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산에서 이태영작품
금옥 집사 영전에 - 김영교
주님이 사랑하는 딸, 금옥집사를 먼저 보내는 마음 너무 슬프다. 손 뻗으면 닿을 거리에 있고 그리울 땐 전화선 끝에서 들려오는 낭랑한 목소리, 1부 예배 후 아침식사를 나눌 때 품위있는 대화와 웃음으로 주위를 편케 해주던 친구였다. 우리 곁에 가까이 있었는데, 이제 볼 수 없고 들을 수 없고 만질수도 없다. 너무 안타깝다. 그저 애석한 마음뿐이다.
3주동안 급한 집안일로 서울을 다녀와야 했다. 4월 중순께 병문안 했을 때 그 때가 마지막이 될 줄은... 5월 13일 돌아왔지만 시어머니 안과병원, 제 어깨통증, 18일 저희집에서의 구역 예배, 그 주말 결혼식 2건, 이대합창공연등 제 발등의 불을 끄는 일에 급급했다. 남편집사 말이 저를 무척 기다렸다고 했을 때 가슴이 내려앉았다. 현기증같은 후회가 치밀었다. 서울에서 궁금해 보낸 이 멜을 바깥 집사님이 프린트해서 읽어주면 그리 좋아했다는 말 듣고 여러번 더 못한 게 마음에 걸렸다. 환자의 병문안은 미룰 것이 못된다고 다시 깨달았다.
그날 5월 20일 30분 전에는 결혼식장에 있었고 30후 부음소식에 주집사 내외와 함께 달려갔다. 반가운 친구의 미소는 온데간데 없고 체온이 식은 친구는 요지부동이었다. 옆에 계신 고모님과 기운 왼쪽 눈에 고인 눈물을 닦아줄 때 금방 눈을 뜰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가슴에 귀를 대고 손으로 더듬어봤다. 숨 멎어 조용했고 싸늘하기만 했다. 이렇게 친구는 사랑하는 남편품에서 많은 것을 누리다가 떠났다. 우리 사귐의 세월은 오래 된 묵은 포도주 같았다. 원래 말을 아끼고 오픈하지 않는 두내외의 라이프 스타일을 인정, 그 범주안에서 자주 만남의 기쁨을 나누곤 했다. 주된 대화는 옷과 신발, 사진과 와인이었다. 아는 게 많았다.
오염되지 않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퓨파인더에 담는 사진반 인연이 우정의 고리가 되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사진사랑은 발전성장 되어갔다. 금옥집사와 함께 하는 여행은 집사님의 맑은 심성 탓인지 사진을 보노라면 긴장을 녹여줄 때가 많았다. 근래에는 아주 많은 여행에 몰두 하고 즐거운 추억을 쌓아왔다. 유렵을 섭렵하고 온갖 풍물을 기념으로 가져올 때 여행담 체험담 만으로도 신이 나 했다. 선물 리스트에 내 이름도 있어 애집트의 실크 긴 스카프는 지금도 시린 어깨를 감싸준다.
임종희목사님의 임종예배 후 시신을 장의사로 먼저 떠나보내면서 흘린 눈물의 의미를 생각해보았다. 삶의 순간순간 언제 닥칠지 모르는 그 <때>를 의식하며 살아가는 게 바람직 하다는 깨달음이 인간의 삶을 엄숙하게 바라보게 했다.
-심을 때가 있으면 거둘 때가 있고, 헤어질 때가 있으면 만날 때가 있고, 태어날 때가 있으면 죽을 때가 있다고 성경은 가르치고 있다. 인간을 창조한 창조주 계산법엔 인간의 수명이 밤의 한 경점에 불과하다 했다. 인간의 연수가 칠십이고 강건하면 팔십이라 한 그 경정에 불과한 인간의 수명! 연수도 채우지 않은 하나님의 숨은 계획은 과연 무엇일까? -
남은 가족을 더욱더 탄탄란 믿음에 묶어 두려는 의도일까? 이웃과 터놓은 열린 교제를 원하고, 공동체의 사귐에의 기쁨을 누리도록 길을 튼 것은 아닐까? 한치 앞을 모르는 피조물에게 인간의 유한성과 자연 법칙인 <때>를 깨우쳐 주려는 의도이지 싶어 나름대로 짚어보았다.창조주의 임재를 확인시킴과 동시에 우리에게 겸손을 가르치는 주님 특유의 간섭일 수도 있다는 생각은 큰 교훈으로 남았다.
삶은 신비하다. 창조질서를 피조물 인간이 어찌 감히 파악이나 할 수 있겠는가 말이다. 고통도, 눈물도 없는 안식의 나라에 소망을 두었기에 슬프지만 객관시 위로가 된다. 월요일이면 찾아갈 계획이었는데...일요일 오후 육신의 장막을 훌훌 벗고 그리 그 먼길을 떠나야 했는지 무척 안탑깝다.
금옥집사, 당신은 따뜻한 가슴을 지닌 다정한 친구! 손 잡아 줄 때 이제 그 온기 느낄 수 없고 그 정겨운 음성 들을 수 없지만 우리 가슴은 오래 기억할 것이다. 인생의 후반전을 멋있게 보내고 좀 더 오래 누렸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남아 있다. 영생을 믿는 우리는 슬픔 넘어 고인을 추모하면서 하늘나라 귀의를 빌어드린다. 고통스럽고 쉼이 없었던 지상을 떠나 이제는 오직 평강과 기쁨만을 누리는 하늘나라 입성은 우리 모두의 길! 십자가의 도를 통하여 다시 만날 약속을 믿으며 부디 편히 쉬소서. - (2007년 5월 23일 친구 김영교 ) 4-15-2020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