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농촌 대안은 있다] 춘천 솔바우 마을
화학산과 춘천호에 둘러싸인 춘천시 사북면 송암리 솔바우 마을. 마을 주변에 소나무와 바위가 많다는 뜻의 솔바우 마을은 93가구 240여명이 모여사는 전형적인 농촌마을이다. 대대로 논과 밭을 생활터전 삼아 인접지역과 교류없이 살아온 탓에 시 외곽에 위치한 오지마을로 여겨져왔다. 이곳에 정보화 바람이 불면서 변화의 거센 물결이 일고 있다.
2001년 행자부 정보화 마을 선정 정보센터 건립
주민 70% 컴퓨터 활용·전자상거래로 소득 증가
메주·멧돼지 판매·농촌체험단지 개발 부농 꿈
2001년 행정자치부 정보화 마을로 선정되면서 정보센터를 건립하고(사진 위) 주민대상으로 정보화 교육을 실시했다.(아래)
■ 정보화로 개방 파고 넘는다
교통이 불편해 농촌 중에서도 오지로 불렸던 이 마을이 정보화로 무장하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2001년 6월 개설된 마을 홈페이지(solbau.invil.org)를 통해 전자상 거래를 시작하면서 주문이 쇄도하는 등 찾는 이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주변관광지 소개도 홈페이지를 통해 이뤄져 마을을 찾는 사람이 부쩍 느는 등 도시인의 안락한 휴식처로 탈바꿈하고 있다. 주민들도 기회를 놓치지 않고 주변 환경을 농촌체험단지로 개발, 농가소득과 연계하는 등 마을에 활기가 넘치고 있다.
솔바우 마을은 2000년 도 새농어촌건설사업에 선정돼 받은 5억원의 지원금으로 개인용 컴퓨터 35대를 구입해 농가에 보급했다.
또 2001년에는 행정자치부 정보화 마을로 선정되면서 컴퓨터와 무인민원증명발급기가 갖춰진 정보센터를 짓고 마을 홈페이지를 제작했다.
특히 마을 자체적으로 2000년부터 농한기를 이용해 이 지역출신 서울대 송호근 교수와 한림대 박근갑 교수를 초청, 정보화 교육을 실시해 그 결과 지금은 전체 주민의 70%이상이 컴퓨터 활용능력을 갖추게 됐다.
홍성수 이장은 "인터넷을 이용한 농산물 판매 및 체험단지 홍보 등 각종 정보화사업을 통해 도시보다 잘사는 농촌마을로 거듭날 수 있었다"며 "지난해 9월에는 호텔 신라와 자매결연식을 맺고 매주 2회씩 마을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 주민 모두 한 마음 한 뜻
솔바우 마을의 성공 열쇠는 주민 단합에 있다.
부녀회는 특산물을 판매한 수입으로 메주공장을 만들어 소득 증진은 물론 솔바우마을의 청정 이미지를 전국에 알리는 촉매제 역할을 했다.
또 마을내 일손돕기, 환경정리, 나눔의 집 방문, 불우이웃돕기 등 마을 발전에 주춧돌 역할을 하고 있다.
청년회는 감자 콩 배추 등 청정 농작물과 사슴 멧돼지 꿩 등 친환경 축산물 생산을 위한 영농기술을 연마해 농가소득을 올리는데 주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현재 솔바우 마을에는 청년회를 중심으로 감자 버섯 등 5개 공동작목반이 활동하고 있다.
특히 타 농촌지역과는 달리 50대 미만이 전체 마을 인구의 절반 가량을 차지, 마을의 미래를 밝게 하고 있다.
노인회는 오랜 경험으로 쌓은 영농지식 전수와 건전한 공동체 생활유지를 위한 예절교육을 통해 마을의 전통과 역사를 지켜나가는 든든한 정신적 지주가 되고 있다.
마을 복지도 주민 스스로의 힘으로 개척해 나가고 있다.
마을 자체 장학재단인 송암장학회를 설립해 학생들의 든든한 후원자가 되고 있으며 노인복지를 위한 노인정도 건립했다.
또 30만평의 임야와 8000여평의 논 등 30만8000여평의 땅을 공동명의로 구입·관리하는 등 공동체 정신을 바탕으로 빚 없는 부자 마을로 거듭났다.
■ 문화체험단지로 탈바꿈
솔바우 마을 주민들의 다음 목표는 대규모 농촌체험관광객 유치다.
마을운영위원회는 최근 회의를 통해 춘천호와 화학산 등 천혜의 자연환경을 이용해 도시인들의 안락한 휴식처가 될 수 있는 농촌관광코스를 개발키로 결정했다.
이를 위해 숙식이 가능한 마을회관을 건립했으며 △메주빚기 △농작물 재배 △레저체험 등 방문객들이 직접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솔바우마을 생태체험 프로그램을 채택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또 외주업체에 용역을 의뢰해 마을발전 5개년 계획도 수립했다.
이미 지난달 13일부터 2박3일간의 일정으로 호텔 신라에 근무하고 있는 임직원 가족 70여명이 방문해 각종 농촌체험활동에 참가하는 등 관광객 유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솔바우 마을은 앞으로 난개발로 인해 마을의 자연환경이 훼손되는 것을 막기위해 대규모 숙박시설 건립 등을 지양한 친환경적인 문화체험단지를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정동원 gondori@kado.net
"컴퓨터 농가 보급 마을홈페이지 개설 정보화 마을 특화"
오늘이 있기까지는 현재 정보화추진위원장을 맡고 있는 홍성수 이장의 힘이 컸다.
이씨는 1999년 우연히 '새농어촌건설사업'에 대한 얘기를 전해 듣고 신청부터 했다. 당시 주민들이 농한기에 할 일없이 삼삼오오 모여 잡담 등으로 하루를 보내던 것이 안타까웠기 때문이다.
이씨의 열정은 대단했다. 사업대상마을로 선정되기 위해 도청과 시청등 관계기관을 끊임없이 방문하며 동분서주했다.
결국 솔바우 마을은 이씨와 마을주민의 노력으로 2000년 새농어촌건설사업에 선정됐으며 도로부터 지원받은 5억원의 지원금 중 일부를 투자해 개인용 컴퓨터를 구입, 농가에 보급했다.
컴퓨터를 구입한 것은 정보화 사업에 성공하려면 새영농법, 전자상거래, 각종 최신정보 등을 안방에서 한눈에 볼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기 때문이다. 이후 마을 홈페이지 개설 등 본격적인 정보화단지 구축작업을 벌였다. 대학교수를 초청해 교육을 실시했으며 마을의 얼굴인 홈페이지에는 도·농 교류를 위해 특산품인 전자상거래 코너와 마을 관광정보 등을 올려놓았다.
홈페이지를 통한 전자상거래 실적은 문의가 계속 늘어 실적도 해마다 높아져가고 있다.
홍 이장은 "정보화 콘텐츠 다양화 및 농촌체험관광 육성으로 전국에서 가장 찾고 싶은 정보화 마을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동원 gondori@kado.net
강원도민일보 기사 : 2005-0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