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동희 리뷰 : 6.3 선거 】 절반의 실패 & 절반보다 더 많이 남은 숙제 (Half a Failure & More Than Half of the Homework Remains)
(수정판 : 어제 원래 제목을 이렇게 잡아놓고 삽화도 준비했는데, 출구조사 보고 제목 일부 수정하였는데 26일 6월 4일 오전8시경 원 제목으로 환원합니다.)
모두들 고생하셨습니다. 특히 제가 소속된 정당을 떠나서 정치 거물이 아닌데도, 기호 1번이나 2번이 아닌 다른 기호를 달고 끝까지 선전하신 후보 여러분께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그 노고에 존경을 표합니다. 이제 【정동희 리뷰 : 6.3 선거】를 본격적으로 시작합니다.
1. 오세훈 시장을 향하여: ‘칼을 빼시오, 오 장군!’
이번 2026년 6•3 지방선거 과정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와 박근혜 전 대통령 간의 직접적인 조우나 합동 유세는 성사되지 않았습니다. 필자의 판단으로는, 오 후보 측의 적극적인 요청이 있었다면 선거운동 막판 승부처(종료 2~3일 전)에 박 전 대표의 서울 지원 등판이 충분히 가능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오 후보는 이를 도모하지 않았습니다. 장군이 어렵게 칼집에서 칼을 뽑아 적과 대면하는 상황까지 갔다면, 그 칼을 휘둘러야 살아남습니다. 그 순간 딴생각을 한다면 절호의 기회는 다시 멀어집니다. 전략적 선택은 자유이나, 그에 따른 결과 역시 온전히 본인의 책임입니다. 오 시장은 이번 선거 동안 고군분투하며 대단히 고생하셨으나, 올해 남은 기간 자중하며 자신이 선택한 전략의 한계성을 파악하고 어렵게 성공하시더라도 자성의 시간을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2. 장동혁 지도부의 패착: 1차원적 공천과 정세 오판
대구시장 선거는 승리하였으나 제가 보기에 이 승리는 거의 전적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 덕이고, 그 승리 뒤에 힘겨운 뒤집기를 하며 보수가 허무하게 쓴 힘과 노력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는 것이 저의 관점입니다. 장동혁 지도부와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번 선거에서 치명적인 전략적 오류를 범했습니다. 일례로 6월 2일 밤이나 3일 오전, 마이크로소프트 엣지 빙(Bing) 검색창에 드러난 ‘하남시갑’의 민심 동향만 보더라도 현장의 기류는 엄중했습니다. 지도부는 ‘하남의 완고한 민심’과 바닥 정세를 애초부터 파악(把握)하지 못하는 우를 범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하남과 경기도를 넘어 서울 선거판에까지 부정적 나비효과를 불러온 일종의 '전략적 실수'입니다. 따라서 장동혁 지도부는 고생 많이 하셨으나 올해 남은 기간 전면에서 물러나 자숙해야 할 것입니다.
3. 80%이상 남은 숙제: 보수 재건을 위한 정동희의 3대 제언
필자는 2005년 대구 동구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공천 신청을 시작으로, 지난 4월 30일 부친상 중에도 필사적으로 접수했던 경기도 하남시갑 보선 공천 신청에 이르기까지 총 10번의 도전을 이어왔습니다.
이 안에는 두 번의 최고위원 입후보 기록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울러 필자는 과거 정진석 비대위와 한동훈 비대위 출범 직전, 각각 보수 진영의 위기 수습을 위해 비대위 참여 의사를 밝힌 바 있습니다. 당시 당 지도부가 여성•호남•청년 비중 핑계를 대며 결과적으로 분석력이 형편없는 비대위를 꾸렸다고 저는 보는 바입니다. 그것이 현재와 같은 보수 궤멸을 초래한, 첫 단추를 잘못 끼운 수많은 실책의 시작이었죠. 그리고 오늘, 향후 구성될 차기 비대위를 향해 세 번째로 공개(公開)적인 비대위 합류 의사를 천명합니다. 이미 지난 5월 17일, 칼럼 【정동희의 솔직 토크 2026 : “앞으로의 보수진영의 과제에 대하여”】를 통해 밝혔던 보수 재건의 3대 핵심 과제를 다시 한번 상기시키고자 합니다.
•첫째, 분열된 보수 정파의 통섭(統攝)입니다. 현 국민의힘이 마주한 위기의 뿌리는 결국 과거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가결 당시 발생한 진영 내 균열에 있습니다. '미워도 다시 한번'의 대승적 자세로 원점에서 각 정파 간의 통합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해야 합니다.
•둘째, 당 시스템의 근본적 체질 개선(Re-structuring)입니다. 필자는 2025년 가을부터 당의 전면적 쇄신안을 고뇌해 왔고, 그 결과물의 일부를 지난 4월 8일 장동혁 대표 측에 전달한 바 있습니다. 비록 지도부의 내부 검토 과정에서 사장(死藏)된 것으로 보이나, 필자가 하반기 비대위에 참여하게 된다면 이 혁신 아젠다들을 수면 위로 올려 전문가들과 함께 연말까지 구체적인 채택 여부를 결정지을 것입니다.
•셋째, 승리하는 게임의 룰(Game Rule) 정립입니다. 차기 대선 주자들의 공정한 경쟁 환경 조성에서 출발하여, 다가오는 2028년 4월 12일 제23대 총선까지 아우르는 거시적 선거 지형을 설계해야 합니다. 진영의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극대화하는 지속 가능한 승리 시스템을 구축하겠습니다.
4. 에필로그 : 냉철한 현실 인식과 분석력의 가치
지난 10번의 공천 신청과 두 번의 비대위 참여 선언을 통해 당의 생리를 철저히 경험했기에, 맹목적인 기대를 걸지는 않습니다. 냉정하게 저편을 바라보면,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8월 전당대회를 통해 김민석 의원을 새로운 간판으로 내세울 가능성이 엿보입니다. 그는 정청래 의원에 비해 친명(親明) 색채가 훨씬 짙으면서도, 스타일 면에서는 한층 '분석적'인 인물입니다. 반면, 지금 국민의힘 내부에 필자(정동희)보다 정세를 냉철하고 입체적으로 분석해 낼 수 있는 인물이 과연 몇이나 됩니까? 올해 남은 6개월은 향후 총선과 대선 승리 여부를 결정지을 매우 중요한 초석을 다지느냐 마느냐를 결정짓는 ‘절반 이상의 시기’이자 '엄중한 시간'입니다. 보수 진영의 명운이 걸린 이 과반의 시기를 결코 헛되이 보내서는 안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