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당은 벌 받고 착한 사람에겐 복을 내린다는 권선징악은 너무
빤~해서 진부하고,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미스테리 영화도 결과를 알고보면 싱겁기 짝이 없다
주윤발이 기관총을 갈겨대고 람보아저씨가 젙글을 휘젓고 다니는 영화는 더욱 터무니없다
때론 손수건을 적시고 때론 가슴만 졸이다 끝내 시원한 결말도 없이 묵직한 여운을 남긴 채 끝나는 그런 영화가 좋다
"만추"가 꼭 그렇다
한 여자가,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는 창경궁 벤치에 앉아 하염없이 누군가를 기다린다
1년 전이었다....
대구교도소 모범스였던 여자는 사흘간의 특별휴가를 얻어
어머니께 성묘를 드리기 위해 인천행 기차를 탄다
기차 안에서 한 남자를 만났다
위조지폐범으러 경찰에 쫒기던 남자는 여자의 성묘길에 동행한다
여잔 생전처음 자신 위로해주는 남자의 순수한 모습에 마음이 끌린다
어느 섬마을....
바닷가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사랑의 감정이 싹튼다
두 사람 맘추의 고궁을 찾았다
남잔 여자에게 스카프를 선물한다
사랑의 감정은 점점 깊어가지만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해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클럽에서 춤을 춘 후 남자는 호텔열쇠를 건네며 방에서 기다리라고 한다
그러나 남자는 오지않고 여자는 떠난다
뒤늦게 돌아온 남자는 여자를 찾아 서울역으로 간다
여자는 교도소로 돌아가야 하는 자신의 처지를 실토한다
남자가 가지말라고 애원하지만 여자는 스카프를 창밖으로 버린다
그러니 스카프를 주워 다시 내미는 손
남잔 여자를 그대로 보낼 수 없었다
기차가 고장 나 잠시 멈춘 사이
기찻길옆 숲에서 두 사람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다
교도소앞에 도착해 포장마차에서 눈물젖은 우동을 먹는다
남자는 내복 한 벌을 건네며 다음 해 고궁에서 다시 만날것을 기약한다
여자가 교도소안으로 사라지자 남자는 곧 경찰에 체포된다
1년 후....
여자는 만추의 고궁벤치에서 남자를 기다린다
올 수 없는 남자의 사정도 모르는 채....
긴 이별만 남긴 차 가을이 지나고 단풍이 서럽게 떨어진다
tv문학관, 연극, 영화로 끊임없이 리메이크된 작품이지만
이 영화의 원본필름은 북한에 있기 때문에 원직을 다시 볼 수 없는 게 이쉽다
나또한 200여 장의 스틸컷만 보았을 뿐이지민 흑백의 스틸만으로도 충분히 감동적인 영화다
김기영 감독의 "육체의 약속"과 일본영화 "약속"도 다 같은 영화다
이별을 예감해야 하는 가슴저린 사랑, 연민과 노스탤지얼 그리고 악한 기다림.... 이 모든 걸 담아낸 명잘이다
리메이크한 작품증에는 시애틀을 배경으로 찍은 탕웨이의 만추가 추천할 만하다