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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사적 아픔과 민중적 삶 형상화 한 시집, ‘없는 영원에도 끝은 있으니' 로 수상의 영예 안아
수상자 박철 시인 이육사문학과 제공
이육사추모사업회가 주최하는 제16회 이육사詩문학상 시상식이 지난 27일 오후 2시에 이육사문학관 다목적홀에서 열렸다. 지난 6월 26일 박철 시인이 수상자로 선정된 것에 따른 행사였다.
이 상은 민족시인 이육사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의 숭고한 생애와 문학정신을 기리고 계승하기 위해 2004년 제정되었으며, 올해로 열여섯 번째를 맞이한다.
예심을 거쳐 본심에 오른 5권의 시집을 놓고 평론가 구중서를 비롯한 김명인, 장옥관, 김해자, 송찬호 시인이 최종 심사를 통하여 수상 시집을 선정하였다. 이들은 “주변과 이웃을 바라보는 시인의 목소리에 따뜻함이 있고, 민족사적 아픔과 민중적 삶을 과거와 현실의 그리움으로 잘 형상화했을 뿐만 아니라, 이육사의 정신에 부합했다”는 그 선정 이유를 밝혔다.
수상자 가족과 내빈들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이동백 기자
2천만 원의 상금을 받는 수상식 자리에어 박철 시인은 “불행하게도 우리는 육사가 몸을 던지던 그 시절처럼 편하지 못한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오히려 몸짓만 부풀려 움직이지 못하고 고개는 더 꺾여 치욕의 강물이 흘러넘치는 형국입니다. 이 황량한 계절, 시인의 길을 결코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아롱진 설음밖에 잃을 것도 없는 낡은 이 땅에서 죽어서도 쉬지 않으리라던 육사의 말을 잃지 않겠습니다.”라는 수상 소감을 전했다.
한편 박철 시인은 1960년 서울 출생으로 단국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창비1987’에 15편의 시를 발표하며 등단해서 『없는 영원에도 끝은 있으니』를 비롯하여 10권의 시집을 냈으며, 제1회 노작문학상과 제12회 백석문학상 등을 수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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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육사문학상 논란
절정(絶頂)
이 육 사
매운 계절의 채찍에 갈겨
마침내 북방으로 휩쓸려오다.
하늘도 그만 지쳐 끝난 고원
서릿발 칼날 진 그 위에 서다
어디다 무릎을 꿇어야 하나
한 발 재겨 디딜 곳조차 없다.
그러매 눈감고 생각해 볼 밖에
겨울은 강철로 된 무지갠가 보다.
이육사 문학상 논란
한국에서 일제에 가장 직설적인 시를 쓴 시인에 ‘절정’을 쓴 이육사,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를 쓴 이상화, 그리고 ‘그날이 오면’을 쓴 심훈을 들 수 있다. 이들은 항일의 시를 간접적이 아니라 직설적으로 표현함으로써 저항시인의 삼총사가 되었다. 이 사실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배고픔과 추위에도 냉방에서 견딘 만해도 생각난다.
2020년 제17회 <이육사문학상> 수상자가 선정되었다. 수상자는 이재무 시인으로 결정되었다. 심사자는 오세영, 권달웅, 조용미, 구모룡 등이다. 그런데 이 상이 친일 논란에 휩싸였다. 심사위원 중 구모룡(평론가)은 친일 문인을 기리는 <팔봉비평상>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재무 시인도 친일 시인 서정주의 <미당문학상> 후보를 두 번이나 수락한 이력이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심사자도 문제가 있고 수상자도 이육사의 항일정신에 합당치 못하다는 것이다.
우리가 <이육사문학상>을 폄회 하는 것은 아니다. 엄밀히 말하면 전두환 당선을 축하한 조병화의 <편운문학상> 전두환 퇴임을 축하한 <김춘수문학상> 이승만 정권의 이데올로기를 생각하며 쓴 <김영랑문학상>까지 문제를 제기하고 논의해야 하지 않겠는가. 뿐만이 아니다 일본에서 대학을 나온 정지용, 윤동주, 김소월, 조선총독부 건축과에 근무한 李箱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문학상도 친일로 보아야 옳다. 이제 과거에 집착해 오늘의 사회를 혼란에 빠뜨리는 일은 자제되었으면 한다. 조선 닷컴, 정일남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