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동기님들 항상 당당히 자신의 운명을 개척해 나갑시다.
제 1회 통일 기원 대학생 휴전선 순례(sbs주최) 무사히 다녀왔습니다.
지난 5월 15일부터 28일까지 장장 13박 14일 동안 휴전선 155마일을 도보 답사했답니다.
전국의 대학생 3만 명의 지원자 中 155명(약 200대1 경쟁률)을 선발했는데, 운 좋게도 제가 선발되었습니다. 순례기간 중 전남대학교 2만 학우를 대표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생활했습니다. 94년 1학년때 목포에서 서울까지 13박 14일 동안 범청학련 제7기 통일선봉대 활동을 했던 기억이 났습니다. 통일선봉대 활동과는 많은 부분이 다르겠지만, 분단의 아픔과 통일을 온 몸으로 느껴보고자 서울행을 결정했습니다.
순례코스는 서부전선(경기도) 최전방 해병대 2사단부터 아름다운 금강산(해금강)이 한 눈에 보이는 동부전선(강원도) 뇌종부대(22사단)까지 이었습니다.
순례 3일차는 1사단(전진부대)에서 50여년전에 끊어진 경의선 복구 공사 현장을 갔습니다. 그곳에선 대규모의 민간건설업체와 육군 건설단의 수많은 인원과 장비를 보면서 작년 6.15 남북공동선언이후 달라진 남북관계를 시사하는것 같았고, 통일이 성큼 다가오는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순례 4일차에 저의 아버지가 30년전에 근무했던 25사단(비룡부대)에 갔습니다. 순례도중 말로만 들었던 고라니를 보았고, 훨훨 나는 독수리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마지막 방문부대였던 강원도 뇌종부대 북한 전망대에서 보았던 금강산...
동해의 맑은 물과 조화를 이룬 해금강은 너무나 너무나 아름다웠습니다. 조국의 아름다운 산하에 감동! 감동!! 또 감동!!! 아∼ 삼천리 금수강산이어라∼∼∼
순례단은 4일정도 군대 내무반 막사에서 생활하고 현역군인들과 체육대회 및 간담회를 가지면서 그들과 많이 이야기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순례단의 40%가 여학생이었는데, 그들은 무엇보다도 성스러운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는 군인(의무복무병사)의 노고와 이제야 알겠다고 하더군요.
순례기간 中 (육군 예비역 병장 3년차인) 저는 실로 오랜만에 군복을 입고 단독 군장을 하고 선 불침번근무, 대형텐트안에서 군용 침낭을 덮고 잠을 청하고, 해병대에서의 생각하기도 싫은 해상 지옥훈련, 백골부대에서 4년 만에 받아본 유격훈련과 K2영점사격 및 각개 전투, 매일같이 05시40분에 기상하여 일조점호 취하고 22시에 일석점호를 취하고, PX를 이용하는 등 다시 현역 군인으로 돌아가는 듯한 생활이었습니다.
순례기간 중 아쉬었던 점은 휴전선 OP(북한 관측소)에서 브리핑하는 모든 장교들의 설명에서 아직도 북한을 북괴 및 적이라 규정하였습니다. 같은 민족끼리 서로를 적이라 하니... 아직도 분단. 반공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지 못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안보교육을 받으면서 순례의 목적이 혹시 반공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대한민국의 건강한 남아라면 누구나 가는 군대... 하지만 한 나라 군대의 주권인 전시작전지휘권이 주한미군사령관에게 있어서 자주국방은 공허한 메아리로 들립니다. 언제까지 미국의 힘을 빌려야하나...
분단의 고착화를 좋아하는 세력은 누구일까......
어서 빨리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고, 남북 상호간에 신뢰를 구축하고 남북불가침조약을 체결해야합니다. 아마도 이것이 통일의 지름길 아닐까요!!!
휴전선은 분명 우리민족 분단 아픔의 상징이지만, 155마일 휴전선을 도보답사하면서 기어이 우리세대에 통일을 이루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통일1세대이어야 합니다.
제1회 대학생 휴전선 순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