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우 화백! 신과 함께 그림을
동곡갤러리 대표 우승하
그의 골동품 사무실은 늘 붐빈다.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저명인사부터 지나던 행인까지 그를 둘러싸고 대화에 여념이 없다. 여태 그를 만나면서 독대다운 독대를 한 적이 없다. 심지어 그가 긴히 할 말이 있다고 급히 연락이 와 아침 일찍 찾은 그의 사무실에도 손님은 있었다.
자타가 공인하는 마당발인 그는 코로나19로 근 보름 동안 저승을 들락거렸다고 한다. 모두들 걱정 속에 다시 등장한 그의 손엔 붓이 들려있었다. 화선지에 붓을 갖다 대면 절로 붓이 움직여 그림을 토해냈다.
처음 그의 작품을 대하는 순간 직감적으로 신내림한 것임을 알았다. 그의 그림이 마치 신들의 세계를 펼쳐놓은 것만 같아서였다. 그런데 그림 속 메시지가 너무 복잡했다. 그림 속에 빠져보니 마치 미로 같아 현기증마저 느꼈다. 그러다 그의 그림이 점차 정돈된 인상을 주더니 아주 다양한 세계를 그려내고 있다.
맨 처음 그를 만났을 때는 골동품상과 엔터테인먼트를 겸하고 있었다. 유명 연예인들과 호형호제한다는 그를 조금은 허풍쟁이로 알았다. 그러다 이내 그의 곁에 실제 형님과 아우들을 소개받으면서 다시금 그의 마당발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덕분에 몇몇 연예인과 합석도 해보았는데 그들과 친함이 생각보다 더 깊어 한 번 더 놀라기도 했다. 연예인들 역시 무명에서부터 탑클라스까지 그 폭이 넓었다.
흔히 연예인들은 몸에 신이 들어와 있다고들 한다. 어쩌면 그 역시 생사고비를 넘기면서 환쟁이 신이 차고 든 것이 아닐까? 신내림의 세계에서는 신이 갓 내린 상태일수록 신빨이 세다고 한다. 그렇다면 신이 갓 들어서 그려낸 그의 작품은 어떤 영력을 지닐까?
그의 표현에 따르면 “아주 처음엔 붓만 들면 저절로 그림이 그려졌다”고 한다. 그러다 “지금은 80% 정도만 그려지고 나머진 본인이 한다”며 웃는다. 그러면서 “자신이 건방지고 탁해진 만큼 그림의 공백이 생긴다”고 스스로 인정한다. 또 “술을 마시고 붓을 잡으니 초딩 정도 수준의 그림이 그려지더라”는 이야기도 덧붙인다.
그와 대화중에 감히 신의 세계를 더듬어 보자면 아마 그가 죽을 고비에 이르자 걱정한 그의 조상신 중에 누군가가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마침 들어선 조상신이 그림에 조예가 깊었던 것이다.
해운대에서 골동품상과 엔터테인먼트를 운영하던 아주 마당발인 그가 코로나19로 인해 화가로 변신한 사실은 우리가 늘 신과 함께 살고 있다는 사실의 반증인지도 모른다. 신과 접했든 어찌 되었든 그는 오늘도 붓을 들고 또 새로운 작품을 신과 함께 그려낸다.
문의 : 010-2103-8808
(동곡갤러리) 해운대구 마린시티2로 33 제니스스퀘어 A타워 302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