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말용 시인
1947년 경북 포항 장기 출생
2005년 <문학과 육필> 등단
시집 :『장기곶 시편』.
경북 경산시 옥곧동 성암산 신동아파밀리에 109 / 705
배낭
- 이말용
너를 만나면
이대로 떠나고 싶다.
그리움 가득한 보따리
어깨 깊숙이 파묻고
울창한 숲 험준한 능선
멋없이 멋없이 헤쳐나가고
풋풋한 땀내음
산뜻한 산내음
외롭고 호젓할때
하늘을 보고
그래도 모자라면
산골물에 몸을 씻고
뜀박질하는 계절앞에
조용히 다가서고있다.
고향에 가면
- 이말용
청솔 꽃피는 고향에 가면
호미자루 움켜 쥔 늙으신 어머니
애보리 이랑에 바람꽃 핀다.
산 꽃망울 맺는 삼월 여울빛
실개천 흐르는
동구 밖 피리소리 개구리 울음소리
고을이 흔들리면
노란 민들레꽃, 뜰 안 가득 피고
주인 잃은 문패, 아지랑이에 씻소
옛동무 이름들 바람 함께 불러본다
아이들 소리 살아나는 옛길 걸어가면
봄볕에 졸고있는 낡은 싸리문
오늘도 허허로이 누굴 기다리나.
난쟁이 분꽃
- 이말용
아슬아슬한 바위틈
연보라 작은 꽃
누가 심었을까
구름도 바람도
오가는 사람도
가슴 태우는 꽃
홀로서는 절벽
무엇으로 심었을까
흔드는 몸짓 너무 고요하다
수줍게 웃는 얼굴
누구를 기다리고 있나
태풍이 오면 얼마나 무서울까
산 나비
- 이말용
산안개 헤치고
녹음 사이로
산 나비 날고 있다
바람이 묻어 온 땀방울
푸른 7월 가지에 걸어 두고
가파른 가슴을 내민
복호산伏虎山
삼복은 능선 저만치 앞서 가는데
젖은 날개 나풀나풀
서두르지 않는다
빗장을 여는 산정
초록빛 손으로 반기면
아직도 길 위에 서 있다
나는 경상도 표정
서두르는 마음
물소리에 감추는데
산안개 헤치고
녹음 사이로
푸른 꿈 하나 날고 있다
두호동 파도
- 이말용
바다가 붉어지는 날이면
창가에 찾아오는 어린 햇살을 본다.
갈수록 진하게 피어나는
그리움의 몽오리가 터지면서
만개한 꽃들이 뭍으로 뭍으로 기어오른다.
아우성처럼 몰려오는 영롱한 오색 빛
물새 자국에 심어져 갈 때
잃어버린 기억 일어서는
아주 먼데서 오신 슬픈 눈동자가
지쳐 벌러덩 드러누운
내 상처를 어루만진다.
보라빛 꿈이 문득 생시로 피어나는
이토록 알싸한 향기를 남긴 채
애타도록 누구를 찾고 있는 걸까
오늘 밤도 피어나는 통증을 간직하는
어린 햇살처럼
하염없이 대열을 갖추고
꽃잎은 회춘하듯 일어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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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시인♡,·´″″°³
| 대구시인 | 배낭 / 이말용
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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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9.10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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