특미고 별미인 '포항과메기'가 붉은 속살을 자랑하며 전국의 미식가들에게 이름을 드높이고 있고 구룡포 수협 수산물판매장에서는 다른 곳에서 맛보기 힘든 고래고기를 만날 수 있고 자연산 회, 전복, 성게 알 요리 등을 맛볼 수 있다.
지독히 추운 구만 바람과 싸워야 했던 허기진 구룡포 뱃사람들의 고달픔과 시장기를 달래 주었던 각종 해산물과 야채를 넣고 끓인 모리국수가 전국에 소개되어 유명해지기도 했다.
이외에도 호미곶 여행길에는 영일만을 배경으로 펼쳐진 누런 황금색을 자랑하는 구만리 황금 보리밭이 구만 바람으로 유명한 구만리에 갈대마냥 물결치는 이색적인 풍경도 빼놓을 수 없다.
10여만 평의 보리밭이 초록 광장을 이루는 구만리 보리밭은 그 옛적 어느 누이의 시집살이의 애환과 보릿고개를 넘기기 힘들었던 처녀들이 억척스런 아줌마가 되어 무너져 가는 가정을 일구어 가는 억척스런 손길들을 느낄 수 있으며 보리밭 너머로 아무 일 없다는 듯이 꿋꿋이 도도하게 힘차게 흘러가는 영일만을 볼 수 있다.
또 한국수필문학 발전에 크게 기여한 '흑구(黑鷗) 한세광 선생'을 기리는 '흑구문학관'이 호미곶면 구만리 보리밭을 배경으로 조성되어 있는데 생전 선생이 즐겨 거닐면서 수필 '보리'의 주 무대가 되기도 했던 곳이 바로 구만리 보리밭이다.
"보리, 너는 차가운 땅 속에서 온 겨울을 자라왔다.
보리다! 낮은 논에도, 높은 밭에도, 산등성이 위에도 보리다.
푸른 보리다. 푸른 봄이다.
보리, 너는 항상 순박하고 억세고 참을성 많은 농부들과 함께 이 땅에서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모두 저만의 보리밭을 지나 오늘 여기까지 왔다.
어쩌면 아직도 보리밭을 지나고 있는 어떤 이도 있을 것이다.
고단한 삶의 발걸음 잠시 멈추어 보자,
삶에 지쳐 마음의 휴식이 필요한 그대에게 영일만은 다시 일어 설 힘을 줄 것이고
어머니의 손길과도 같은 상처 받은 영혼을 위로하는 힐링 푸드가 기다리고 있고
서로의 눈물을 닦아 줄 풍성한 이야기의 영일만이 그대를 기다리고 있다.
그대, 이제 영일만으로 훌쩍 떠나 보자!
<글·숙영낭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