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2019년 3월 31일 일요일 날씨: 새벽 눈, 오전 안개, 오후 맑음. 그러나 하루종일 바람
동행자 : 필자와 아내 둘이
이번 산행 특징 : 황제산행을 했다. 지금이 산방기간이라 사람의 출입이 불편하기도 했거니와 새벽에 내린 많은 눈으로 인해 산행하기가 꺼려지고 날씨 마져 매우 추웠다.
구간개요 : 황점마을(587m) - 삿갓재(1,254m)- 삿갓봉 (1,418.6m)- 월성치(1,240m) -남덕유산(봉황산1,507m)- 장수덕유산(서봉1,492m)- 삼자봉(896m) -할미봉 (1,026m) -육십령(734m)
도상거리 16.7km (대간거리 12.2km 접속거리 4.2km) 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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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사항: 산불방지기간이 매년 2월 1일부터 4월30일 까지이며 가끔 국공들이 지키고 있어 이 기간에는 아침 일찍 서둘러 삿갓재 대피소를 통과해야 한다. 남덕유산에 오르려면 정상 직전 200여m전에 작은 공터가 있는데 공터에서 삿갓봉쪽에서 올라오는 길과 덕유서봉에서 올라오는 길이 교차되며, 남덕유 정상에서는 영각사로 가는 길이나 진양기맥으로 갈라지는 길 밖에 없고, 대간으로 계속 가려면 다시 이 공터까지 내려와야 한다.
삿갓재(1,254m)
2주만에 다시 삿갓재에 왔다. 덕유산 구간을 통과 하기 위해 빼재에서 육십령까지 3구간으로 나누다 보니. 동엽령에서 안성마을. 다시 병곡리에서 동엽령. 다음에 황점마을에서 삿갓재 까지의 왕복 등 접속구간만 무려 도합 14km정도가 된다. 대간의 전구간 중 덕유산 구간이 가장 접속거리가 길다.
삿갓재는 무룡산과 삿갓봉 사이에 위치하며, 삿갓봉의 이름을 따 온 것으로 보인다.
삿갓재 아침. 삿갓재 대피소를 지나 200여m 지점에서...
오늘의 날씨를 대변하여 보여주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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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갓재에서 삿갓봉 그리고 남덕유산까지 능선이 참으로 묘하다. 험하다고 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고 그렇다고 평범한 육산길도 아니다. 작은 산으로 느껴지는 무명봉 마저 1,000m 이상 고산이고 보니 느낌이 남다르다. 아울러 새벽에 내린 눈으로 인해 러쎌을 해야 힌다. 능선이 공룡뼈처럼 오르락이 심하고 높낮이가 만만치 않기도 하거니와 게다가 봉우리마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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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갓봉(1,418.6m) . 봉우리가 삿갓모양을 하고 있어 삿갓봉이라 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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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 좋아 국내 명산 2,000여 곳을 다녀 간, 산시인(山詩人) 문원(文園) 신익현(申翊鉉)님이 삿갓봉의 경치를 보고 시상이 떠올라 시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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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신의 웃음 소리를 찾아
연두 빛 숲속 골짜기로 들어선다
저만큼 어디쯤에선가 정령이 불러
더 힘주어 발끝을 오무려 본다
산새들이 반갑게 맞이하고
풀숲 사이로 며느리밥풀 꽃들이
상냥하게 미소 띤 얼굴로
반기며 닦아선다
우뚝 자라온 나무들 줄기마다
하늘을 가려 햇빛을 받아 마셔
싸늘한 피톤치드 향기
은은히 코끝을 간지려댄다
기나긴 독사 한 마리
고추밭으로 바쁘게 달려가 버리고
아늑하고 포근한 덕유 품에 안겨
곡차로 마른 목을 달래본다 "
나도 잠시 시인이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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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이는 산행 중 시상이 떠올라 시를 쓰는데, 필자는 힘들어 머리속이 하얗게 되어 아무 생각이 없다.
삿갓봉 지난 직후 찍은 삿갓봉 전경. 삿갓처럼 생겼다.![](https://t1.daumcdn.net/cfile/cafe/99E1C93B5CA58EA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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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갓봉이 점점 뒤로 밀려나고 오르락 내리락이 반복되니, 월성치(월성재 1,240m)가 주인이 된다.
월성치는 아래 월성리라는 마을에서 따왔으며. 원래 월성(月星)은 보름달에 남덕유의 산영(山影)이 마을 앞 산인 월성봉(月城峰 886.2m) 까지 걸친다 하여 월성(月城)이었던 것이. 단어가 전이(轉移)되어 달(月)별(星)으로 바뀌었다. 양지 쪽에 자리하므로 "양지마을"이라고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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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치에서 남덕유산 가는 도중, 나무에 붙은 눈 잎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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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덕유산 오름 능선이 앞을 가로 막고...... 우측은 서봉 방향 우회로이고 남덕유산은 직진이다.
대간은 남진기준 직진이다. 이정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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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덕유산(南德裕山. 東峰 1,507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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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덕유에 오르기 위해서는 한 씨름을 해야 했다. 눈이 많이 와서 경사면이 가파르고 미끄럽다. 남진기준 남덕유산 아래에는 남덕유산을 그냥 통과하여 동봉으로 가는 지름길이 있다. 정확한 대간 길은 남덕유산으로 오르던 도중, 작은 공터가 있고 이 공터에서 동봉에서 올라오는 길과 서로 교차하는데, 여기서 남진기준 우측으로 가면 대간 길이다. 이곳에서 좌상으로 200여m를 더 가야 남덕유산이다. 그러므로 남덕유산 정상은 대간길에서 약간 벗어나 있다. 푸른색은 삿갓봉에서 남덕유 방향. 그리고 붉은색은 남덕유 정상을 찍고 서봉으로 가는 대간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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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황산(鳳凰山)이라고도 하며 지리산 다음으로 크고, 넉넉하고 덕이 있는 덕유산이며, 덕유산의 연봉들의 남쪽 끝자락에 위치해 있다고 해서 덕유(德裕)산에 남녁 남(南)자를 붙인 이름이다. 덕유산의 최고봉인 향적봉 일대를 북덕유산, 장수군에 있는 서봉을 장수덕유으로 일컫는다. 장수군 지역에서는 장수덕유산을 장수군 5대 명산의 하나로 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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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죽하면 임진왜란 때 일본인들이 이 산하에 와서 산을 보고는 크고 덕이 있는 산에서 싸울 수 없다 하여 퇴군했다지 않는가? 우리는 지금 그 길을 가고 있다.
남덕유산은 3대강의 발원샘을 갖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임진왜란 당시 나라를 구하기 위해 왜구들과 싸웠던 덕유산 의병들이 넘나들었던 육십령은 금강(錦江)의 발원샘이며 정상 남쪽 기슭 참샘은 거룩한 논개의 충정을 담고 있는 진주 남강(南江)의 첫물길이 되며 북쪽 바른 골과 삿갓골샘은 낙동강(洛東江)의 지류 황강(黃江)의 첫물길이다
남덕유산에서 본 사방의 풍광들 지나온 삿갓봉 방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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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 할 서봉(西峰). 봉우리 부근에 계단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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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발길이 서봉을 향하는데 .. 이미 11시가 다 되어간다. 다시 공터로 돌아와 남덕유산을 급하게 뒤로 밀어제끼듯한 내리막 경사가 우리를 아래로 밀어낸다. 유명한 황새늦은목이 안부을 지나 다시 급경사에 오른다.
서봉(西峯 長水德裕山1,492m)
무룡산과 높이가 같아 둘이 어깨를 나란히 한다. 얼마 전까지 멧부리돌에 서봉이라고 빨간색으로 새긴 것이 있었는데 지금은 사라지고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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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덕유산은 북덕유와 달리 장쾌한 산사나이 기상으로 솟은 바위 뼈대로 솟은 개골(蓋骨)산이다. 산 경치가 묘향(妙香)과 금강(金剛)을 닮아 황홀할 만큼 아름답다. 등산 길은 가파르고 험준하여 7백여 철계단을 만들어 놓았다. 동봉보다는 특히 이 서봉이 바위 뼈대산이다.
서봉 헬기장에서 찍은 사진.
향적봉은 구름에 가려 보일듯 말듯 하고, 백암봉 무룡산 삿갓봉이 나란이 서봉쪽으로 향해 정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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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남덕유산 중에서 장수덕유로 불리는 서봉은 동봉과 사이에, 황새 늦은목이라는 능선을 갖고 남쪽으로 육십령의 대령을 안고 자수정 산지로 유명하다. 또한 장수 아름다운 토옥동(土沃洞)계곡을 거느리며 그 아래로 장수 온천이 분출되고 있다. 반면에 동봉은 삿갓봉을 거느리고 한 말 거창의 병사의 빛난 한쪽을 기록하고 있다.
서봉에서 본 남덕유 동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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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 영각사(靈覺寺): 신라 헌강왕 2년(876) 심광대사(審光大師)가 창건한 후, 조선 세조 31년(1449) 원경(圓境)대사가 중건하였으며 중종 18년(1523) 성묵(性默)대사가 중창한 절로 6.25때 설파(雪坡)대사가 감수하여 만든 화엄경판까지 불타 버려 1959년 다시 지었다 한다.
가야 할 할미봉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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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봉에서 할미봉까지는 남진기준으로 계속해서 내리막이다. 서봉의 정상부는 바위가 많고 험하지만 헬기장을 기점으로 돌산에서 마사토와 육산으로 변하면서 아주 부드럽다. 음과 양의 조화라 할까. 세상의 이치는 음만 가지고도, 양으로만도 조화가 이루어지지 않음은 만고의 진리일 진데, 지칠무렵 육산은 산행자에게 편암함을 준다. 능선 우측에는 장수군 장계면이 좌측은 거창군 서상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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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운 육산과 낙엽으로 된 고요하고 편안한 능선이 이어지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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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겨우 혼자 갈 만한 바위틈을 비집고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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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헬기장부터는 거의 평지다. 이제는 눈도 거의 다 녹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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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에 삼자봉(896m)이라 명한 곳에서 좌로 영각사로 내려가는 길이 또렷하게 나 있다. 특이하게도 삼자봉보다 먼저 지나온 산이, 그리고 삼자봉에 이어 나타나는 산의 높이가 더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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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미봉 오르기 전 대포바위 앞 전망대 바위. 시원한 사방이 속을 후련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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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미봉(1,026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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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미봉에 오기도 전에, 그리고 정보도 없을 때부터 할미봉은 정상부에 바위가 많고 험하리라 예상했다.
이유는 할미라는 단어가 가진 특별한 이유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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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 많이 있는 '할미산'은 할머니를 뜻하는 말이라고 착각하기 쉽다. 그러나 할머니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
옛날 순우리말에 '높고 넓은 언덕'을 가리키는 말로 '불' 혹은 '부리'란 말이 있다. 백제지방의 '소부리, 미동부리' 같은 지명에 쓰이는 그 부리나, 신라방언의 다른 이름 '서벌, 서라벌' 등에 쓰이는 '벌'은 모두 '불'에서 비롯된 말이다. 비사벌, 황산벌 같은 말에서 보듯 오늘날에도 '벌판'이란 말에 그 흔적이 남아 있다.
할머니, 할매, 할마이, 할무니, 할미, 할망, 할망구 등으로 발음하는 것처럼 옛날 사람들도 불을 벌,발, 부리,붉 등으로 약간씩 다르게 발음했다. 그래서 '크고 높은 산'을 가리켜 불뫼, 불뫼,벌뫼 혹은 발뫼라 하였는데, 다른 크다는 의미로 할뫼라고도 했다. 할아버지 할머니 한(할)밭(大田) 등등.. 그래서 할과 불은 같은 의미이며 할뫼, 할미는 '크고 높고 험한 바위산'이라는 뜻이다.
필자가 사는 집 근처에 한북정맥 송추를 지나면. 노고산(老姑山)이 있는데 이름대로 바위가 많고 높다. 노고산은 할미를 한역(漢譯)한 것이다. 노고산(老姑山)이나 할미산은 같은 말이며, "크고 높은 바위산"을 뜻하는 이름이다.
cf: 일본어 하라(はら)나 하루(はる) 같은 말은 한국어 '불'에서 비롯된 말이다.
전망바위에서 본 할미봉. 확실히 주위보다 높고 험하고 바위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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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이름 그대로 할미봉은 주위의 모든것을 평정하는 바위에 뽀족 솟은 험산이다.
오르고 내리는데 한성깔 한다. 긴 밧줄에, 썩은 나무발판에, 나무로 만든 사다리 등, 오르는데 필요한 온갖 것을 다 동원했다.
할미봉 멧부리돌(정상석)에 붉은색으로 칠한 이유도 같은 이유 때문이다. 밤에 보면 섬뜩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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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미봉에서 로봇바위 방향. 할미동봉이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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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한시간 여, 내려 가는 일만 남았다. 편안한 능선을 떠라가다 문듯 뒤를 힐끗 보니, 웅장한 남덕유산이 우리를 내려다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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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십령(六十嶺 734m)
장수군 장계면에서 세운 것이다. 거창군에서 세운 것은 거창방면에 이것보다 크게 하나 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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