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속의
거울-내연산 12폭포
글/사진:
이종원

보경사의
추억
5년
전이다. 울릉도 가기 전 주왕산을 먼저 찾았다. 동서울 터미널에서
홀로 직행버스에 올라 나만의 고독을 즐겼다. 5시간에 걸쳐 주왕산에
도착한 후 무거운 배낭을 메고 주왕산의 여러 폭포들을 섭렵하고 전기없는
마을이라는 내원동까지 들어갔다. 다시 주차장으로 나와 주산지를 향한 시내 버스를 하염없이
기다렸다. 기다리면서 책도 읽고, 풍경도 감상하고...기다림의 미학을
만끽했다. 간신히 버스에 올라타 부동면 읍내까지 갔다.
주산지까지 하염없이 걸었다.
구도를 향한 스님처럼.... 마냥 좋다.
황홀한
주산지의 비경에서 간신히 벗어나 다시 부동면으로 돌아와 허름한 중국집에
가서 짜장면 한그릇 후딱 해치우고
다시 버스에 올랐다. 어딘지도 모른다. 청송의 깊은 산골마을에
나를 내려주었다. 먼지 풀풀 나는 행낭을 휙 던져 버리듯 .....흙먼지
날리며 휭하니 떠나 버린 버스가 얼마나 야속한지 모른다. 아마 청송얼음골 근처쯤
되지 않을까. 어떻하든 오늘 영덕으로 넘어가야 내일 아침 울릉도 배를
탄다.

버스도
없고.....할
수 없이 트럭을 잡아탔다.
"영덕
가는 방향 아무데나 내려주세요."
덜컹거리는
화물칸에서 펼쳐진 비경에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얼음골
계곡을 넘어 펼쳐진 옥계계곡은 이상향이나 다름없었다. 담과 소가 이어지고
끊임없이 폭포수가 떨어졌다. 울릉도를 포기하고 그냥 이곳에 몇 일
쉬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다.
트럭이
나를 내려준 곳은 옥계를 지나 이름모를 마을의 차부슈퍼 앞이다.
그리고는 마냥 버스를 기다렸다. 뒤뚱거리는 할머니께도 말을 걸어보고
수퍼 아이에게도 장난도 걸어본다. 세월아 네월아 아무리 기다려도 버스는
오지 않는다. 느티나무 아래 막걸리판이 벌어진 곳에 슬그머니 기웃거렸더니
막걸리 한사발 건내준다. 폐부까지 찌르는 시원한 맛~~그러고 보니 청송얼음막걸리가
고개를 넘어 영덕까지 왔구나. 그때 안주로 나온 것이 바로 바로 영덕의 하얀 복숭아였다. 입에서
살살 녹는 그 맛~~
나는
그때 처음으로 영덕이 복숭아가 맛있다는 것을 온몸으로 알게 되었다.영덕가는
시내버스안에서 복숭아 로드를 달리며 얼마나 입맛을 다졌는지 모른다. 꿀꺽~
영덕에서
포항가는 차에 올라탔다. 포항행 직행버스 차창에서 펼쳐진 동해바다에 정신이
없다. 그런데 장사, 화진 해수욕장을 지나
송라면에 도착했을 때 '보경사'라는 푯말을 보고 무의식적으로 뛰쳐나갔다.
보경사...왜
그리 무모하게 내렸는지 아직까지 잘 모른다. 아마도 나의 옛 애인의
가물가물한 이름이 아닌가싶다. 난 7번국도변에 보경사가 있는 줄 알았다. 입구에서도 10여
분을 차를 타고 들어가야
한단다. 어쩔 수 없이 차를 잡아 탔는데...하필 보경사에서 수행하는 비구니승
차였다.
이것도
인연인데.... 스님이
거쳐하는 요사채 툇마루에서 올라 시원한 차 한잔 대접받았다. 나도
주책이지 그윽한 차 한잔에 걸맞지
않는 황당한 질문을 던저 버렸다.
"스님.
스님도 라면 먹습니까?" "그럼요..라면이 얼마나 맛있는데요." "국물에
고기가루가 들어가 있는데요?" "한국야쿠르트에서 스님을
위한 라면을 따로 만들지요."

보경사
보경사
경내를 둘러보았다. 비구니 사찰답게 정갈하다. 동해안 명산에다 '팔면보경'을
묻고 그 위에 절을 세우면 왜구를 막고 이웃나라로부터 침략을 받지
않고 삼국을 통일할 것이란다.그래서 보배寶, 거울 鏡을 써서 보경사가
되었다. 어딘가에 묻혀 있을 거울을 찾아 이곳저곳 기웃거려본다. 마음속
깊은 곳에 내 양심을 비추고 있는 팔면보경이 있을지 모른다.

내연산
연산폭포 트레킹
보경사에서
연산폭포까지는 대략 3km 1시간 남짓 소요된다.이곳이야 말로 폭포 트레킹이다.대략
12개의 폭포가 피서객을 유혹한다. 쌍생폭을 시작으로 삼보폭, 보연폭,
잠용폭을 거쳐 관음폭에 이르면 관음굴이 나온다.

관음폭포와
관음굴

소에
발을 담그면 잠시나마 세상 근심은 망각된다. 구름다리를
따라 안쪽으로 들어가면 12폭포 중에서 가장 웅장하다는 연산폭포가
그 자태를 드러낸다.

연산폭포.
높이 20m 수량도 풍부하고 낙차 때문인지 물 떨어지는 소리가 귀를 때린다.
관음폭 옆으로는 등산로가 이어지는데 8폭포 은폭, 9폭포 시명폭, 3개의
복호복포가 이어진다.

내연산식당의 산채비빔밥 054-261-9976
*보경사
가는길
서울-포항-7번국도-송라-좌회전-7km-보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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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내연산 12폭포 트레킹을 즐기고 먹는 산채비빔밥 꿀맛이겠네요.... 시헌하게 쏟아지는 물줄기만 보아도.... 여름아! 물렸거라~ ^^*
작년 가을에 가보았던 곳이라 더욱 반갑네요. 씰크처럼 쏟아지는 폭포수 아래는 선녀가 목욕을 해야 어울길것 같은데 당췌 어울리지 않는 나뭇꾼이 거기서... ㅎㅎ. 이 대목도 너무 재밌어요. "스님! 스님도 라면을 먹습니까?"
울 대장님께서..올해는
의 계곡이란 계곡에 모두 발을 들여 놓으실 작정이신가보네요..^^ 물론 힘 안들이고 보는 낙도 좋지만 은근히 대장님의 체력도 걱정 된다는거
..^^
6월에 다녀왔는데 정말 아름다운 폭포 입니다. 저희는 산행까지 곁드린 여행? 이였읍니다. 구름다리근처는 아마도 ""와,,소리가 날겁니다.
여행을 ....산채비빔밥 처럼 ..... 아주 맛있게 하시는.....모놀님.....부럽습니다...
처음 쓰는 글입니다..제가 참 좋아하는 곳이라서..폭포도 좋고 산행도중에 내려다 보이는 계곡의 맑은 물은 참 예쁩니다..산책하듯이 산행하고 바닷가에서 회를 먹는 맛도 좋습니다..늘 좋은 소개 감사드립니다.
휴가를 포항에 다녀왔는데......대장님 넘 아쉽구 담 기회엔 꼬

옥 함 다녀와야 겠네요
넘 넘 좋아요

정말로 좋은 곳이 내요~~~~~~~~~~~~~잘보고 갑니다~~~~~~~~~
1시간 걷는것빼면 넘 좋겠네요. 카메라가 엄청좋은건가봅니다. 사진멋있네요.
아! 그리운 사람들과 여행하고 싶어지네요.
평소 하고싶은 여행 대장님이 대신 해줘 고맙 슴니다. 대리만족도 끝내 주네요.
항상 멋진사진 감탄사가 절로절로..
정말 좋네요~~ 너무너무 가고 싶네요~~ 사진으로나마 조금 위안을 해야겠네요!!! 고맙습니다 ^0^
보경사와 폭포라...정말 비경이군요 청하면의 월포해수욕장에서 민박을 2개월이나 하면서도 그 비경을 몰랐다니...감사합니다. 대장님 덕에 알았으니 함 다녀와야겠군요 ^^*
90몇년도인가..? 가물가물 한데, 하옇튼 장마철 휴가 때 였는데....! 나, 마눌, 그리고 우리 외동아들, 이렇게 우리 온 가족이 이름이 이쁘다는 이유 하나만 믿고 보경사를 찾아 인천에서 출발 했지요. 그리고 연산폭포까지 1박2일로...,. 이 폭포, 장마철 수량이 많으니 정말 장관 입디다. 지금 이 사진은 볼품 없슴니다. 지금 쯤 한번 가 보세요.
시원하게 쏫아지는 폭포, 보기만해도 시원합니다. 다음주 토욜 내연산 산행갑니다. 산행이 기대되네요~~
검색해서 왔는데 아쉽게도 사진들이 안 나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