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는 1박 2일 여주 은모래 유원지 캠핑. 이번주에는 2박 3일 설악산 캠핑.
느즈막히 집에 돌아와 샤워하고 머리를 감고 잤는데, 아직도 몸에서 나무 타는 냄새가 나는 듯 합니다.
무작위로 사진 몇장과 설명글을 올립니다.
▶ 도끼로 장작 패기... 큰 나무는 어렵지만 작은 나무는 여자인 저도 곧잘 도끼질을 한답니다.
미리 나무를 확보해서 말린다고 말렸는데 아직 조금 덜 말랐던지 연기가 많이 났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집 1층 주차장에 건조중인 나무가 많이 남아 있어서 마음 든든합니다.
다음에 캠핑갈 때 쯤에는 충분히 말라 있겠지요?
▶ 시간을 볼 필요가 없어서 시계는 풀어 버렸습니다.
해가 떠서 눈 부시면 일어나고, 배고 고프면 밥 해 먹고, 해 져서 할 일 없고 피곤 하면 잡니다.
(단, 텐트 치고 정리할 때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게 문제 ^^;;)
▶ 온라인 상에서 사귀게 된 친구에게 어느날 갑자기 소포로 선물 받은
"삶은 여행"(이상은 저) 이라는 책을 이번 캠핑에서 모두 읽었습니다.
설악산에 가서 이상은(가수)의 베를린 기행문을 읽는 기분이 묘하더군요.
독일 맥주는 걸쭉하다...고 써있던 글을 봐서 그런지
가지고 간 우리나라 맥주를 마실 때는 왠지 싱거운 느낌이...
▶ 더치 오븐에 군고구마를 군고구마를 구워 먹었습니다.
무겁고 관리하기 어려운 장비이기는 해도 군고구마 맛은 일품이었습니다.
▶ 호상사에서 나눠준 콜맨과 스노우픽 상품안내 잡지입니다.
볼수록 재미 있어서 이 잡지 보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가져와서 책장에 보관 중입니다.
▶ 참가자들에게 나누어준 기념품 모자 입니다.
작년 중도 대회 때는 늦게 가는 바람에 모자를 못받았는데,
작년에 지급된 녹색 모자 보다 이번 베이색 모자가 더 예쁜 것 같습니다.
▶ 텐트 전경입니다. 이제 슬슬 텐트 안이 덥게 느껴집니다.
다음 캠핑 때는 스크린 텐트를 가져가야 할 것 같습니다.
샤워장에서 찬물로 샤워를 해도 추워 미칠 지경은 아니었습니다.^^
▶캠핑장 풍경입니다. 부부가 베드민턴을 치고 있네요~
연초록색 나뭇잎이 참으로 아름다운 설악산입니다.
▶ 화로대. 회사 조경 아저씨들의 가지치기 덕분에 나무를 많이 가지고 갔던 이번 캠핑에서
불장난 하나는 정말 원없이 했습니다.
스노우픽 잡지를 보니 불타는 것을 보는게 정서적 안정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고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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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Snowpeak 잡지에 나와 있던 한 토막 이야기]
제목 : 혼자 노는 방법
7년 전 늦가을, 가족과 함께 캠핑을 갔을 때의 일입니다.
잠들기 전 문득 생각난 듯이 딸아이가 "아빠, 혹시 도로 공사장의 여자애 알아요?"하고 물어왔습니다.
아이는 공사가 시작되면서 모습을 나타냈던 것 같았습니다.
아마 공사장에서 일하는 누군가가 피치못할 사정으로 데리고 온 것으로 생각되었습니다.
아이는 공사에 방해가 되지 않는 곳에서 산토끼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기도 하고
땅에 그림을 그리기도 하면서 공사가 끝나는 저녁때까지 혼자 놀았습니다.
나이는 대여섯살 정도 되어 보였는데 주변에 통학하는 학생들이 무척 귀여워해
함께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눈에 띄기도 했습니다.
아마 내 딸도 그 중의 하나였을 것입니다.
"그 애를 혼자 내버려 두면 안돼요" 딸의 얼굴에서
중학생의 어린 나이지만 모성애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나는
"부모가 내버려둔 자식보다
혼자 놀더라도 가까운 곳에 아빠의 존재를 느끼는 편이 훨씬 좋을 수 있단다"라고 말해 주었습니다.
어린줄로만 알았던 철부지 딸이 오늘은 사랑스럽고 대견하게 여겨진 캠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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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읽으면서 왜 눈물이 났었는지... 지금 생각해 봐도 잘 모르겠습니다. 찔끔...
얼마 전에 읽었던 어떤 책에서 보니까
"소유"를 위한 구매보다는 "경험"을 위한 구매가 사람에게 더 큰 행복감을 준다고 합니다.
저 위의 글을 쓴 아버지에게도,
캠핑은 딸과의 소중한 대화라는 경험을 선물하는 행복의 매개체였겠지요?
Fin.
첫댓글 간결한 후기 좋네요.. 싸지르는 것은 저도 한가락하는데.....
어설픈 글보다는 평범한 그림사진 몇장이 이번 캠핑의 여유로움을 대변하는 것 같아서...^^ 설악산.. 또다시 2박 3일 일정이 나올 수 있다면 꼭 다시 가고 싶은 곳입니다~^^
아담한집 반가운만남 이었습니다.
집은 아담했으나, 남들보다 조금 일찍 간 덕에 터는 크게 잡았었습니다. 지금까지 갔던 캠핑 중 제일 크게 터를 잡았던 것 같아요. 화로대 들고 여기저기 이동하면서 불피웠으니..ㅋㅋㅋ
잘봤습니다..^^
감사합니다~^^
짠하니 그렇군요....fin님 나중에 뵙기를 기원하며 잘보고 들어갑니다.
화장실 아랫쪽 인디언텐트에 계셨던 hans님이시죠? ^^ 솔직히 화장실 가면서 그곳 지날 때마다 살짝 민망해서 돌아갈까 말까 몇번씪 고민을 했답니다..ㅎㅎㅎㅎㅎ
이런이런....민망하시다뇨!!...다음에 기회있다면 민망하기 없기예요!!.....인사하는센스^^
아마 제 성격상 모자 눌러쓰고 마스크 하고 변장한 뒤에 화장실을 가지 않을까 싶슴다만~~~^^;;
허걱!!그건 제성격 인디요!!.......^^
같이 있었으면서도 뵙지도 못했습니다. 다음엔 인사드리겠습니다. ^^
제가 먼저 인사드려야 하는데, 성대 치료 중이라 목소리를 크게 내지를 못합니다. 그래서 대개는 캠핑에 가도 조용~~히 혼자 있다가 오는 터라.. 하지만 많이 호전되고 있으니 다음 기회에는 꼭 먼저 인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담엔 읽은책 얘기좀 해주삼 .........
캠핑 까페에 책 얘기 써도 될라나요? ㅋㅋㅋㅋ
저도 딸들과의 대화(소통) 때문에 캠핑을 시작하려 합니다만, 솔직하게 말하자면 아이들의 추억이아닌 나의 추억을 위함인것 같네요 . . . .
그래도 가족이 "함께" 하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한 것 아닐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