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이영춘
열 살쯤 되었을 때다
시골 집 마당에 한 스님이 와서 목탁을 두드리며 시주를 청한다
나는 어디서 들었던 말인지 얼른 방문을 열고 뛰쳐나가
우리 집은 교회에 다니는데요!라고
능청스럽게 거짓말을 했다
스님은 합장을 하며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딱-딱- 딱- 목탁 소리와 함께 깊게 허리를 숙이고 돌아섰다
내가 지은 죄 중에 가장 오래도록 가슴에서
목탁소리처럼 딱-딱 울리는 거짓말,
그 거짓말이 가끔 고개를 들고 찾아와
그 때 그 스님처럼 허리를 굽히며 나를 괴롭힌다
*이영춘 :*1976년『월간문학』등단 *시집:「시시포스의 돌」「시간의 옆구리」「봉평 장날」「노자의 무덤을 가다」「따뜻한 편지」
「오늘은 같은 길을 세 번 건넜다」「그 뼈가 아파서 울었다」*시 감상과 해설집「시와 함께, 독자와 함께!」등.
*시선집:「들풀」「오줌발, 별꽃무늬」, 번역시집 「해, 저 붉은 얼굴」등.
*수상: 윤동주문학상. 고산문학대상. 유심작품상특별상. 천상병귀천문학대상. 난설헌시문학상. 김삿갓문학상.등
*현, 한국문인협회자문위원. 한국여성문학인회자문위원. 한국시인협회심의위원겸이사.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