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이후에나 내림세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됐던 돼지 값이 전망과 달리 추석 전부터 하락했다. 그 이유를 분석하고 양돈농가들이 향후 경영을 수립하는데 기여하기 위해 업계전문가들의 의견을 통해 추석 이후의 돼지 값을 전망한다.…○
◆ 양돈업 환경
양돈사료량은 6월 42만2천5백톤, 7월 42만4천3백톤, 8월 42만6천4백톤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줄었지만 ‘여름’임에도 매월 조금씩 늘었다는 게 주목을 끌었다. 특히 10년만의 무더위, 다습, 장마 등 일기불순에도 사료량이 줄지 않은 것은 크고 있는 돼지가 있다는 것을 반증해주고 있다. 8월말 양돈사료량은 348만8천7백여톤으로 지난해 동기 366만1천7백여톤에 견줘 4.7%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돼지 두수는 6월 1일 기준 901만7천마리로 전년 동기 905만1천마리 대비 0.4%가 줄었으며 이 가운데 모돈은 96만7천두로 작년 6월보다 1.8%가 감소했다. 한편 농촌경제연구원은 9월에는 919만마리로 6월보다 2%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 추석 전 돈가 왜 급락했나
지육 kg당 4천원대를 형성하던 돼지 값이 9월 6일 3천992원으로 4천원대가 무너진 후 ‘가랑비에 옷 적시듯이’ 서서히 빠졌다. 그러던 돼지 값이 17일 3천261원으로 2월 17일 3천296원을 형성한 이래 꼭 7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돈가가 약세로 돌아선 것은 그 동안 수요량에 비해 돼지 공급량이 부족했던 상황이 지속되다가 9월초부터 출하량이 늘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출하두수가 많아진 것은 여름 무더위로 출하시기를 놓친 돼지들이 가을철 사료섭취량이 늘면서 출하시기에 도달한 데다, 예정대로 출하될 물량이 맞물려서다.
이를 입증하듯 3~9일까지 14개 도매시장에서 경매된 돼지 두수는 5만3천399마리로 전주 4만7천953마리에 비해 11.3%가 증가했고 10~16일까지 출하두수는 5만7천162마리로 전주대비 7.1%가 늘어났다. 9월 16일까지 도매시장에 하루 평균 출하두수는 3천960마리로 8월 평균 3천268마리에 비해 21.2%가 증가했다. 이에 따라 돼지 지육 값도 8월 4천60원보다 6.8% 하락한 3천785원으로 조사됐다. 특히 비규격돈 출하두수가 늘면서 가격 하락 폭을 심화시킨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돈가 하락의 또 하나 요인으로 꼽히고 있는 것은 소위 추석 ‘대목’을 앞두고 경기침체로 수요가 줄었고 특히 가정 소비가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추석 후 10월 돼지 값
업계전문가들은 추석 이후 올해 돼지 값 역시 예년처럼 약 2주 정도 약세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2000년이나 2002년과 같이 ‘폭락’ 조짐이 아니라 일시적인 약세로 내다보고 있다.
강화순 퓨리나코리아 이사는 “추석 후 여름에 출하되지 못했던 돼지들이 추석 전과 후에 출하됨으로써 약보합국면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10월에 출하될 4~5월 생산된 돼지들의 PED(설사병)·PMWS(이유후전신성소모성증후군)의 감염률이 낮음으로써 물량 증가가 부담된다. 그렇다고 생산비 이하는 형성하지 않을 것이다. 10월말 기점으로 약세에서 오름세로 반전되면서 보합국면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오명호 대상사료 양돈PM은 “양돈사료량의 경우 금년 상황과 94년과 같다. 일반적으로 8월 양돈생산량의 경우 7월보다 줄어야 하나 94년이나 올해는 줄기는커녕 오히려 증가했다. 이것은 8월에 출하해야 할 돼지가 시장에 나오지 못한 것을 의미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 돼지와 기본적으로 출하될 돼지를 고려하면 물량이 적다고 할 수 없다. 약세 국면에서 11월초부터 벗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익모 CJ 식육팀장은 “돼지 하락 시기가 예상보다 빨리 온 것 같다. 가장 큰 원인은 출하물량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8월 물량이 9월에 출하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다 소비가 주춤하고 있다. 특히 항상 부족한 삼겹살 재고가 늘고 있는 것이 부담된다. 때문에 일시적으로 2~3일 가량 지육 kg당 3천원도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11월에 들어서면 오름세로 돌아설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김현중 농촌경제연구원 연구원은 “금년 초 기승을 부리던 PED PMWS 등 질병이 4월부터 급감, 9월 중순 이후 출하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관측됐다. 이런 가운데 추석 이후 소비가 감소할 것이다. 따라서 10월 돼지 값은 평균 20만원선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규성 축산유통연구소장은 “추석 후 돼지 값을 지지할 호재가 없다. 약세가 예상된다. 특히 돼지고기 인기부위 소비가 안돼 유통업소들이 물량을 조절하고 있는 상황에서 출하물량이 소폭이라도 늘어나면 어려운 국면도 배제할 수 없다. 10월 고비를 넘기면 11월부터 상승세를 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돈가 안정 및 농가경영방안
전문가들은 돼지 값 안정을 위해 양돈농가들의 계획적인 출하를 한결같이 당부했다. 이들은 8월 무더위로 출하시기를 놓친 돼지와 정상적으로 10월에 출하될 돼지가 집중될 경우 ‘하락’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이 같이 주문했다. 아울러 돼지 값이 3~4일만 하락하면 출하시기를 앞당긴 농가들이 적지 않다며 ‘심리적’ 안정 상태 유지를 요청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돼지 값이 하락할 경우 농가 손실을 최소화하는 길은 고품질 규격돈 생산 뿐이라며 경영방향을 생산성 향상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금년 가을 겨울 역시 PED PMWS 질병이 기승부릴 것이라며 질병 예방을 위해 밀사(密飼)를 방지하는 동시에 철저한 환기와 청결 유지 등 사양환경관리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당부했다.
[양돈타임스 2004/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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