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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내 남동생의 여자친구
띵동띵동 띵동띵동
‘아~, 토요일 아침부터 누구냐, 짱나게.’
얼굴을 찡그리며 부스스 눈을 떠보려 애쓰는 동안 또 다시 초인종이 제멋대로 울린다.
어제의 숙취가 아직 덜 풀린 듯 머리가 지끈거리고 정신이 몽롱했다.
“아야야야...!”
무언가 발에 찔렸다. 잠이 확 깨버렸다.
내려다보니 어제 먹은 술병 중 하나에 붙어있었을 뚜껑놈이었다.
그것을 기점으로 주변이 보고 나서야 거실이 온통 초토화 난장판 꼬라지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일단 저 초인종 소리부터 어떻게 해야 할 것 같구만.
“신문이면 사절이고, 종교는 안 믿어요~!”
널린 빈 캔 중에 하나를 주우며 소리쳐 주었다.
다행히 말길을 잘 알아들었는지 초인종 소리가 끊어졌다.
대충 굴러다니는 비닐을 하나 주워 널린 쓰레기들을 쑤셔 넣기 시작했다.
띵동띵동 띵동띵동
뭐야?! 끈질기게.
숙취로 인한 짜증이 확 밀려와 현관문으로 성큼성큼 걸어가 문을 확 열고는 짜증 섞인 목소리로 소리쳤다.
“아~!! 거참! 끈질기시..... 어라라...?”
현관문 사이로 보이는 얼굴은 분명 외판원은 아니었다.
고작 중학생쯤 되보이는 작은 키에 놀란 듯이 커다란 눈으로 올려다보는 그것은 마치 겁에질린 다람쥐같아 보였다.
“누구...?”
“저... 준호... 있나요?”
아기다람쥐는 두 손을 감싸쥐고 입으로 가져다 댄 채 내 눈치를 보며 작게 속삭이듯 말했다.
잠시 나도 모르게 그 모습에 넋을 잃고 보던 난 문득 그녀가 말한 ‘준호’라는 인간이 자신의 연년생 남동생을 뜻하는 것임을 뒤늦게 깨달았다.
“준호? 준호 만나러 왔어?”
어느새 난 반말로 그녀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
아기다람쥐는 아랑곳없는 듯 고개를 살짝 끄덕여 주었다.
왠지 김이 빠지는 느낌이다. 설마, 여자친구?
생각해보니 얼마 전까지 귀여워죽겠다고 동생놈이 왕왕거리며 떠들어대던 여자애가 있긴 했다. 짜증나서 매번 듣는 둥 마는 둥이었는데 요즘 통 말이 없더니 그 아이가 이 아이였었나 보다.
“일단 안으로 들어와. 준호는 아직 자고 있을거야. 잠깐 기다려.”
몸을 비켜 아기다람쥐가 들어올 수 있게 공간을 내주었다.
그녀는 잠시 고민하는 듯 하더니 공간 사이로 쏘옥 들어왔다.
150 약간 넘으려나?
자신의 176의 키와 스치니 엄청나게 작게 내려다 보인다. 왠지 여러모로 귀엽다는 느낌이다.
다람쥐는 어제의 흔적이 여실히 보여지는 너저분한 거실을 동그란 눈으로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나는 얼른 비닐을 다시 집어 맥주켄이며 과자봉지들을 주섬주섬 담으며 그나마 깨끗해보이는 소파 한구석에 앉으라고 했다.
“어제 준호랑 한잔 했거든.(그러자 그녀에게 ‘미성년이?’라는 듯 눈에 놀라움이 떠올랐는데, 대충 어깨를 으쓱해 보이며 쓴웃음으로 대답을 대신하고 말았다)
근데 준호 친구? 걔 깨려면 좀 있어야 할텐데. 아침잠이 많은 편이거든. 잠깐 기다려봐.“
그녀는 그저 얼굴만 붉힌 채로 얌전히 있었다.
왠지 귀엽게 생긴게 볼에 찐하게 뽀뽀를 한 뒤 꼬옥 끌어안아주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에잇, 불순한 것들이 훠이~!
준호 역시도 사각팬트만 달랑 입고는 침대에 널부러지듯 누워있었다.
“야! 임마! 일어나봐!”
발로 근육덩어리의 엉덩이를 때려주었지만 녀석 미동도 않는다.
평소도 잘 못일어나는데 어제 간만에 술대결까지 벌이며 엄청 먹어댔으니. 쩝. 이 상태라면 어쩔 수 없다.
한편으론 저 밖에 아기다람쥐와 둘만의 시간을 더 가질 수 있다니 입맛이 다셔지기도 했다.
나가보니 작은 몸으로 여기저기 늘어진 쓰레기들을 정리하고 있었다.
내가 나가자 움찔하며 고개를 들었다.
갑자기 도토리를 열심히 쪼고 있던 다람쥐가 화들짝 놀라 고개를 번쩍 들고 눈을 깜빡이는 모습이 떠올랐다.
“저기.. 그냥...”
“괜찮아,괜찮아. 나야 고맙지 뭐. 그나저나 어쩔까나? 준호 안 깨네.”
“아... 네... 그럼... 전 이만.”
“아, 아니면 좀 기다릴래? 한시간 안에 깰거야.”
“음... 네...”
그녀는 뭐가 그렇게 부끄러운건지 매사 우물우물거렸다. 평소 딱부러지는 성격이라 이런 걸보며 울화통이 치밀정도로 싫어했는데 오늘은 어째 그냥 마냥 좋아보이기만 한다.
“여자친구?”
얼굴이 빨개져 들지도 못하는 꼴이 맞는가보다.
왠지 입맛이 씁쓸해졌다.
나는 심술굿게도 “어디까지 갔는데?”하며 캐물어보았다.
말도 못하고 더욱 빨개지는 꼴이 자꾸 더 괴롭히고 싶은 욕심이 생겨났다.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면서 또다시 재촉하려던 찰나,
“누나, 니 뭐하냐?”
젠장. 좀 더 퍼질러 잘 것이지!
듣기에도 퉁명스런 굵은 목소리가 목 줄기를 잡아당기는 듯했다.
나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태연히 뒤를 돌아봤다. (사실 무슨 일이 있기나 했냐는 말이다.)
괜히 놈이 더 야속해져 눈을 흘겨 주었다.
“너는 어째 여자친구가 왔는데 옷도 제대로 안 입고 그러구 나와?”
그나마 츄리닝 바지라도 걸쳐 입었으니 망정이다. 하지만 누구 보란 듯 저 갑빠를 드러내놓았느냔 말이다.
저 징그런 근육들을 보며 내 옆에 앉은 귀여운 다람쥐양이 얼굴이 빨개졌을거라 생각하니 못내 섭하고 짜증이났다.
그러나 그 뒤에 녀석의 말은 정말 내 뒷통수를 가격할만 했다.
“너 뭐하러 왔는데?”
아----------니!!! 이노므자슥이!
나는 눈을 부라리며 저 무식하고 무례한 동생에게 레이저빔을 마구마구 쏘아댔다. 그런 나를 못내 보더니 ‘쳇’하고는 부엌으로 걸어들어가는게 아닌가?!
어색하나마 나는 다람쥐양을 안심시키기 위해 고개를 돌리며 미소지었다.
그녀는 더욱 고개를 푹 숙이는 것이 주눅이 잔뜩 들어버린 모양이었다. 얼핏 보이는 앙증맞은 귀끝이 빨갛게 익어있었다.
이렇게나 껴안아주고싶은 다람쥐양한테 저놈은 왜 저따위로 구는거냐!
“괜찮아, 뭐 이미 저녀석 성격 알겠지만 연애란거 도통 할 줄도 모르고 무뚝뚝이 뚝뚝 뿌러지는데다.. 후훗 알지? 잠깐 기다려봐. 내가 주스라도 갔다줄께. 뭐 좋아해? 우유 있고, 오렌지 주스랑 에또...”
“우유요.”
작게 속삭이는 소리가 들린듯했다.
나는 다시한번 그녀의 말을 반복하고 그녀의 끄덕이는 모습을 보곤 부엌으로 향했다.
“야! 이준호! 우유 당장 안내려놓을래!”
나는 짐짓 밖에까지 소리가 새어나가지 않도록 새된 소리로 소리쳤다. 저 몹쓸놈은 그나마 내갈 우유까지 아랑곳않고 1리터짜리를 통째로 삼키고 있었다. 이미 우유는 남은 한방울까지 그놈 목구녕으로 모두 넘어가버렸다.
그리곤 나에게 반항이라도 하려는 듯 빈 우유팩을 유유히 내려놓더니 나를 한참 바라보는 것이었다.
“뭐야? 그 눈은? 지금 저 귀여운 니 여자친구에게 줄 우유까지 다 먹어버리고 잘했다는거야? 그리고 보자마자 한단 소리가 그게 뭐야? 사람 민망하게 하려고 작정한거야? 그 쪼끄만 생물이 얼마나 겁을 먹고 있는지 못봤어? 너 도대체 왜이래?”
나는 씩씩대며 자신보다 약간 더 큰 동생을 올려다보며 분노했다.
종종 느끼지만 그놈의 장신을 여자로써 이길 수 없다는 것에 또 한번 분개하고 있었다.
동생은 그런 나를 계속 쳐다만 보더니 이내 옆을 비켜 지나갔다.
“야! 나 아직 얘기...!”
“그렇게 관심 있으면 잘 해보시던지!”
발끈하며 뒤돌아선 내게 그때까지 무반응이었던 놈이 그제서야 한마디 쏘아붙이듯 내뱉고는 자신의 방문을 쾅 닫고 들어가버렸다.
어라라?
뭐 무뚝뚝하기로 소문난 동생이지만 자신하고는 장난도 잘치고 농담도 잘하던 동생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의 정체성에 대해 인정해주고 서로 취향이 비슷하다며 가끔 지나가는 여자들에 대해 얘기할 정도로 생각에도 거침이 없는 편이었다.
물론 요즘 들어 약간 좀 짜증이 많아졌다고 생각은 했지만.
정색을 하고 한마디한마디 힘주어 말하는 것이 뭔가 사납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쟤 왜 저래? 때늦은 사춘긴가?
“우유가 있는 줄 알았는데 없었네. 오렌지주스 괜찮을까?”
나는 준호의 태도를 괘심하고 의하 하게 생각하며 다람쥐양에게 오렌지주스를 권했다. 다행히 다람쥐는 수줍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주스를 받았다. 이렇게 귀여운데 저 녀석은 왜 저러는 거야!
“근데, 준호랑 싸웠어? 원래 좀 표현을 잘안해서 무뚝뚝해 보이긴 하지만 심하네, 저 녀석.”
속으로는 내심 차라리 싸워서 헤어져버리라고 살짝 빌고 있는 중이지만 말이다. 후후.
다람쥐양은 여전히 빨개진 귀 뒤를 조물조물 만지면서 어쩔 줄 몰라 했다.
그리고 그 작은 입이 오물오물거리며 작게 소리가 새어나왔다.
“저, 아뇨. 준호는... 아무것도... 그냥... 제가... 저기...”
“엑? 어어? 우, 우는거야?”
갑자기 그 새까만 눈에서 그렁그렁 물방울이 맺히더니 토토톡 떨어지는게 아닌가? 우왓! 너무너무...
뷰티플 프리티 내 스타일이야------------
정신을 차리고 다람쥐를 끌어안아주었다. 이제보니 싸이즈도 딱인게 안으로 포옥 들어온다. 후후.
달칵!
뒤에서 문 열리는 기척에 난 또다시 동생의 얼굴에 레이저빔을 파파박 쏘아주었다.
이 느아쁜------
"이준호! 너 아무리 여자애가 잘못을 했다해도 그렇지 이렇게 울려버리는게 어딨어? 이런 나쁜자식!“
어딜 나가려는지 아예 점퍼까지 챙겨입은 놈의 모습에 더욱 화가났다.
“너 이래놓고 나간다는거야?”
나는 여전히 그녀를 꼬옥 끌어안고 소리쳤다.
“아니, 저, 전 괜찮아요.”
가만있던 다람쥐양이 꼼지락거리며 고개를 들었다. 동그란 까만눈이 더 크게 다가왔다.
“괜찮긴, 이렇게 울 정도로 사람을 난처하게 만들면 되겠어? 나라면...!”
“쇼를 하는군.”
준호의 싸늘한 목소리가 순식간에 주변을 얼게 만들었다.
나와 다람쥐를 바라보며 빈정대는 그, 너는 누구냐!
이렇게까지 몹쓸 놈으로 키우지 않았는데.(사실 대부분 부모님이 키우시고 난 다듬어만 준거지만)
“뭐, 뭐라?”
“쇼를 하고 있다고. 이 변태 아줌마야.”
헉! 이 자식이! 감히 나를, 이 다람쥐 앞에서 개 망신시키다니!
입이 쩍 벌어져 말도 못하고 놈을 노려보는데 놈이 우리 가까이 다가 살짝 무릎을 굽혀 눈높이를 맞췄다.
그 눈은 다람쥐를 향하고 있었다.
“너 나한테 한것처럼 해보시지? 왜 꿀 먹은 벙어리야?”
“너...너...너...!”
갈수록 태산인 이놈과 당장이라도 또다시 울어버릴거 같은 다람쥐를 번갈아 보며 난 목소리를 잃은 듯 끅끅끅 대고 있었다.
이놈 진짜 왜 이래!!
“나참! 나한테는 말도 잘 걸고 장난도 잘 치고 잘도 폴짝폴짝대더니.”
그리곤 다람쥐양을 보던 눈을 나에게로 향하더니 말을 이었다.
“내가 누나 너보다 먼저 애인 만들줄 알았더니 나야말로 완전히 새됐다구.”
나는 어안이 벙벙해 그놈의 짓거리는 소리를 멍하니 듣고 현관으로 나가는 동안까지도 머리가 딱딱하게 굳은것만 같았다.
갑자기 다람쥐가 내게서 빠져나와 무언가 준호에게 말을 하고 있었다.
‘미안해, 그리고 고마워.’라고 하는 것이 작게나마 들려왔다.
뭐가 미안하고 뭐가 고마운거지?
동생이 그녀의 말에 ‘아아’하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한 손을 들어 인사하듯 나가버리는 것을 나는 그때까지도 그대로 멍청히 바라만 보았다.
“도통 뭐가 뭔지...”
얼빠진 말투로 되뇌었다.
다람쥐는 여전히 내게서 뒤돌아 있는 채여서 어떠한 표정인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괜찮니? 쟤가 왜 저....”
“준희선배, 좋아해요!”
폭풍을 가라앉히고 슬슬 일어서보려는데 그녀가 외친 소리에 다시 벌러덩 눕고야 말았다.
“뭐, 뭐?”
반사적으로 묻고 말았다.
“선배를 좋아한다구요!!”
에...에...? 에??????????
좋아한다?!!!!!!
누구? 날?!!!!!
순간 머릿속으로 수 많은 나뭇잎들을 떼어내며 그런의미다, 아니다를 반복하고 또 반복했다.
“그, 그러니?”
나는 바보처럼 그렇게 뇌까리고 있었다.
그녀는 내 말에 상처라도 받은 듯 또다시 눈물을 흘렸다.
왜 그래~~~~~ 내가 뭘 잘못했냐고~~~~~~
어깨를 꽃꽂이하고 두 주먹을 불끈쥐고 있는 그녀가 너무나 예쁘고 귀엽고..... 아, 이게 아니잖아!!!
난 도리질을 하며 다시 일어서려고 했다.
그러는 사이 그녀가 말을 잇기 시작했다.
“저, 처음에 신입생으로 들어와 선배가 입학식 환영 인사하는 거 너무 멋지다고 생각했었어요. 그리고 나서 자꾸만 생각나고 멀리서 바라만 봐도 좋다고 그랬는데, 같은 반 준호가 언니 동생이란거 알고 준호한테 말걸고 친해지면 언젠가 선배도 가까이 뵐 수 있게되지 않을까해서 열심히 노력했는데... 근데....”
“근데?”
서서히 정신이 맑아지면서 그녀의 얘기가 귀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실감나진 않지만 이미 뱃속에서부터 뭔지모를 기분이 스물스물 나의 온 몸을 간질이고 있었다.
어느새 그녀는 꽉 쥐었던 주먹을 풀고 두 손으로 손장난을 하며 꼼지락대고 있었다.
“근데... 준호가 나한테 사귀자고... 저는 그런 의민 아니었는데... 걔랑 사귀면 선배랑도 더 친해질 수는 있겠지만... 그래도... 그런건 아니고... 전....”
이젠 아예 여유있게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뱃속의 꾸물거리는 정체모를 기운은 이미 가슴께까지 벅차올라 그대로 그녀를 깨물어버릴거 같은 기분까지 올라와 버렸다.
곤란한 듯한 그녀는 고개를 살짝 들다가 나와 눈이 마주쳐버리자 다시 더 푹 숙여버렸다.
“준호가 싫어?”
나는 사악하디 사악하게 제법 흡족한 여유로움으로 다람쥐양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가까이 들이대며 아무렇지 않은 듯 물었다.
얼굴이 가까이 다가오자 흠찟 물러서는 다람쥐양은 내 말에 반응하듯 눈동자가 떨렸다.
“아뇨, 준호는... 좋은 친구예요.”
작게 속삭이지만 강조하듯 또박또박말하는 그녀를 깨물어주고만 싶었지만 표정은 평정을 유지한 채로,
“그래? 훗, 그럼 나도 이제 좋은 선배, 좋은 언니 해주면 되겠다. 그치?”
그녀는 그 말에 당장이라도 울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아냐? 싫어? 난 다람쥐양이랑 좋은친구하고 싶은데... 싫은거구나...”
짐짓 서운함이 가득 서린 말투로 말해주었다.
그러자 다람쥐양의 눈망울이 촉촉해지며 눈물이 당장이라도 떨어질 것처럼 맺히는 것이었다.
그러더니 어느새 후두둑후두둑 그녀의 얼굴에서 물방울들은 사정없이 떨어지기 시작하고, 그녀는 흐르는 눈물을 손등으로 문지르며 자욱을 지우려는 듯 양팔로 얼굴을 문질렀다. 그러더니 흐르는 눈물이 멈추지 않아 속상한 듯 어깨마저 들썩이더니 아예 소리내어 울기 시작했다.
“흐윽...흐윽....흐읏.....그게.... 그게 아닌데... 히끅....흐읏....흐윽.....”
그녀는 계속 쏟아지는 폭포수를 주체하지 못하고 온 몸이 흔들릴 정도로 울어버렸다.
너무 심했나.
나는 그제서야 그녀의 가녀린 몸을 안고 미안한 듯 웃으며 말했다.
“미안, 미안, 무슨 말인지 다 알아 들었어. 미안해. 이젠 울지말자.”
다람쥐양의 귀여운 모습이 자꾸만 괴롭히고 싶어져 장난을 치긴 했지만, 그래도 이렇게 서럽게 우는 것은 조금 안타까운 기분이었다.
등을 토닥여주자 곧 훌쩍임이 가라앉더니 아직 눈물이 그렁그렁한 빨간 토끼눈을 치켜뜨고
“준희선배님, 저 선배님 많이많이 좋아해요, 진짜진짜요. 진짜로 정말로 많이 좋아해요.”
한마디한마디 꼭꼭 전해지길 바라면서 강조를 한다.
누가 이 아이를 고1로 볼까. 이건 어찌보면 원조같은 범죄기분마저 느낄 정도다.
하지만 그것도 그녀의 진지한 눈동자를 보면서 한풀 꺽이고 말았다.
에라, 어떠랴. 나도 좋아져 버렸는데.
“나도, 첫눈에 반해버렸지 뭐야. 처음 들어오는데 준호여자친군줄 알고 얼마나 실망실망, 대실망을 했는지 알아? 넌 정말정말 모를걸. 후훗.”
그녀의 말투를 짐짓 따라는 했지만 진심이었다.
왜 그동안 같은 교정 내에 있었으면서도 이 귀여운 다람쥐양을 못 봤을까?
“아참! 다람쥐양 이름이 뭐지?”
“한송이예요.”
한송이, 한송이. 어쩜 그렇게 이름도 앙증맞을까.
“예쁘다. 한송이. 졸업하기 전까지 많이많이 좋아하자! 송이야!”
“선배, 졸업하고도 전 계속 계속 좋아할 거예요! 선배도 저 계속 좋아해 주실 거죠?”
힘찬 목소리에 비해 가느다랗게 떨리는 눈동자가 너무나 귀여워 나도 모르게 입술에 ‘쪽’을 해버렸다.
얼굴이 점점 빨개지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내 안에 이런저런 늑대는 아직 좀더 꽁꽁 숨겨 놓아야겠다고 생각하고는,
“나야말로 절대 놓지 않을건데, 각오해!”
라고 말해주었다.
첫댓글 ㅎㅎㅎ 보기 좋네요. 앞으로 펼쳐질 둘의 닭살돋는 애정 모습이 눈앞에 보이는 듯 하네요. ^^
귀여운 커플들...ㅎㅎ 잼있네요...
이런 분위기의 소설이 너무 좋아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분위기...넘좋네요!
재밌있게 봤어요^^
재밌네요 ㅋㅋ 이런 분위기 소설은 역시~ 굿이네요 ㅋㅋㅋ
재미있어요!! 이런거 넘 좋아라 하는데//ㅅ// 첨 와서 본 거라 더 좋아요
귀엽네요 소설분위기도갠찮고 ㅋㅋ
달달하네요ㅋㅋㅋ 재밌게봤어요!!~~
달달하네요...정말.... 뒷 얘기를 보고 싶어요 ^^
귀여운 소설이네요ㅎㅎ 재미있게 봤습니다~
반전이네요ㅋㅋㅋㅋㅋㅋㅋ 잘읽었습니다~
재밌어요 주인공넘 귀여워요
소프트하고 달달한..귀여워요 ㅋㅋ 재미있게 봤습니다
잘봤습니다.
귀엽네요^^
해피엔딩좋아요+_+귀여워용용꺄악재밌게봤어요!
반전? ㅎㅎ
오우~ 반전이군요^^ 달달하고 해피엔딩이라 너무 좋습니다^^
몇번을읽어도 재밌네요 잘봤어요
재밌게 봤습니다~ 귀여워요!
귀엽고 달달해요 ㅎㅎ 잘읽었어요
와우, 용기있는 사람만이...ㅋㅋ 잘읽었어요
잘 봤습니당~재밌서용...
다음편은 없는건가여??ㅋㅋ
반전에 놀랐습니다요.하하핫 ~ 달달하게 잘~봤습니다.^^
잘읽었어요~ ^^
귀엽네요.ㅋㅋㅋ
글이 너무 귀여워요 ㅋㅋ
재밌어요!! 귀엽구요 >!!!!
해피엔딩이라 좋아요!!! 달달해서 또한번 좋아요!!!반전에 또또한번 좋아요!!! 짧은 글한편에 몇번이나 정신을 차릴수가 없는지.. 님의 멋진 글쏨씨에 여러번 반하고 갑니다..ㅎㅎ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