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동문선 제3권
오언고시(五言古詩)
이봉친관사요자택득군강남차가희 십사자 위운(以奉親官舍要自擇得郡江南差可喜十四字爲韻)
유호인(兪好仁)
내 생각 어찌도 그지없는지 / 我思何曼曼
귀밑머리 쉽사리 세어가누나 / 兩鬢易就種
명문국(名文國, 召文國의 忌諱. 의성)의 수령으로 / 魚符名文國
노상 문서만 뒤지는 신세 / 簿書坐來擁
북녘을 바라보매 아득한 한산 / 北望漢山杳
밝은 빛이 구름 밖에 솟아 있구나 / 明光雲表聳
다행히 5년간의 임명을 받아 / 幸捧五年檄
판여로 감지를 내 받드네만 / 板輿甘旨奉
돌아보니, 나의 조그만 몸으로 / 顧茲一身微
충과 의를 어찌 다하리 / 兩係忠義重
주은을 아직도 갚지 못하니 / 主恩未得報
밤낮으로 떨리는 송구한 내 넋 / 日夜魂屨竦
(중략)
민가가 몇 천 집인가 / 編閭數千戶
연화가 사방 벌판에 연하여 있네 / 煙火連四野
간사함을 간직했으며 충신(忠信)은 적고 / 藏姦忠信少
옥신각신 동일에 싸움도 많네 / 勃磎鬧田社
풍속이 활과 칼을 더 숭상하니 / 俗尙喜弓刀
하향에 글하는 선비 어찌 있을까 / 天荒乏騷雅
게으른 원님이 4년 동안에 / 疏慵四載間
교화한 것 없음이 부끄러워라 / 變花慚陶冶
억지로 웃으면서 응접하여도 / 應接强爲顔
그윽한 내 회포를 아는 자 없네 / 幽懷知者寡
몽귀부를 방금 끝내고 나니 / 才罷夢歸賦
잘 있는가, 그리운 뇌계의 내 집 / 好在㵢溪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