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행
여수 맛보다
방송일 2018년 5월 28일(월) ~ 6월 1일(금), 448번
전라남도를 대표하는 항구도시, 여수!
과거 임진왜란 당시에는 해안 방어의 요충지였지만
지금은 맛과 멋, 인정이 넘치는 관광도시로 각광받고 있다.
아름다운 리아스식 해안은 여수를 찾는 사람들에게 감탄을 자아내고
하루 종일 땅에, 바다에 내리는 빛은 온화한 날씨를 선사한다.
여수를 특별하게 만드는 또 한 가지!
바로 비옥한 땅과 건강한 바다를 바탕으로 하는 다양한 맛이 그것!
2018년, 여름을 맞이하는 이 시기에 365개의 섬으로 둘러싸인 여수의 맛을 만들어내는 것,
그 맛을 지켜내는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 본다.
제1부. 손죽도에 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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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오고 나서 행복한 게 뭔지 알 것 같아요.”
손죽도에는 100년도 더 된 집을 고쳐 사는
김영란, 조순오 부부가 있다.
손죽도 생활 올해로 9년 차인 김영란씨 부부는
섬이 푸르러진 요즘, 일 년 중 가장 바쁜 시기를 보내고 있다.
섬 지천에 널린 각종 나물들을 뜯느라 24시간이 부족하다고.
쑥을 캐고, 고사리를 끊고.
나물 캐기에는 영 소질이 없었던 남편 조순오씨도
이제는 제법 나물 캐는 데 도사가 다 됐다.
이렇게 정성스럽게 캔 나물들이 손죽도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음식의 주재료가 되는데 바로,
‘쑥팥 칼국수’!
쑥팥 칼국수 한 그릇이면
뭍에 사는 사람들이 몇 년 치 먹을 쑥을 한 번에 먹을 수 있다고.
팔팔 끓는 팥물에 한 시간 넘게 정성스레 손으로 치댄 쑥 반죽을 썰어 넣으면
먹음직스런 쑥 팥 칼국수가 완성 된다.
해풍 맞고 자란 쑥과 손죽도에서 농사지은 팥을 넣어 만든
소박하지만 진한 음식.
손죽도 주민들의 지혜가 엿보이는 음식인 셈이다.
손죽도가 빚고, 부부가 만들어 낸
‘쑥팥 칼국수’는 어떤 맛을 담고 있을까?
손죽도의 ‘섬 맛’을 따라가 본다.
“학교에는 우리 자매 둘 뿐, 그래도 섬에서 노는 게 더 재미있어요!”
천혜의 풍경을 품고 있는 섬, 손죽도.
전교생이 둘 뿐인 작은 섬마을 학교에는
오은샘, 오은송 자매가 다니고 있다.
뭍에 사는 막내 동생 은률이까지 섬에 들어 와
세 자매가 뭉치는 날이면 섬에는 활기가 넘친다.
세 자매는 틈만 나면 손죽도 곳곳을 누빈다.
골목골목마다 열매 맺은 일명 ‘뻘뚝’ 보리수 열매는
세 자매의 맛있는 간식거리다.
여수에 살던 자매가 손죽도에 들어오게 된 건
손녀들이 손죽도의 자연을 마음껏 누비고 즐기며 살았으면 하는
외할아버지, 외할머니의 바람 때문이었다.
덕분에 바닷가를 누비며 가득 캐온 해산물들로
푸짐한 저녁 상이 차려졌다.
손죽도의 ‘섬 맛’을 느끼러 간다.
제2부. 소리도 맛있는 소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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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 부채손, 배말, 이 세 가지가 빠지면 결혼식도 못했어요!”
솔개가 날개를 편 모습을 닮았다하여 이름 붙여진 섬, 소리도.
섬 여행가 강동준 씨가 소리도를 찾았다.
소리도의 정식 명칭은 ‘연도’.
명칭이 바뀐 지 오래지만,
주민들은 아직도 ‘소리도’라는 이름을 사용한다.
소리도의 맛을 찾아 섬 기행을 시작한 강동준 씨가 처음 만난 이들은,
소리도의 ‘맛’을 책임지고 있는 해녀들!
먼 바다 청정해역이라 아직도 많은 것을 내어주는 바다
바다의 산삼이라는 빨간 해삼, 홍삼에서부터
소리도 결혼식에는 꼭 등장했다는 군부, 부채손, 배말까지.
갓 잡아 올린 싱싱한 해산물들로 금세 한 상이 차려진다.
따로 민박집이나 식당이 없는 소리도에서 특별하게 맛볼 수 있는 음식이다.
소리도가 간직하고 있는 건 맛뿐만이 아니다.
용의 머리와 꼬리를 닮았다하여 이름 붙여진 대룡단과 소룡단을 지나,
용의 뼛조각을 그대로 쌓아놓은 것 같은 쌍굴까지.
소리도의 웅장한 자연은 탄성을 절로 내지르게 한다.
섬을 한 바퀴 돌다 만난 소리도 터줏대감 배희복 선장.
직접 잡은 문어로 만든 숙회와 탕탕이를 맛보면
소리도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고.
풍부한 먹거리와 볼거리를 모두 갖춘 섬, 소리도.
소리도에는 어떤 ‘맛난’ 소리들이 기다리고 있을까.
제3부. 돌산, 네 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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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마을은 바람과 파도가 조각했지~! 그래서 바다고기 맛도 최고야!“
바람과 파도가 조각한 돌산 성두마을,
마을의 친한 형님과 아우인 김덕만, 주진수씨는
오늘도 만선의 부푼 꿈을 안고 출항한다.
‘오농어 육숭어’라고 했던가.
5월과 6월에 가장 맛이 좋다는 농어와 숭어.
펄떡펄떡 뛰는 숭어를 바라보는
두 사람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만개한다.
마을 어귀, 동네 사랑방인 김경심씨 슈퍼에서는
갓 잡아 올린 광어와 돌돔, 갑오징어로 푸짐한 한 상이 차려진다.
여수 바다는 해산물이 풍부해, 철마다 다른 생선요리를 맛 볼 수 있다고.
바다를 바라보며 먹는 회 한 점은, 돌산에서만 느낄 수 있는 호사이다.
풍부한 마다만큼이나 넉넉한 인심이 공존하는 곳.
성두마을 어부들의 이야기를 들여다보자.
“저한테 갓김치는 엄마예요”
여수를 전국에 알리는 데 일등공신은, 단연 돌산일 것이다.
그 중에서도 알싸한 향이 특징인 ‘돌산 갓’은,
돌산의 명성을 알리는 데 효자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성두마을 김연자(66), 주윤선(40) 모녀는 오늘도 갓 밭으로 향한다.
주윤선씨는 4년 전, 도시생활에 지쳐 귀향을 택했다.
여수로 돌아와 제일 먼저 찾은 것은 ‘갓’이었다.
주윤선씨에게 갓김치는 곧, ‘엄마’와 다름없었다.
늘 그리웠고 고향을 생각나게 하는 맛이었다.
다시 귀향을 택했을 때 위안이 되었던 것 또한 갓김치였다고.
오늘도 그녀는 돌산의 맛 갓김치를 만드는데 하루를 보낸다.
그녀가 추천하는 돌산의 맛 또 하나는
우럭과 농어를 넣은 뒤, 별다른 양념을 하지 않고,
묵은 갓김치와 마늘과 고춧가루만을 이용해 만드는 ‘묵은 갓김치찌개’
뜨끈한 밥 한 숟갈에 얹어먹는 갓김치와 묵은 갓김치찌개
돌산의 맛을 대표하는 별미 중의 별미다.
‘톡 쏘는 맛’이 일품인 갓김치만큼이나
‘톡 쏘는 매력’을 소유한 두 모녀를 만나러 간다.
제4부. 하나보다 둘, 둘보다 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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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부터 키조개하고 삼겹살하고 김치하고 세 가지를 넣으면
옛날 삼합이라고 해가지고 여수서는 이렇게 자주 먹어요. ”
여수 해산물의 집산지, 국동항
경력 14년 차 잠수사 손주황(39)씨는 오늘도 입수를 앞두고 있다.
잠수복을 갖춰 입고 40KG 이상의 분납을 매면
작업 준비는 끝이 난다.
수심 40M여 미터의 바다 속을 누비고 나올 때면,
망 가득 키조개와 소라, 우럭조개가 함께 딸려 나온다.
위험을 무릅쓰고 하는 작업임에도 불구하고,
손주황씨의 표정은 늘 밝기만 하다.
고된 작업이지만 손주황씨가 잡은 키조개는 여수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해산물이다.
여수의 다양한 맛을 느낄 수 있는 새로운 대표음식 ‘삼합’ 때문이다.
싱싱한 관자와 노릇하게 구워진 삼겹살, 거기에 갓김치를 한 점까지 만나면
한 입에 여수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단다.
예로부터 여수 앞바다는 갖가지 해산물과 농산물들을 내어주는 곳이었다.
많은 식재료들을 가지고 더 맛있는 음식을 먹고자 했던 마음에서 탄생한 삼합.
손주황씨는 삼합의 맛을 알리기 위해 오늘도 바다로 들어간다.
여수의 바다가 내어주는 ‘조화로운 맛’을 따라가 보자.
“출출할 때 떡 먹으면 꿀맛이지 꿀맛.””
여수시 화양면 서촌마을, 이른 아침 망태기를 어깨에 인 삼총사가 떴다!
혼자보다는 꼭 삼총사로 다닌다는 이들의 망태기에 든 건
다름 아닌 쑥과 모시!
망태기 가득 캔 모시와 쑥을 들고 방앗간으로 돌아오면
유모차 자가용과 함께 당당한 자태를 뽐내며 네 분의 어르신이 합세를 한다.
7총사 완전체가 되어 쑥과 모시를 다듬고 씻으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어느새 먹음직스런 떡이 완성된다.
여수 바다 해풍 맞고 자란 쑥에 자연산 모시를 더해 만든
‘모시쑥인절미’
쑥을 좋아하는 여수 사람들이 봄철 산에 들에 넘치는 모시를 더해
여수의 새로운 맛을 만들어 낸 것이다.
쫄깃한 모시쑥떡과 쑥 전, 쑥 수제비까지로 차려진
점심 상 위로 푸릇한 봄이 펼쳐진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하기에 더 맛있는
시골 떡 방앗간의 맛난 이야기를 들여다보자.
제5부. 만나면 맛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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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만나서 맛난 음식도 먹을 수 있고.
이런 게 여행의 묘미가 아닐까?”
쨍쨍하게 내리쬐는 햇빛을 따라 걷다 보면
에메랄드빛 바다가 눈앞으로 펼쳐진다.
하늘에서 내리 쬐는 햇볕이 물결에 반사되어 만든 물비늘은
여수를 한층 더 환하게 물들인다.
햇살 좋은 어느 봄 날,
여수 여행가 남은진씨와 그녀의 오랜 친구 이수지씨가
여수의 맛을 찾아 나섰다!
은진 씨가 얘기하는 여수 여행은 이른 새벽교동시장 시작된다.
항구와 인접해, 그 날 잡은 싱싱한 생선만을 취급하고
세미부터 시작해 소라, 가오리까지.
시장 가득 바다 것들이 넘쳐난다.
여름이 시작되는 요즘 유독 눈에 띄는 건,
이순신 장군이 사랑한 생선 ‘군평선이’이다
여수 10미(味)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군평선이는
명성만큼이나 쫄깃하고 담백한 맛을 자랑한다.
또 다른 여수의 맛을 찾기 위해 떠나는 길,
두 사람은 케이블카를 타고 오동도로 향한다.
발 아래로 펼쳐진 에메랄드빛 바다와 형형색색의 지붕들은
또 하나의 장관을 선사한다.
1004M의 길을 따라 그려진 고소동 벽화마을로 들어서자,
옥상 위, 간재미와 갈치, 서대를 말리고 있는 어르신이 인사를 건넨다.
귀한 손님이 왔으니 귀한 음식을 대접해야 한다며
인심 좋은 주민들이 두 사람의 손을 이끈다.
어르신들이 손맛 담아 내놓은 음식은, ‘서대잔쟁이무침’!
요즘 같은 세상에야 생선이 흔해졌다지만,
그 옛날 고소동 주민들에게는 생계를 책임져주는 효자 생선이었다고 하니
과연 그 진가를 가늠해 볼만 하다.
예로부터 지대가 높고 볕이 좋아, 생선을 말리기에 적합했던 고소동
‘놀짝놀짝’하게 구워지는 생선에는 고소한 맛도 있고
여수 사람들의 삶도 있다.
햇빛이 잦아들고, 어둠이 깔릴 때면
여수는 낭만의 도시로 탈바꿈한다.
밤바다를 바라보며 먹는 선어 회 한 점!
두 사람과 함께 여수의 ‘맛’을 찾아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