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 스님이 11월 30일에 직접 농사지은 배추와 보시받은 배 등 농산물을 보육원과 요양병원에 나눠주기 위해 트럭으로 싣고 가다가 잠시 쉬기 위해서 휴게소에 들어갔습니다. 새벽부터 짐을 트럭에 싣느라 출출해서 어묵이나 빵을 먹자고 행자스님에게 빵값을 물어보라고 했습니다. 빵 하나에 4000원이라는 말을 듣고 법륜스님은 "예전에 국밥 한그릇에 4000원이었는데 물가가 정말 많이 올랐네요. 눈으로 아름다운 바다풍경이나 먹고갑시다."하면서 법륜스님 일행은 빵을 먹지 않았습니다. 빵 사먹을 돈이 없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북한의 굶주린 어린이, 미얀마의 피난온 사람들, 인도의 불가촉천민, 파키스탄의 수재민들 생각이 났는지도 모릅니다. 빵값 4000원이면 그들 가족의 며칠 양식이 될 거라는 생각에 회원들이 기부한 소중한 돈을 허비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을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법륜스님과 동행한 사람들은 참으로 고달플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11월 29일에 조계종의 총무원장을 두번이나 역임한 자승이 안산 칠장사에 가서 숙소인 요사채를 불질러서 자살했다는 뉴스가 있었습니다. 뉴스를 듣자 마자 이것은 '자살당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으나 CCTV에 휘발유통을 들고 방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잡혔고, 타고온 차에 유서도 발견되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결론이 내려졌고 조계종에서는 '자승스님이 소신공양을 했다'면서 조계종단장으로 장례도 치렀습니다. 아니 이게 방화범이 불지른거지 무슨 소신공양입니까? 전태일 열사처럼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고 분신한 것도 아니고, 베트남의 틱꽝득 스님처럼 불교탄압에 저항하고 전쟁과 독재에 반대하기 위해 분신한 것도 아니고 도대체 알 수 없는 이유로 남의 집에 가서 불지르고 죽었는데 무슨 소신공양입니까? 제자들에게 남긴 유언도 가관입니다. 제자를 가르키는 상좌를 상자로 썼고, 네명의 제자 상자에게 각각 2억씩 갹출해서 자기가 불지른 요사채를 복원하라고 했습니다. 무슨 제자들이 사업하는 것도 아닌데 2억이라는 거금을 척척 낼 수 있다는 것도 놀라운 일입니다. 신자들이 시주한 돈일텐데 이렇게 함부로 사용해도 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정 죽고 싶으면 마당 한가운데에서 자기 몸에 휘발유를 뿌리고 분신했으면 소신공양은 아녀도 남에게 피해를 주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4000원짜리 빵을 차마 사먹지 못한 법륜스님과 8억되는 남의 집을 방화한 자승이 대비되는 하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