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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유(比喩) | 목적 (欲) | 위하 (爲下) | 결과 | |
장소 | 동물 | ||||
큰 나라 (大國) | 큰 강과 바다 (下流) | 암컷(牝) 정(靜) | 겸휵인 (兼畜人) | 이(以) 이(而) | 취(取) 취(取) |
작은 나라 (小國) | 시냇물과 강물 (上流) | 수컷(牡) 동(動) | 입사인 (入事人) |
유교식의 아동교육용 저서인 박세무의 동몽선습(童蒙先習)에 형우제공(兄友弟恭)이라는 말이 있다. ‘형은 아우를 친구처럼 평등하게 대하고 동생은 형을 어른대하듯이 공경해야 한다’는 말이다. 여기서 순서를 생각하면 형이 아우에게 먼저 친구처럼 평등하게 대해야 동생이 형을 어른대하듯이 하게 된다. 반대로 형이 동생을 아랫사람 대하듯이 하면 동생은 형을 친구처럼 대등하게 막 대하려고 한다. 그래서 막 대하는 동생을 보고 힘으로 눌려서 아래에 두고자 하면 할수록 동생은 막 대하는 것이 심해져서 나중에는 형을 아래 사람 대하듯이 하게 된다. 이 형우제공의 원리를 확대하면 선후배 사이에도 적용되지만, 부모와 자식, 스승과 제자 등 수직관계로 생각되는 모든 인간관계에도 적용된다.
노자는 이번 61장에서 큰 나라와 작은 나라 사이의 상생관계를 말했지만 이것을 확대하면 모든 수직관계에 적용할 수 있다. 유교의 형우제공에서는 형이 아우를 친구처럼 대등하게 대하라고 하였는데, 노자는 형보고 아우의 아래로 내려가라고 말한다. 노자의 ‘아래가 됨’의 원리는 수직관계에 있어서 유교의 형우제공 원리보다 더욱 강한 평등이 전제되어 있다. 형우제공에서는 형이 동생을 친구처럼 대등하게 대하기만 해도 동생은 감읍(感泣)하여 형을 어른 대하듯이 공경한다. 이것은 형이 높고 아우는 낮다는 것이 전제되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노자는 큰 나라와 작은 나라가 처음부터 불평등하지 않다는 것이 전제되어 있기 때문에 서로 아래가 됨이 성립한다.
근간에 ‘갑질’이라는 용어가 많이 회자(膾炙)되었다. 갑질은 갑에 해당하는 힘 있는 자가 을에 해당하는 힘 없는 자에게 강제로 부당한 일을 시키거나, 을을 함부로 대하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61장에 의하면 갑질하는 자는 을의 ‘아래가 됨’을 이끌어낼 수 없기 때문에 더 이상 지속적으로 클 수가 없다. 힘 있는 자가 현명하다면 자신의 조직을 지속적으로 키워가기 위해서 힘 없는 자의 ‘아래가 됨’을 실천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힘 없는 자가 현명하다면 자신과 자신이 거느리고 있는 조직원의 안전과 성장을 지키기 위하여 힘 있는 자의 ‘아래가 됨’을 실천할 것이다.
국제관계에서 ‘아래가 됨’의 원리를 적용해보자. 이 원리가 옳다면 대국(大國)인 채 지속적으로 커가는 나라는 주변 소국(小國)의 ‘아래가 됨’을 실천했다고 보아야 한다. 먼 과거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대국(大國)인 채 지속적으로 커가는 나라는 중국이다. 오늘날 중국이 아울러 가장 많은 사람들을 양육하고 있다(兼畜人)는 면에서 가장 큰 나라이다. 그런데 그 중국에서 노자 사상이 나왔다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그리고 작은 나라인 우리나라는 중국이라는 큰 나라에 들어가 섬기면서도(入事人) 나라를 잘 보존하여 반만년 역사를 이어가고 지금은 훌륭하게 성장해가고 있다. 단순히 사대주의(事大主義)라고 비난만 할 일이 아니다. 이것은 현명한 사대주의도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개인관계에서 ‘아래가 됨’의 원리를 적용해보자. 이 원리에 따라 내가 앞으로 크게 성장할 것인지 작게 소멸해갈지를 알 수 있겠다. 만약 내가 내보다 작은 사람의 ‘아래가 됨’을 실천하여 그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면 그들이 기꺼이 나의 아래에 모여들 것이다. 그리고 내 보다 큰 사람의 ‘아래가 됨’을 실천하여 그 자를 진심으로 섬기면 그 자는 나를 신뢰해서 키워줄 것이다. 그러면 나는 크게 성장해 간다. 그렇지만 나는 자존심(실제는 자만심) 때문에 내보다 큰 사람의 ‘아래가 됨’이 잘 안 되고, 잘 났음(실제는 못났음) 때문에 뻐기고 싶어 내보다 작은 사람의 ‘아래가 됨’이 잘 안 된다. 이 장을 정리하면서 자신을 반성한다.
(4) 문제 제기
1. 61장의 ‘아래가 됨’(爲下)은 59장의 ‘즉시 상대를 따름’(早服), 60장의 ‘상처를 입히지 않음’(不傷)과 차이점은 무엇인가?
2. ‘아래가 됨’의 원리를 생활에서 실천하면 반드시 사회적으로 성공하는가, 그렇다면 사회적으로 성공 하지 못한 자는 ‘아래가 됨’이 안 돼서 그런가?
통청 아카데미 通 靑 Academy | 277 회 | 주제: | 우정(友情) (1) | 발표자: | 이경희 (철학박사/ 대구가톨릭대학교 강의교수) | ||||
일시: | 2015. 9. 23. (수) pm 7:00~9:00 | 장소: 대구시립수성도서관 제1 강좌실 | 문의 | 010-3928-2866 | |||||
h.p. | cafe.daum.net/tongchungd |
< 다음 주 강의 예고 >
◎ 2015.9.23. (277회) : 우정(友情) (1), 이경희 (철학박사/대구가톨릭대학교 강의교수) ◎ 2015.9.30. (278회) : 우정(友情) (2), 이경희 (철학박사/대구가톨릭대학교 강의교수) ◎ 2015.10.7. (279회) : 남자의 뇌, 여자의 뇌, 윤효운 (심리생물학박사/대구사이버대학교 교수) ◎ 2015.10.14. (280회) : 문학가 ‘단재 신채호’ 읽기, 김현주 (문학박사/대구가톨릭대학교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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