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라이드
김예주
제2차 세계대전으로 혼란스러웠던 당시 상황속에서 부부로 위장하는 스파이 중 한 쌍이었던 영국의 정보국 장교 맥스바탄과 프랑스 비밀요원 마리안 부세주르는 독일 장관을 암살해야 하는 임무를 맡게 된다. 임무를 수행하던 도중 둘의 사이에는 미묘한 분위기가 흐르고 임무를 마치고 영국으로 돌아와 운명적인 결혼을 하게 된다. 어느덧 둘 사이엔 사랑스런 딸이 생기고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맥스바탄에게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들렸다. 그의 아내인 마리안 부세주르가 독일군의 스파이라는 정황이 포착되었다는 것이다. 72시간 내에 그녀의 무고함을 밝혀내지 않으면 그가 직접 아내를 처단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만다.
맥스바탄은 스스로 아내의 비밀을 밝히려고 했고 결국그녀가 스파이였던 것임을 알게 된다. 둘은 딸과 함께 비밀을 가지고 영국을 떠나려 하지만 붙잡히게 되고 그 자리에서 마리안 부세주르는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이이야기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캐나다인 스파이와 프랑스 레지스탕스였던 여교사가 임무 중에 만나 결혼을 결심하지만 정보기관의 반대에 부딪혀야 했던 각본가 스티브 나이트의 실화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됐다. 실화이기에 더 애절한 느낌을 받았다.
평범하지 않은 가정의 이야기. 우리와 같은 시대를 살고 있었다면 해피엔딩으로 이야기는 끝이 날 수 있었을까. 전쟁의 위험으로부터 지켜낸 바람 앞의 촛불 같은 사랑이었지만 비극으로 닫힌 로맨스. 서로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비난하고 싶진 않았을까.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은 영화속 상황처럼 목숨을 걱정해야 하는 전쟁통 속은 아니지만, 요즘 우리는 더 이상 순수한 사랑을 지켜나가기 어려운 것 같다. 우리는 사랑의 표식인 결혼을 이런 저런 조건으로 인해 포기하는 세대를 살고 있다. 사랑 고백을 하기 이전에 따져보기 일수다. 손해와 이익을 따지는 관계를 사랑이라 말할 수 있을까.
영화 속에서 이들의 사랑을 방해하고 있는 것은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곤경이지만 현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의 사랑을 방해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의문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