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하는 인간, 호모 루덴스(Homo Ludens)
네덜란드의 역사학자 요한 하위징아는
인간을 "놀이하는 존재"라고 불렀습니다.
놀이는 시간이 남아서 하는 일이 아니라
삶을 살아 있게 만드는 힘이라고요.
91세 부모님과 함께한 어느 토요일,
저는 밥상 위에서 그 말을 다시 만났습니다.
하루 5분, 푸놀치 마음밥상으로
충만함을 먹은 하루를 나눕니다.
1. 아침 밥상, 25년째 이어지는 사랑의 약속
교장선생님으로 퇴직하시던 날
"이제 나는 아내의 밥상을 차리는 남자가 되겠다"
선언하신 우리 아버지.
91세가 되신 지금도
25년째 그 약속을 지키고 계십니다.
아버지께서 밥상을 차리시는 동안
엄마는 사랑하는 화초를 돌보십니다.
서로를 향한 마음이 그대로 밥상이 됩니다.
2. 도토리묵 위에 쓴 두 글자, H.L
엄마가 정성껏 쑤어 주신 도토리묵 위에
당근과 고추로 H.L 두 글자를 올려 보았습니다.
Homo Ludens, 유희하는 인간.
거창한 재료도, 긴 시간도 필요 없었어요.
밥 먹기 전 딱 5분,
손이 가는 대로 놀아 본 것뿐인데
마음이 먼저 웃기 시작합니다.
이것이 밥상위의 심리학,
푸놀치 마음밥상입니다.
식사 후 설거지도 아버지의 몫.
저는 곁에서 뒷정리를 돕습니다.
함께 치우는 시간까지도 밥상의 일부가 됩니다.
3. 꽃보다 아름다운 두 분
아침을 먹고 부모님을 모시고
용인 남사면 화훼시장으로 꽃 나들이를 갔습니다.
엄마는 당신의 용돈을
꽃을 사는 데 아낌없이 쓰셨어요.
장바구니가 꽃으로 가득 차고
작은 제 차 안은 꽃향기로 채워졌습니다.
꽃 속에 계신 두 분이
어떤 꽃보다 아름다우셨습니다.
4. 점심 밥상 위의 마음소풍
세 시간을 걷고 느긋하게 맞이한 점심.
모듬생선구이 한 상을
부모님과 정말 맛있게 먹었습니다.
기분 좋은 마음을 담아
저는 또 푸놀치 마음소풍을 떠났어요.
처음에는 가을여행 기차를 표현하려다
마음을 바꿨습니다.
그냥, 풍성한 바구니.
무엇이라 딱 이름 붙이지 않아도 괜찮아요.
오늘 만난 다양한 꽃들과
행복한 마음이 고스란히 담긴 바구니면 충분합니다.
놀이에는 정답이 없으니까요.
5. 텅 빈 접시, 가득 찬 마음
접시는 깨끗이 비워졌지만
몸과 마음은 배가 부릅니다.
텅 빈 충만.
빈 접시에 기분 좋은 미소 하나 남겨두고
자리를 떠났습니다.
6. 풍성한 마음으로 차린 저녁
집에 돌아와 엄마가 사 온 예쁜 친구들을
함께 심었습니다.
엄마의 마음은 행복으로 채워지고,
그런 엄마를 바라보는 아버지는 그냥 기분이 좋으시고,
두 분을 바라보는 저는 덩달아 너무 행복합니다.
저녁 6시, 아버지를 위해 차린 간단한 저녁.
소박한 몇 가지 재료로
작은 꽃밭을 피워 보았습니다.
엄마는 석부작 작품을 만드시며
오늘 하루의 꽃들을 마음에 담으십니다.
91세에도 여전히 배우고, 만들고, 노는 엄마.
진짜 호모 루덴스는 우리 엄마입니다.
하루 5분, 푸놀치 마음밥상 놀이법
하나. 밥 먹기 전, 접시 위의 재료를 잠시 바라봅니다.
둘. 지금 내 마음을 떠오르는 대로 놓아 봅니다.
글자도, 그림도, 이름 없는 모양도 좋아요.
셋. 이름을 붙이고, 감사한 마음으로 맛있게 먹습니다.
빈 접시에 남는 것은 음식이 아니라
충만함입니다.
오늘 여러분의 밥상 위에는
어떤 놀이를 올려 보고 싶으신가요?
댓글로 나눠 주시면 함께 기뻐하겠습니다.
감사와 사랑이 넘치는 하루에 감사하며
치유산타 김지유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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